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장, 尹 대선 직후 군사비밀시설서 金 만나
법조계, '대가 관계·尹개입' 입증 전까지 신중 전략
특검, 이 회장 부른다…"일정 잡힐 예정"
[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이 김건희 여사에 고가의 목걸이 등을 직접 전달했다는 내용의 자수서를 민중기 특별검사팀(특검팀)에 제출했지만, 이후 핵심 관계자에 대한 추가 소환조사 등 특검팀의 본격적인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특검팀은 조만간 이 회장을 조사하기로 확인됐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회장이 최근 특검팀에 제출한 자수서에는 "2022년 대선 직후 김 여사를 삼청동 안전 가옥(군사비밀시설) 등지에서 두 차례 만나 고가 명품 목걸이와 추가 장신구를 직접 전달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자수서에는 인사 청탁 즉, "사위의 정부 핵심 보직(한덕수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 기용을 부탁했다"는 내용과 함께 적시됐는 데, 실로 이 회장의 맏사위가 해당 직에 임명된 사실도 시점상 맞물려 있다. 이에 이른 바 매관매직, 사실상 '대가성 인사' 의혹이 대표적으로 부각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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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 김건희 여사 사진. [사진=뉴스핌DB] |
그럼에도 특검팀은 이 회장을 소환하거나 그를 김 여사와 상호 대질신문하는 등 계획을 공식화하고 있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주요 의혹 당사자가 자진해 내놓은 자수서 내용이 김 여사의 특혜 제공 의혹 등과 직결된 만큼, 본격 수사로 이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분위기도 조성됐다.
이 회장은 지난 12일 자수서를 특검팀에 제출했다. 11일 특검팀이 뇌물 공여 혐의로 서초구 서희건설 본사 등을 압수수색한지 하루 만이다.
특검팀의 압수수색은 김 여사의 고가 목걸이 신고 누락경위 파악을 위해 이뤄졌다. 김 여사는 2022년 6월 나토 순방 당시 6000여만원 상당의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를 착용했는 데, 재산 신고에서 해당 목걸이를 누락했다.
법조계는 특검팀이 이 회장을 즉시 소환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수사 전략상의 접근으로 해석하고 있다.
류재율 변호사(법무법인 중심)는 "뇌물죄는 고가의 선물을 줬다는 사실만으로 성립되는 게 아니라 대가관계가 입증되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특검팀은 정부 요직에 서희건설 회장의 사위를 앉힌 것이 고가 목걸이 때문이라는 인과관계, 그 과정에 남편인 윤석열 전 대통령의 개입이 있었는지 등 모든 과정을 설명할 수 있는 물증을 확보하는 과정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선물과 특혜가 오간 핵심 물증을 먼저 확보하고 관계자를 소환해 대가성 여부, 추가 특혜 수수 여부 등을 확인하는 게 수사의 일반적 절차라는 뜻이다.
이에 특검팀 핵심 관계자는 뉴스핌과 통화에서 "이 회장은 조사 대상이고, 일정이 잡힐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의 다른 핵심 관계자는 "자수서는 사실상 진술서에 그치기에 통상의 수사 과정을 고려할 때 자수서만으로 일반적으로 의혹에 대한 수사는 끝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여사 측 변호인은 통화에서 "김 여사 구속 후 두번의 소환조사에서 특검팀이 아직까지 서희건설 측의 장신구와 관련된 질문은 하지 않았다"며 "서희건설 측의 주장과 관련해 사실이 아닌 건 밝혀질 것이라 생각하고, 지금은 아무 대응도 안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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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관 서희건설 회장 [사진=서희건설] |
yek10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