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러시아 전쟁 이후 우크라이나 안전보장을 위해 유럽 각국이 다국적군 파병 계획을 마련하고 있으며, 미국의 전폭적인 지원을 확인받았다고 8월 31일(현지시간)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안전보장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미 명확한 로드맵이 있으며, 백악관에서 합의를 이뤘다. 현재 계획은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국적군 배치와 미국의 백스톱(backstop·안전장치)이 논의되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최종 안전장치의 일부로서 분명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명확히, 반복적으로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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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17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공동 기자회견 하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좌)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우크라이나는 평화협상 타결 조건으로 서방의 구체적인 안전보장을 요구해왔다. 이에는 유럽이 주도하는 수만 명 규모의 병력 파견과 함께 미군의 지휘·통제 체계, 정보·감시 자산 제공 등이 포함된다. 지난 18일 워싱턴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유럽 주요 정상 간 회의에서 이러한 틀이 마련됐다.
이와 관련해 오는 9월 4일 프랑스 파리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초청으로 유럽 정상들이 다시 모인다. 독일의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 영국의 키어 스타머 총리,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 참석할 예정이다.
폰 데어 라이엔 위원장은 "지난 주 EU 국방 수장들이 이미 매우 정밀한 계획을 세웠다"며 "병력 배치를 위한 필수 요소들이 논의됐다"고 전했다. 다만 "병력 파병은 국가의 주권적 결정이기 때문에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면서도 "긴급성이 매우 크다. 실행이 구체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U는 전후 우크라이나군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새로운 재원 마련에도 나선다. EU는 우크라이나군 훈련 자금 지원을 계속하고, 회원국들이 1500억 유로 규모의 '무기 대출펀드'를 활용해 우크라이나 방산업체와 공동 생산에 나서거나 무기를 구매해 제공하도록 권장할 계획이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전쟁 양상이 완전히 달라졌다"며 "EU 군대가 드론, 방공·미사일 방어, 우주·사이버 역량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럽과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후 안전보장 체계를 확정해도, 먼저 종전 합의가 이뤄져야 하지만 지지부진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정상회담과 이후 자신을 포함한 3자 정상회담도 성사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0일 공개된 한 인터뷰에서 "3자 회담은 열릴 것이다. 양자 회담은 잘 모르겠다"라며 "아마도 그들은 조금 더 싸워야 할 것이다. 어리석게도 계속 싸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도 "푸틴은 변하지 않았다. 그는 약탈자"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를 원하며, 푸틴은 협상 테이블에 나오지 않는다. 트럼프는 푸틴과의 부정적 경험을 갖고 있고, 시간이 갈수록 푸틴이 한 말을 지키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