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역사상 최고령 투어 프로가 탄생했다. 주인공은 2003년 KPGA에 입회한 뒤 무려 22년 가까이 끊임없는 도전을 이어온 김현철(50)이다.
김현철은 지난달 22일 전북 군산시 군산CC 전주·익산 코스에서 열린 'KPGA 투어프로 선발전 B조' 본선에서 공동 20위에 이름을 올리며 정회원 입회 자격을 획득했다. 이로써 그는 만 50세 5개월 29일이라는 나이로 KPGA 투어프로 입회에 성공, 역대 최고령 합격자로 기록됐다. 2003년 11월 13일 KPGA 프로(준회원) 자격을 획득한 지 약 21년 9개월 만에 이뤄낸 값진 결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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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현철이 만 50세 5개월 29일이라는 나이로 KPGA 투어프로 입회에 성공했다. [사진 = KPGA] 2025.09.08 wcn05002@newspim.com |
KPGA 투어프로 선발전은 매년 두 차례 진행된다. 먼저 전국 지역 예선을 통해 240명을 뽑고, 이후 본선에서 A·B조로 나뉘어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본선 결과 각 조별 상위 25명, 총 50명에게만 투어프로 자격이 주어진다. 김현철은 극적인 순간들을 이겨내며 막판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기회를 붙잡았다. 그는 "마지막 날 17번 홀에서 티샷이 페널티 구역에 빠지며 포기할 뻔했지만 끝까지 집중한 결과 합격할 수 있었다"며 감격의 소감을 밝혔다.
1975년생인 김현철이 처음 골프를 접한 건 1994년이다. 아버지의 권유로 골프 연습장에 취직하면서 처음 클럽을 잡았다. 군 복무를 마친 뒤 본격적으로 선수의 꿈을 키웠으며, 경기 경험뿐만 아니라 골프장 현장에서 운영 업무를 맡아 잔디 관리와 시스템까지 익혔다. 그는 "골프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직접 골프장에서 일했다"며 부산, 수원, 용인 등 여러 골프장을 오가며 경험을 쌓았던 시절을 떠올렸다.
2003년 KPGA 프로 자격을 얻은 이후에는 레슨 코치로 활동하며 선수 육성에 힘썼다. 현재는 충북 청주에서 T1 골프 아카데미를 운영 중이다. 그는 "결혼과 가정이 생기면서 선수보다는 레슨에만 집중하게 됐다. 하지만 마음속에 선수로서의 미련은 늘 있었다"라고 털어놨다.
그런 김현철이 다시 선수의 길로 마음을 굳힌 계기는 가족의 응원이었다. 특히 아내가 "한 번 더 도전해 보라"는 말을 건네며 용기를 북돋았다. 지난해부터 KPGA 챌린지 투어와 시니어 대회에 출전했고, 'KPGA 레전드 클래식 시리즈 3'에서는 공동 20위 성적을 거두며 자신감을 얻었다.
올해부터는 KPGA 챔피언스투어 무대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는 "이제야 비로소 진짜 출발선에 선 기분"이라며 "늦게 시작했지만 그만큼 더 간절하다. 꼭 우승을 통해 제 진심을 증명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오는 11월 열리는 KPGA 투어 QT에도 출전해 더 큰 무대에 도전할 계획"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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