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합의 후 'EU도 합의 마무리 단계' 보도에 안전자산 후퇴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이 유럽연합(EU)과 관세 합의에 근접하고 있다는 보도에 23일(현지시간)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하락했다. 국제유가는 무역 협상 추이를 지켜보며 약보합권에 머물렀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8월물은 트로이 온스(1ozt=31.10g)당 전날보다 1.3% 하락한 3397.60달러에 마감됐고, 금 현물은 한국시간 기준 24일 오전 3시 33분 전날보다 1.1% 내린 3394.64달러를 기록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일본과의 무역 합의도 체결하면서 관세 협상 관련 긍정 신호를 보냈다.
이어 파이낸셜타임스(FT)는 EU와 미국이 일본과의 합의 모델을 본뜬 새로운 무역 협정을 놓고 협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합의에는 EU산 수입품에 대해 미국이 15%의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
유럽연합(EU) 깃발 [사진=로이터 뉴스핌] |
TD 시큐리티즈의 상품 전략 책임자인 바트 멜렉은 "일본과의 무역 합의가 이뤄졌고, 이제 EU와도 합의가 임박한 상황이다. 결국 이는 EU의 보복 관세가 없을 것임을 의미하고, 이는 위험 선호 심리를 지지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주식시장도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방준비제도(연준) 관련 소식도 금 가격 향방을 좌우할 재료로, 시장은 7월에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다만, 로이터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상당수 경제학자들은 정치적 압력이 커지며 연준의 독립성이 위협받고 있다고 판단했다.
국제유가는 무역 협상 상황을 주시하며 약보합세를 보였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9월물은 배럴당 68.51달러로 전일 대비 8센트(0.12%) 하락 마감했으며,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8월물은 배럴당 65.25달러로 6센트(0.09%) 하락했다.
리포우 오일 어소시에이츠 대표인 앤드루 리포우는 "이번 일본과의 무역 합의는 다른 국가들과의 무역 합의에 대한 청사진이 될 수도 있다"며 "하지만 시장은 여전히 미국이 EU 및 중국과의 합의에 이를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930억 유로(약 1,09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보복 관세를 부과하는 안건을 EU 회원국 승인 절차에 회부했다. 표결은 목요일로 예정되어 있지만, 실제 조치는 8월 7일까지 시행되지 않을 예정이다.
석유 시장 분석기관 반다 인사이트 창립자인 반다나 하리는 "지난 3거래일 동안 이어진 유가 하락세는 멈춘 듯 보이지만, 미·일 무역 합의 소식이 시장에 큰 상승 동력을 제공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며 "EU 및 중국과의 협상에서 지연과 장애물이 지속되고 있어 여전히 투자심리를 억누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는 320만 배럴 감소한 4억 1,900만 배럴로 집계됐다. 이는 로이터가 실시한 애널리스트 조사에서 예상한 160만 배럴 감소보다 두 배 많은 수치다.
미즈호 에너지 선물 담당 디렉터인 밥 요거는 "이는 매우 강세 신호"라며 "주요 원인은 수입·수출 간의 흐름 변화"라고 분석했다.
EIA에 따르면, 미국의 원유 수출은 하루 평균 33만7천 배럴 증가해 386만 배럴에 달했으며, 순수입은 하루 74만 배럴 감소했다.
전날 미국 에너지장관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방안으로 러시아산 석유에 대한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점은 또 하나의 강세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