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개발원, '대학의 융합교육, 현황과 과제' 발표
신입생 충원율은 낮아…비수도권 대학 중심 폐지율 상승
[서울=뉴스핌] 송주원 기자 = 2개 이상의 전공을 합친 융합학과 전공자들의 취업률이 전체 학과보다 더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비수도권 대학을 중심으로 폐지율이 해마다 높아지는 추세여서 안정적 운영을 위한 대학과 정부의 노력이 요구된다.
24일 한국교육개발원 발표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8~2022년) 융합학과 졸업생 취업률은 평균 67.9%로 같은 기간 전체 학과(60.9%)보다 7% 더 높았다. 가장 최근 집계연도인 2022년의 경우 융합학과가 69.6%, 전체 학과가 63.8%로 비슷한 추이가 지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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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2018~2022년) 융합학과 졸업생 취업률은 평균 67.9%로 같은 기간 전체 학과(60.9%)보다 7%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스핌] |
특히 융합학과 개설이 꾸준히 증가한 공학계열, 사회계열에서 취업률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집계됐다. 반대로 인문계열과 자연계열, 예체능계열의 경우 융합학과 졸업생 취업률이 전체 학과보다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입생 충원율은 2014년(99.9%)과 2023년(96.7%)을 제외하고는 전체 학과 대비 뚜렷하게 높은 수치를 보이지 않았다. 특히 2020~2022년 신입생 충원율은 평균 93.8%로 전체 학과(95.5%) 대비 더 낮았다.
취업률과 별개로 융합학과 폐지 비중은 ▲2018년 15.6% ▲2019년 18.1% ▲2020년 18.5% ▲2021년 20.9% ▲2022년 26.2% ▲2023년 30.9%로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융합학과의 개설률과 폐지율은 국·공립대학이 사립대학보다 높았다. 2023년 국·공립대학의 융합학과 개설 및 폐지율은 각각 5.3%, 4.4%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사립대학의 개설 및 폐지율은 각각 4.5%, 3.7%로 나타났다.
융합학과의 강좌는 1, 2학년을 대상으로 다수 개설됐고, 특히 전공선택 시기인 2학년 대상 강좌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기준 융합학과의 1, 2학년 강좌 수 비율은 전체 강좌 수(1만8142개) 가운데 52.3%(9499개)를 차지한다.
수업 방식은 일반 강의식 수업이 평가 방식은 절대평가보다 상대평가 방식이 더 중심이 된 것으로 조사됐다. 담당 교원은 외부의 겸임·초빙·기타 교원 등 비전임교원 담당 강좌 비율이 상대적으로 더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유예림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은 "융합학과의 졸업생 취업률은 전체 학과 대비 높은 편으로 나타났으나 최근 신설된 융합학과 소속 학생들의 경우 다른 이들이 가보지 않은 길을 가고 있다는 불안감과 진로·취업 탐색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융합교육의 경우 교원들조차 경험하지 못한 영역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해당 학과의 선배나 졸업생이 참여해 후배들을 지원하는 제도나 융합교육 과정별 경력 로드맵을 개발·제공할 필요가 있다"라고 제언했다.
유 연구위원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융합학과 폐지율이 특히 비수도권 대학을 중심으로 두드러진다고 진단했다. 그는 "융합인재 양성이라는 시대적 요구와 학령인구 감소에 대한 대응 전략으로 융합학과가 급속히 개설됐지만 폐지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며 "정부재정지원사업이 융합교육의 추진 동력을 제공하지만 단기간의 양적 성과에 집중하고 있어 융합교육이 지속적으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향후에는 대학 융합교육의 안정적 운영과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융합학과의 질 관리와 환류 체계를 체계적으로 마련·실행해야 한다"며 "단일 대학의 자원만으로는 융합교육을 효과적으로 실시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대학들은 상호 자원 공유를 활성화하기 위해 대학 간 협력 문화를 조성하고 정부는 꾸준히 시행할 수 있도록 관련 재정을 확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제언했다.
jane9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