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트래버의 '필스파리' sNDA 자문위 생략
필스파리, FSGS 최초 치료제 승인 가능성↑
3상 DUPLEX 연구로 단백뇨 감소 효과 입증
이 기사는 9월 11일 오후 4시57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핌] 김현영 기자 =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본사를 둔 생명공학업체 트래버 테라퓨틱스(종목코드: TVTX)의 주가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예상치 못한 호재성 결정으로 급등세를 보이며 3년 만에 최고가를 경신했다.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트래버 주가는 장중 28.69달러까지 치솟으며 52주 최고가를 새로 썼다. 이는 전일 종가 21.64달러 대비 32.58%나 급등한 수치로,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반영한다.
![]() |
트래버 테라퓨틱스 로고 [사진 = 업체 홈페이지 갈무리] |
◆ FDA 자문위원회 면제, '필스파리' 승인 가능성에 청신호
주가 급등의 촉매는 FDA가 트래버 테라퓨틱스의 희귀질환 치료제 '필스파리(FILSPARI, 성분명: 스파르센탄)'에 대한 보충 신약허가 신청(sNDA) 검토 과정에서 자문위원회 회의를 생략하겠다고 통보한 것이다.
![]() |
트래버 테라퓨틱스의 필스파리 [사진 = 업체 홈페이지] |
필스파리는 이미 면역글로불린A 신장병증(IgAN) 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았으며, 이번에는 또 다른 희귀 신장질환인 국소분절사구체경화증(FSGS) 치료제로서의 추가 적응증 승인을 신청한 상태다. 처방의약품사용자수수료법(PDUFA)에 따른 승인 결정 예정일은 2026년 1월 13일로 설정되어 있다.
업계에서는 자문위원회 면제 결정을 FDA가 필스파리의 FSGS 치료 효과에 대해 충분한 확신을 갖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FDA는 새로운 적응증이나 논란의 여지가 있는 승인 건에 대해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위원회의 검토를 거치는데, 이번 면제 결정은 해당 약물의 안전성과 효능에 대한 FDA의 높은 신뢰도를 시사한다.
◆ 최초 FSGS 치료제로서의 혁신적 의미
필스파리가 승인될 경우 FSGS에 대한 최초의 FDA 승인 치료제라는 획기적 의미를 갖게 된다. FSGS는 신장의 미세 여과 기관인 사구체에 흉터 조직이 형성되어 단백뇨를 유발하고 점진적인 신장 기능 저하를 가져오는 희귀 질환이다.
현재 미국에서 약 4만 명 이상, 유럽에서도 비슷한 규모의 환자들이 이 질환으로 고통받고 있지만 FDA 승인을 받은 치료제는 전무한 상황이다. 환자들은 현재 스테로이드나 면역억제제 같은 표준 치료법에 의존하고 있으나, 이들 약물은 부작용이 심하고 장기간 사용 시 위험성이 높다는 한계가 있다.
![]() |
필스파리, 이중 엔도텔린-안지오텐신 수용체 길항제 [사진 = 업체 홈페이지] |
필스파리는 이중 엔도텔린-안지오텐신 수용체 길항제로, 사구체 손상의 핵심 원인인 엔도텔린과 안지오텐신 수용체를 동시에 차단하는 혁신적 작용 기전을 갖고 있다. 특히 기존 치료제와 달리 면역 억제 효과가 없어 장기간 사용 시에도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다.
◆ 견고한 임상 데이터가 뒷받침하는 효능
필스파리의 sNDA는 두 차례의 대규모 임상시험(3상 DUPLEX+2상 DUET) 결과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3상 DUPLEX 연구는 FSGS 분야에서 지금까지 진행된 가장 큰 규모의 개입 연구로, 성인 및 소아 환자 총 331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 |
필스파리의 3상 DUPLEX 연구 결과 [자료 = 트래버 테라퓨틱스 홈페이지] |
DUPLEX 연구에서 필스파리는 최대 용량의 활성 대조약물인 이르베사르탄과 비교해 월등한 단백뇨 감소 효과를 보였다. 36주 차에 통계적으로 유의하고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단백뇨 완화를 달성했으며, 이러한 효과가 2년간 지속되었다.
더욱 인상적인 결과는 108주 차에 나타났다. 필스파리 치료군에서 단백뇨의 상당한 감소와 함께 부분 및 완전 완화율이 증가했으며, 활성 대조군 대비 말기 신장질환 발생률이 현저히 감소했다. 특히 부분 또는 완전 단백뇨 완화를 달성한 환자들의 신부전 위험이 67~77%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2상 DUET 연구에서도 필스파리는 1차 효능 평가변수를 충족하며 이르베사르탄 대비 2배 이상의 단백뇨 감소 효과를 입증했다. 이러한 결과는 권위 있는 의학저널인 뉴잉글랜드 의학저널에 게재되어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 우수한 안전성 프로필로 경쟁 우위 확보
임상 효능과 더불어 필스파리의 안전성 프로필 역시 주목할 만하다. 여러 임상시험에서 내약성이 우수했으며, 안전성 프로필이 대조약물인 이르베사르탄과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특히 약물 유발성 간 손상이나 체액 과다 발생 사례가 없었다는 점은 만성 질환 치료제로서 중요한 장점이다. 최근 FDA는 필스파리에 대한 위험 평가 및 완화 전략(REMS) 요구사항을 대폭 완화하여 간 기능 검사 빈도를 월 1회에서 3개월에 1회로 줄이고, 배아-태아 독성 모니터링 요구사항을 완전히 제거했다.
이러한 REMS 완화는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부담을 덜어주어 처방 편의성과 복약 순응도를 크게 개선할 것으로 예상된다. H.C. 웨인라이트는 REMS 완화로 필스파리를 채택하려는 처방자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 기존 상업화 경험이 주는 자신감
트래버 테라퓨틱스는 필스파리를 면역글로불린A 신장병증(IgAN) 치료제로 2023년 1분기부터 미국에서 성공적으로 상업화하고 있어, 기존 인프라와 경험을 활용한 FSGS 시장 진입이 원활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릭 듀베 최고경영자(CEO)는 "FSGS는 신부전의 주요 원인이며, 환자들은 이 희귀하고 파괴적인 질병에 대한 승인된 치료법을 너무 오랫동안 기다려 왔다"며 "승인될 경우 내년 1월 성공적인 상용화를 위한 준비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미 신장질환 전문의들과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고, 환자 접근 프로그램과 의료진 교육 시스템도 갖춰져 있어 FSGS 적응증 승인 시 신속한 시장 침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②편에서 계속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