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현재 시리아를 통치하고 있는 아메드 알샤라 임시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자국 내 드루즈 공동체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알샤라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다마스쿠스 공습 이후 진행된 첫 TV 연설에서 드루즈족을 향해 "당신들을 외부 세력의 손아귀로 끌어들이려는 어떤 시도도 우리는 거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전쟁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평생 도전에 맞서며 국민을 지켜왔지만, 혼란과 파괴보다 시리아인의 이익을 앞세워왔다"고 말했다.
또한 "시리아 국민은 존엄이 위협받는다면 싸울 준비가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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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드 알샤라 시리아 임시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번 발언은 이스라엘이 시리아 남부에서 드루즈를 공격하는 정부군에 대한 보복을 예고한 가운데 나온 첫 공개 입장이다.
앞서 이날 이스라엘군은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 위치한 국방부 청사와 드루즈족 최대 거주 지역인 남부 스웨이다 지역에 공습을 단행했다.
전날(15일) 이스라엘군은 시리아 정부군이 드루즈 공동체를 공격하고 있다며 철군을 요청했고, 이를 지키지 않는다면 "끔찍한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스웨이다 지역은 드루즈족 민병대와 베두인 부족이 수십년간 갈등을 겪어온 지역으로, 지난 13일에 양측 간 무력사태가 벌어졌다.
이에 시리아 정부는 질서 회복을 위해 이 지역에 정부군을 파견했고, 드루즈 민병대와 충돌하면서 인명피해가 나왔다.
시리아와 국경을 맞댄 이스라엘 국민 중에는 유대인 정권이 친화적인 드루즈족이 있는데, 이들은 시리아 내 드루즈족과 민족적 정체성을 공유한다.
이스라엘군의 시리아 공습은 드루즈족 보호를 명분으로 단행됐지만, 사실은 자국에 안보 위협인 시리아 정부군을 국경에서 멀리 밀어내기 위한 전략적 조치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미국 정부는 시리아, 이스라엘, 드루즈족에 자제를 촉구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우리는 시리아 충돌에 관여된 모든 당사자들과 접촉해 왔으며, 구체적인 조치들에 합의했다"라며 "우리는 그들이 이를 반드시 이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썼다.
미국의 중재로 시리아 정부는 남부 스웨이다 지역에서 철군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이 지역 유혈사태가 완전히 해소될지는 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