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미국으로부터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받은 인도가 미국 로비업체를 고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24일(현지 시간) 타임스 오브 인디아에 따르면, 주미 인도대사관은 최근 머큐리 퍼블릭 어페어스(머큐리)와 이달 15일부터 3개월 간 월 7만 5000달러(약 1억원)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연방 로비·미디어 관계·디지털 모니터링·소셜 미디어 전략 및 광고 등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위해 머큐리를 고용했다고 주미 인도대사관은 설명했다.
공화당 소속 루이지애나주 상원의원 출신인 데이비드 비터와 2020년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인수팀에서 공보 부국장을 맡았던 브라이언 랜자, 뉴욕주 상원의원을 역임한 최초의 인도계 미국인인 케빈 토마스 등이 인도를 담당한다.
머큐리는 수지 와일스 미국 백악관 비서실장과 관계가 있는 로비업체다. 와일스는 2022년부터 머큐리에서 일했으며,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 의해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뒤 머큐리와의 관계를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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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바이두(百度)] |
인도대사관의 이번 머큐리 고용은 트럼프 대통령이 인도산 수입품에 부과한 50% 관세 발효가 임박한 가운데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매체는 지적했다.
미국은 지난 4월 인도에 대한 상호 관세율로 26%를 책정했고, 이후 양국은 5차례에 걸쳐 협상을 벌였다. 그러나 인도의 유제품 및 농산물 수입 관세 인하와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문제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졌다.
미국은 인도에 대한 상호 관세율을 25%로 조정하면서 이달 초부터 부과하고 있다. 이에 더해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자금을 대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상호 관세 외의 별도 제재를 예고했고, 이달 27일부터 25%의 추가 관세를 매기겠다고 발표했다.
25%의 추가 관세까지 발효되면 미국의 인도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는 세계 최고 수준인 50%까지 치솟게 된다.
인도의 미국 로비업체 고용은 이번이 두 번째다. 미국의 최근 대외 관계에서 인도가 오랜 '앙숙'인 파키스탄에 밀리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 가운데 두 번째 로비업체 고용에 나서게 된 것이라며, "외국(정부)이나 주요 고객이 로비 회사를 두 개 이상 고용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로비 회사마다 수행하는 기능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실제로 지난 4월 인도가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홍보보좌관을 역임했던 제이슨 밀러가 있는 SHW Partners LLC와 1년 계약을 체결하자 파키스탄은 트럼프 대통령의 전 경호원 키스 쉴러가 이끄는 로비업체 재블린 어드바이저스를 고용했다.
이러한 가운데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 육군 참모총장이 처음으로 고위 관리의 동행 없이 백악관을 방문했고, 미국은 파키스탄에 대한 관세를 처음 예고했던 29%에서 19%로 대폭 낮췄다.
워싱턴의 남아시아 분석가 마이클 쿠겔만은 "파키스탄은 트럼프의 개인적·가족 네트워크를 성공적으로 활용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hongwoori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