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어두울수록 보이는 것들'은 여섯 명의 실존주의 철학자의 말을 통해 분노, 고통, 슬픔, 우울, 불안을 받아들이는 방법에 대해 조언하는 책이다. 분노 없이는 아무것도 못 한다고 주장한 미국의 인권 운동가이자 철학자인 오드리 로드를 비롯하여 분노를 구별하고 분노에 이름을 붙인 아르헨티나 여성주의 철학자 마리아 루고네스, 고통 속의 연민과 관계의 확장을 이야기한 스페인 철학자 미겔 데 우나무노가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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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어두울수록 보이는 것들' 표지.[사진 = 사람인] 2025.07.16 oks34@newspim.com |
아내를 떠나보내고 끝까지 애도하기를 선택한 영국의 영문학자이자 작가 C.S. 루이스와 우울과 절망에 등 돌리지 않고 치열하게 머무른 미국의 문화학자 글로리아 안살두아도 조언에 나선다. 불안을 존엄하게 대하고 불안을 향해 나아갔던 덴마크 철학자 쇠렌 키르케고르도 불안에 대해 조언한다.
사람이 사는 내내 항상 좋은 날만 이어질 수는 없다. 슬프고, 고통스럽고, 불안하고, 화나고, 우울할 이유는 넘쳐난다. 그때 우리는 마음을 숨기거나 밝아져야 한다는 강요에 압박받지 않아야 한다. 무엇보다 어두운 자신의 모습을 외면하지 않고 정직하게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내면의 분노, 고통, 슬픔, 우울, 불안에 귀 기울이고, 구별하고, 연구하고, 이름을 붙이고,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책에서 철학자들은 우리는 고장 난 것이 아니며, 우리의 고통은 악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우리 자신뿐만 아니라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 그리고 이 세계를 살아가는 모두에게 그러하다고 조언한다. 그러니 나 자신은 물론이고 어두운 누군가에게 함부로 빛을 비추지 말자고 말한다. 오히려 어두운 세계 속에 사랑으로 함께 머물러 보자고 조언한다. 그리고 어둠을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밤의 시야'를 개발하고 연습하기를 선택하자고 권한다. 사람인. oks3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