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ETF 수익률 급반등…7월 ETF 수익률 상위권 싹쓸이
美, 중국 고율 관세·리튬 가격 상승하며 투자심리 회복 견인
"글로벌 대비 국내 기업 주가 10% 높아" 신중론도 나와
[서울=뉴스핌] 김가희 기자 = 지난해 부진을 겪었던 2차전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최근 뚜렷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대중(對中) 고율 관세 정책과 리튬 가격 반등이 맞물리면서 투자 심리가 살아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코스콤 ETF CHECK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지난 1년간 수익률이 가장 낮았던 ETF는 '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로 기간 수익률 -46.18%를 기록했다. 'TIGER 2차전지TOP10레버리지'(-44.43%), 'ACE 2차전지&친환경차액티브'(-27.11%) 등도 하위권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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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최근 한 달 사이 이들 ETF는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는 14.51%의 기간 수익률로 상승률 4위에 올랐고, TIGER 2차전지TOP10레버리지와 ACE 2차전지&친환경차액티브도 각각 6.05%, 1.68%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특히 지난 7월에는 2차전지 관련 ETF가 수익률 상위권을 휩쓸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는 7월 한 달간 35.32% 오르며 수익률 상승 1위를 차지했다. TIGER 2차전지TOP10레버리지는 28.05%로 3위에 올랐다. 이 외에도 7위에 'SOL 2차전지소부장Fn'(19.44%), 9위에는 'KODEX 2차전지핵심소재10'(18.54%)이 이름을 올리며 상위권에 자리했다.
높은 수익률의 배경에는 미국의 대중 고율 관세 정책에 따른 반사이익 기대감이 자리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10.9%였던 중국산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 관세를 정부 출범 이후 40.9%로 대폭 인상했으며, 오는 2026년에는 58.4%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 때문에 한국을 비롯한 비중국계 배터리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EV) 배터리 핵심 원료인 리튬 가격 반등도 호재로 작용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리튬 가격은 8월 18일 기준 kg당 84.40위안으로 전월 평균 대비 28.74% 상승했다. 이는 중국 대형 리튬 채굴업체 '장거광업'이 지방정부의 지시에 따라 생산을 중단하면서 공급과잉 우려가 완화된 결과로 해석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단기 반등에 대한 경계 목소리도 나온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2차전지 기업 주가는 2022년까지 글로벌 기업 주가와 동행했으나, 2023년 홀로 급등하며 과도한 자금 쏠림과 함께 버블을 형성했다"며 "아직 국내 기업 ETF 주가가 글로벌 대비 10%가량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국내 기업에만 투자하는 ETF보다는 글로벌 기업에 투자하는 ETF의 리스크가 덜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북미 내 한국 ESS 업체로의 전환 모멘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미국 첨단제조세액공제(AMPC)를 수취하는 배터리 업체를 제외하면 소재 업체들의 ESS 실적 기여도는 낮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양극재 업체들은 EV 수요 둔화 영향으로 실적 하향 조정 가능성이 존재해 최근 주가 상승세는 부담스러운 국면"이라며 "실적 회복세를 보이면서 동시에 ESS 또는 리튬인산철(LFP) 모멘텀을 보유한 업체에 선별적으로 대응할 것을 추천한다"고 부연했다.
rkgml92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