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무차별 공격과 인도적 지원 차단에 대해 국제사회 비판이 크게 확산하는 가운데 이스라엘 관광객을 태운 대형 크루즈선(船)이 그리스 키클라데스 제도의 시로스섬에 정박하지 못하고 쫓겨났다고 AP 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당시 시로스섬 항구에는 150여명의 시위대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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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인근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레바논 공격에 항의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 여행사 마노 크루즈(Mano Cruise)가 운행하는 크라운 아이리스호는 이날 시로스섬에서 관광객들을 내리지 않은 채 대기하다 예정보다 빠른 오후 3시경 섬을 떠났다.
그리스 해안경비대도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마노 크루즈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시로스섬의 상황을 고려해 행선지를 다른 곳으로 변경했다"며 "모든 승객과 승무원은 새로운 목적지로 향하는 배에서 휴식을 취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크라운 아이리스호에는 관광객 1700여명이 탑승하고 있으며, 현재 키프로스로 향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시위대는 항구에서 팔레스타인 국기를 펼치고 구호를 외치며 가자지구 전쟁의 종식을 촉구했다. 시위대가 펼쳐든 플래카드에는 "대량 학살을 멈춰라" "지옥에는 에어컨이 없다"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게오르게 게라페트리티스 글스 외무장관엑 전화를 걸어 상황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고 재발 방지 대책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제사회에서는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 수위가 갈수록 높이고 있다.
지난 21일 영국과 프랑스, 캐나다, 호주 등 서방 25개국은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들을 비인도적으로 학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또 "이스라엘 정부의 구호 전달 체계는 위험하고 불안을 조성하며 가자인들의 인간적 존엄을 해치고 있다"고 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이 참혹한 분쟁 중에서도 아마 가장 잔혹한 국면을 겪고 있다"면서 "가자 전 지역 주민들이 기근 위기에 처해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