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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모의 외교포커스] 밑도 끝도 없는 '대사 내정 엠바고'...누가 동의했나

기사입력 : 2025년09월15일 06:12

최종수정 : 2025년09월19일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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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감시 차단하려는 '공관장 인사 엠바고'
'아그레망 때문에 보도 유예'는 없어진 관행
주재국 동의가 국민 동의보다 중요한가
이재명 정부 '퇴행적 언론 인식' 재정비해야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지난 12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기자간담회에서 한 기자가 현재 공석인 주러시아 대사 임명과 관련된 질문을 하자 대통령실 관계자가 중간에 끼어들었다. 주러 대사 내정자가 아직 아그레망(주재국 동의)을 받지 않은 상태여서 실명을 언급하면 안된다는 점을 위 실장에게 상기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기자가 이에 "이미 보도가 나왔다"고 하자 이 관계자는 "아 그거 엠바고 위반입니다"라고 말했다.

엠바고란 불가피한 사정으로 특정 시점까지 보도를 유예하는 것이다. 취재원이 요청하고 언론이 받아들여야 성립된다. 하지만 주러 대사의 경우 정부가 내정 사실을 발표하지도 않았고 언론에 엠바고를 요청한 적도 없다. 더구나 이미 대부분 언론에 실명이 보도된 상태다.

정부가 요청하지도, 언론이 수용하지도 않은 엠바고가 어떻게 성립할 수 있는가. 주러시아 대사 내정을 보도하는게 엠바고 위반이라고 단언하는 대통령실 관계자의 호기는 도대체 어디서 나온 것이며, 기자들은 왜 그 말을 듣고도 아무런 이의제기를 하지 않았는지 의문이다.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특명 전권대사 임명을 정부가 공식 발표할때까지 엠바고로 묶어두는 것은 '오랜 관행'이었다. 언제부터 그랬는지 알 수 없지만, 기자가 외교부를 처음 출입하던 2006년에도 오랜 관행이라고 알려져 있었다. 명분은 주재국이 아그레망을 보내오기 전에 국내 언론에 보도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것이었다. 정부가 공관장 인사를 엠바고로 기자들에게 먼저 브리핑한 뒤 아그레망이 나오고 정부가 임명장을 수여하면 그때 보도하는게 관행이었다.

하지만 이 관행은 더 이상 유지되지 않고 있다. 윤석열 정부 때 '공관장 인사 엠바고 브리핑'은 없어졌다. 당시 윤 정부가 대사뿐 아니라 총영사 내정까지 엠바고를 걸었기 때문이다. 총영사는 대사와 달리 아그레망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정부가 결정하면 끝나는 사안이었다. 따라서 공관장 인사에서 총영사는 엠바고에 포함되지 않는게 관행이었다. 하지만 윤 정부는 '총영사 엠바고'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브리핑을 못한다고 언론에 통보했다. 총영사 임명자 중에 자질이 검증되지 않은 측근들이 다수 포함됐기 때문이었음은 불보듯 뻔했다. 언론도 이를 계기로 내부 논의를 통해 공관장 엠바고 브리핑을 폐지하기로 했다.

언론이 공관장 엠바고 브리핑을 받지 않기로 결정한 이유는 이 엠바고가 언론 본연의 임무를 저해하기 때문이다. 만약 정부가 문제 있는 인사를 공관장에 내정한다면 언론은 이에 문제를 제기하고 부당함을 지적해야 한다. 그런데 주재국 동의를 거쳐 정식 발령을 낼 때까지 언론이 이를 보도하지 못한다면 잘못된 인사를 막을 방법이 없다.

주지하다시피 역대 정부는 대사·총영사를 보은 인사, 측근 챙기기 등의 사적 목적으로 활용해왔다. 그동안 언론은 '관행'이라는 틀 안에 스스로를 가두고 검증이나 문제 제기도 하지 않은 채 문제 많은 공관장 인사를 지켜보기만 했다. 공관장 인사 엠바고 브리핑을 폐지한 것은 비록 늦었지만 국민의 알권리와 권력 남용 견제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한 일이었다.

주재국 동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내정 사실을 보도하면 안된다는 것은 궤변이다. 주재국 동의를 받는 것이 국민 동의를 받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일 수는 없다. 오히려 주재국이 국내 언론 보도를 참고해 아그레망 여부를 판단하도록 하는게 맞다. 공관장 내정은 엠바고 성립 요건이 될 수 없을뿐 아니라 정부가 엠바고를 요청해서도 안되는 사안이다. 언론이 공관장 내정 엠바고를 수용하는 것은 스스로 검증을 포기하는 직무유기다.

다시 강조하지만, 주러시아 대사 내정은 엠바고가 아니다. 다른 대사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공개하지 않겠지만 언론이 스스로 취재해서 얼마든지 기사를 쓸 수 있는 사안이며 당연히 그래야만 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번에 '다자외교의 정점'인 유엔 대표부에 외교 경험이 전무한 연수원 동기이자 자신의 선거법 위반 사건 변호인을 대사로 보내려는 것도 언론이 사전에 파악해 선제 보도함으로써 막았어야 하는 사안이다. 위성락 안보실장은 야당 국회의원 시절 공관장 보은 인사 폐해를 지적하며 '특임공관장 자격심사 강화 법안'을 발의한 장본인이다. 위 실장은 이번에 충분한 자격을 갖춘 인사가 주유엔 대표부 대사로 내정됐다고 보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지금까지 보여준 이재명 정부의 언론 인식은 윤석열 정부만큼이나 퇴행적이다. 지금부터라도 아그레망을 내세워 뒤에 숨지 말고 공개할 것은 정정당당하게 공개해 국민에게 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밟기 바란다. 그것이 어렵다면 최소한 "공관장 인사는 엠바고"라는 엉뚱한 말로 보도를 막으려 하지 않기를 바란다. 또한 기자들 역시 검증과 권력 견제의 본연의 임무에 충실했는지 돌아보는 계기로 삼기를 바란다.

opent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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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조희대 대법원장 입건 후 사건 검토 [과천=뉴스핌] 김현구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조희대 대법원장을 입건하고 본격적인 사건 검토에 들어갔다. 공수처 관계자는 9일 정례 브리핑에서 "(조 대법원장) 고발건은 한 두건이 아니다. 어떤 건은 수사 4부, 어떤 건은 1·3부 등에 있다"고 밝혔다.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사진=뉴스핌DB] 공수처는 고소·고발이 접수되면 선별해 사건화하는 것이 아닌 '자동입건'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다. 다수의 고소·고발이 접수된 조 대법원장은 피의자 신분이 유력하다. 조 대법원장은 대선 후보 시절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파기환송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 사건을 지정 배당했다는 의혹 등을 받고 있다. 아울러 공수처는 최근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감사원의 '표적 감사 의혹'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해당 사건은 최재해 전 감사원장과 유병호 전 감사원 사무총장(현 감사위원) 등이 2022년 전 전 위원장을 사직시키기 위해 특별 감사를 진행했다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해 공수처 수사1부(나창수 부장검사)는 지난 4일 감사원 운영쇄신태스크포스(TF)와 심의지원담당관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다만 공수처는 사건의 처분 시기 등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공수처 관계자는 "(처분 시기는) 수사팀이 결정할 문제이기 때문에 언제 (처분한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한편 공수처는 윤 전 대통령 사건을 심리하고 있는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의 '술자리 접대 의혹' 수사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월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지 부장판사가 1인당 100만~2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나오는 고급 룸살롱에서 여러 차례 술을 마셨고 단 한 번도 돈을 낸 적 없다는 구체적이고 신빙성 있는 제보를 받았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이후 대법원 법원감사위원회는 해당 의혹을 심의한 후 "현재 확인된 사실관계만으로는 지 부장판사에게 징계사유가 있다고 판단하기 어려우므로, 수사기관의 조사 결과를 기다려 향후 드러나는 사실관계가 비위행위에 해당할 경우 엄정하게 처리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와 관련해 공수처는 사건을 수사3부(이대환 부장검사)에 배당했고, 수사팀은 최근 그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공수처는 택시 앱 사용 기록 등과 달리 신용카드 사용 내역 등은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hyun9@newspim.com 2025-12-09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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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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