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공·박행열·이재유도 압수수색
"여러 관련자가 '이종섭 출금 해제'에 역할"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순직해병 사망사건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특검)팀이 4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 의혹과 관련해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과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을 압수수색했다.
장호진 전 국가안보실장·이노공 전 법무부 차관 등 전직 법무부·외교부 핵심 관계자들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되면서 이 전 장관의 도피 의혹에 대한 특검 수사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정민영 특검보는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이 전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 관련 등 혐의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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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직해병 사망사건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특검)팀이 4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 의혹과 관련해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과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을 압수수색했다. 사진은 박 전 장관과 조 전 장관이 지난해 11월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모습. [사진=뉴스핌 DB] |
이번 압수수색 대상에는 박 전 장관, 조 전 장관, 장 전 실장, 이 전 차관을 비롯해 박행열 전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장, 이재유 전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도 포함됐다. 이들은 이 전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 및 출국금지 해제 의혹과 관련해 범인도피 혹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등으로 고발돼 피의자 신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압수수색 영장 집행 범위는 휴대전화와 차량이며, 주거지는 제외됐다.
지난해 3월 이 전 장관은 채해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과 관련한 피의자 신분이었음에도 호주대사로 임명되며 '도피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이 전 장관을 출국금지 한 상태였으나 법무부가 출국금지를 해제하면서 이 전 장관이 호주로 출국할 수 있었다. 이 전 장관은 호주로 출국한 지 11일 만에 귀국했고 대사에 임명된 지 25일 만에 사임했다.
정 특검보는 "당시 이 전 장관은 채해병 사망사건 관련 수사외압 등 직권남용 사건의 주요 피의자로 출국금지 돼 있었음에도 인사 검증 및 심사에서 문제 없이 호주대사로 임명됐다"며 "수사기관인 공수처가 출국금지 해제에 반대한다고 했음에도 법무부는 해제했다"고 압수수색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결국 이 전 장관은 호주대사로 부임한 뒤 25일만에 사임했다"며 "일련의 과정에 대해 윤석열 전 대통령 등이 범인도피·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됐고, 특검은 공수처로부터 사건을 이첩 받아 수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전 장관 측은 입장문을 통해 "주거지 압수수색 (영장은) 법원에서 기각됐다"며 "특검의 무리한 수사"라고 반발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 등과 이 전 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해 해외로 내보내기로 모의한 사실이 없다"며 "박 전 장관은 2024년 3월 6일 이 전 장관의 이의신청 보고를 받고 비로소 출국금지 사실을 알게 됐으며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출국금지 해제를 지시받은 사실도 없다"고 덧붙였다.
특검팀은 이날 확보한 박 전 장관의 휴대전화 등을 분석한 뒤 주요 피의자들에 대한 소환조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정 특검보는 "참고인으로 여러 사람을 불러서 출국금지 해제 과정의 구체적 경위에 대해 확인했다"며 "당시 여러 관련자가 출국금지 해제와 관련해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 파악한 내용이 있다. 그런 것을 기초로 해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hong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