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 전 호주대회 출전 끝으로
국제무대 등장 못한 '불모지'
신종목 '베이스볼5' 허용하려는 듯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야구 불모지 북한에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다른 구기 종목과 달리 유난히 야구에 무관심하거나 이질감을 보여온 데서 벗어나 이를 보급하거나 허용하려는 분위기가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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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리카르도 프라카리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회장이 19일 평양 순안비행장에 도착해 박천종 북한 체육성 부상의 영접을 받고 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2025.07.21 yjlee@newspim.com |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0일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의 리카르도 프라카리 회장이 하루 전 평양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국제 아마추어 야구 관련 정책과 경기를 관장하는 WBSC는 194개 국가를 회원으로 둔 기구다.
통신은 이들 일행의 방북 소식을 전하면서 박천종 체육성 부상이 공항에서 영접했다고 밝혔다.
이번 방북의 목적 등에 대해 북한 매체들은 밝히지 않았고, WBSC 측도 관련 사항을 공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프라카리 회장이 북한 야구‧소프트볼 보급에 각별한 관심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이를 논의하기 위한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최근 들어 연맹이 공을 들이고 있는 '베이스볼 5'를 북한에 선보일 가능성이 점쳐진다.
베이스볼 5는 과거 한국에서 어린아이들이 '찜뽕'이라 부르며 즐기던 주먹야구와 유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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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23년 4월 내각-국방성 간 축구경기를 관람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같은 달 17일 보도했다. 사진은 딸 김주애와 경기를 지켜보는 모습. [사진=노동신문 홈페이지] |
WBSC가 2017년 개발‧도입한 이 종목은 각기 5명의 멤버가 5이닝을 치르게 되며 배트와 글러브 없이 맨손(주먹이나 손바닥)으로 고무공을 쳐서 승부를 가른다.
내년 다카르 하계청소년올림픽의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 정도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게 스포츠 관련 분야의 평가다.
북한은 지난 1993년 호주에서 개최된 아시아선수권대회를 끝으로 국제무대에 등장하지 않아왔다.
통일부 당국자는 "김정은이 과거 스위스 유학시절 농구에 관심을 갖고 마이클 조던이나 데니스 로드먼 등 전미농구협회(NBA) 스타들을 좋아했다는 얘기는 있었지만 야구와 관련한 첩보는 없었다"며 "이례적으로 프라카리 회장을 받아들였다는 건 야구와 관련한 모종의 조치가 곧 이뤄질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yj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