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4일 이찬진 원장과 저축은행 CEO 첫 간담회 개최
부동산PF 부실 정리·정상화펀드 가동…연체율은 부담
부실채권 관리사 인가 대기 중…서민금융 역할 요구 전망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이찬진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다음주 저축은행 최고경영자(CEO)들과 상견례를 진행한다. 업계는 긴장 속에서도 3년 전과 비교해 일부 지표가 개선됐다는 점을 들어 전임인 이복현 원장과의 첫 간담회 때보다는 상황이 낫지 않겠냐는 조심스러운 기대를 보이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원장은 내달 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저축은행중앙회에서 저축은행 CEO들과 만난다. 이번 회동은 은행·보험 업권에 이어 세 번째 순서이며 8일 금융투자업권, 9월에는 빅테크·여전업계와의 간담회가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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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진 신임 금융감독원장 [사진=뉴스핌DB] |
저축은행권은 이 원장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2022년 이복현 전 원장과의 첫 간담회에서는 "건전성을 훼손할 정도의 과도한 자산 확대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전체 저축은행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대상으로 대손충당금이 적정하게 적립되고 있는지 중점 점검하겠다"고 강하게 지적받았다. 당시 저축은행 PF 대출은 2020년 말 21조원에서 2022년 3월 말 32조8000억원으로 급증했고, 이후 전수 점검과 규제가 뒤따랐다.
이찬진 원장 역시 취임사에서 "지난 정부에서 부동산 PF 대출이 부실화됐다"며 "잔존 부실을 조속히 정리하겠다"고 밝히는 등 각별한 관심을 보여, 이번 간담회에서도 관련 논의가 비중 있게 다뤄질 가능성이 크다.
올해 1분기 저축은행 평균 연체율은 9.00%로 10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4차 정상화펀드 효과로 7%대까지 낮아진 것으로 추정되지만 금감원이 주문한 연말 5~6% 목표치와는 여전히 격차가 있다. 업계는 최근 조성된 5차 펀드를 통해 연내 최대 2조9000억원 규모의 부실자산을 추가 정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상반기에는 1조4000억원 규모를 정리했고 하반기에도 최대 1조5000억원을 추가 정리한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쌓였던 충당금 환입에 따른 실적 개선 효과도 예상된다.
또한 저축은행중앙회는 부실채권(NPL) 전문관리회사인 SB NPL을 설립했으며 현재 금융당국 인가 절차만 남았다. 이르면 3분기 중 출범할 예정으로 부실채권 정리와 관리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무리한 대출 확대보다 비용 절감과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며 "정상화펀드 효과로 연체율이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비우호적인 환경이 이어지고 있어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저축은행이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본연의 역할인 서민금융 공급이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간담회에서는 저축은행이 서민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어떻게 확대할지가 당국의 주요 주문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