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어제의 인문학] 겸재 정선과 김홍도가 사랑한 금강산

기사입력 : 2025년07월14일 16:00

최종수정 : 2025년07월14일 16:55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세계 유산으로 확정
조선시대 대표 화가들이 남긴 걸작들 많아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백두산과 함께 한반도 대표 명산으로 꼽히는 금강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독특한 지형과 경관, 불교의 역사와 전통 등이 얽혀 있는 금강산이 문화적 경관으로서 가치가 크다면서 세계유산으로 확정했다. 북한이 등재 신청서를 낸 지 4년 만이다.

사계절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뛰어난 풍광으로 잘 알려진 금강산은 예로부터 그림과 문학 등 다양한 예술 작품의 소재로 등장했다. 특히 조선의 대표적인 화가 겸재 정선과 김홍도는 빼어난 금강산 그림을 남겼다. 겸재(謙齋) 정선(1676~1759)은 아름다운 금수강산에 태어난 것을 무한한 행복으로 여겼던 화가였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겸재 정선의 '금강전도'. 2025.07.14 oks34@newspim.com

정선의 풍경화 중에는 천하 명승 금강산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 많았다. '금강산전도', '구룡폭포', '만폭동', '옹천' 등을 비롯한 작품들이 바로 그것이다. 이 작품들을 그릴 때 그는 금강산의 아름다움을 천하 만방에 알리고 싶은 열망에서 한 획 한 획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전해진다.

정선은 36세에 처음 금강산의 모습을 접했다. 그것을 화폭에 담아내는 과정에서 자신만의 독창적인 화법인 진경산수화(眞景山水畵)를 창안하였다. 이 화법은 현실감 넘치는 화풍으로 우리나라 산천의 특징을 정확하게 묘사할 수 있는 대표적인 기법이다. 조선 시대 문인 화가 강세황(1713~1791)은 "여러 화목 중 산수화가 어렵고, 그중에서도 우리나라의 진경을 그리는 일이 가장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단원 김홍도의 '금강사군첩' 2025.07.14 oks34@newspim.com

정선의 또 다른 그림 '금강전도'(국보)는 마치 위에서 내려다본 것처럼 그려진 전도(全圖) 형식의 그림이다. 조선의 화가들이 금강산을 그릴 때 가장 선호했던 방식이었다. 금강산을 가본 사람은 추억을 회고할 수 있고, 가보지 못한 사람은 그림을 감상하며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었다. 이 그림은 겸재가 70대에 그린 것으로 추정한다.

김홍도(1745~1806)는 1788년에 정조의 명을 받고 관동 지역과 금강산을 50일간 여행하며 '해동명산도첩'을 남겼다. 금강산을 사랑하던 정조가 자신이 좋아하는 화가에게 금강산을 그리도록 배려한 것이다. 도화서 화원으로 활약한 김응환(1742~1789)이 김홍도와 함께 금강산 등을 유람하고 제작한 '해악전도첩'에도 빼어난 금강산 그림이 담겨 있다.

한편 정선의 금강산 그림 중 하나인 '옹천'에 얽힌 일화도 감동적이다. 정선이 해금강의 총석정(叢石亭)을 보려고 강원도 북부의 통천(通川)을 향했다. 통천으로 질러가기 위해서는 독처럼 생겼다 하여 옹천(瓮遷)이라 불리는 큰 바위의 등 허리를 반드시 지나가야만 했다. 옹천길을 택한 정선에게 고성 사람들은 그 길이 매우 위험하니 조심하라고 신신당부했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단원 김홍도가 그린 비룡폭포. 2025.07.14 oks34@newspim.com

옹천을 지나던 정선은 그 중간 벼랑길에서 한 노인을 만났다. 노인은 고려 말엽 왜구들이 들끓던 시절, 이곳에 매복해 있던 군사들에게 전멸당한 일화를 들려줬다. 이 이야기를 들은 정선은 날씨가 사나워질 때를 기다려 파도가 일렁이는 옹천의 모습을 화폭에 담았다.

분단의 시간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앗아갔지만 많은 예술가들로부터 최고의 소재 중 하나인 금강산도 빼앗아 간 셈이다. 세계유산 등재와 더불어 그 빼어난 금강의 사계절을 자주 볼 수 있는 날이 올까. oks34@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반구천의 암각화' 세계유산 등재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선사시대의 생활문화를 엿볼 수 있는 바위그림인 '반구천의 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제47차 세계유산위원회는 1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회의에서 한국 정부가 신청한 '반구천의 암각화'를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2010년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등재된 후 15년 만의 결실이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총 17건(문화유산 15건·자연유산 2건)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반구천의 암각화' [사진=국가유산청] 2025.07.12 alice09@newspim.com '반구천의 암각화'는 국보로 지정된 울산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와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를 포함하는 유산이다.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에는 작살 맞은 고래, 새끼를 배거나 데리고 다니는 고래 등이 생동감 있게 표현돼 선사시대 사람들의 생활상화 생태계를 엿볼 수 있다. 국가유산청은 지난 2010년 '반구천의 암각화'가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등재된 후 지난해 1월 세계유산 등재 신청서를 유네스코에 제출했다. 이후 서류 및 현장실사 등 심사를 거쳤다. 세계유산위원회는 '반구천의 암각화'에 대해 "탁월한 관찰력을 바탕으로 그려진 사실적인 그림과 독특한 구도는 한반도에 살았던 사람들의 예술성을 보여주고, 다양한 고래와 고래잡이의 주요 단계를 담은 희소한 주제를 선사인들의 창의성으로 풀어낸 걸작"이라고 평했다. 이어 "선사시대부터 약 6000년에 걸쳐 지속된 암각화의 전통을 증명하는 독보적인 증거이면서 한반도 동남부 연안 지역 사람들의 문화 발전을 집약해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사진=국가유산청] 2025.07.12 alice09@newspim.com 세계유산위원회는 등재 결정과 함께 사연댐 공사의 진척 사항을 보고할 것과 더불어 반구천 세계 암각화센터의 효과적 운영을 보장하고, 관리 체계에서 지역 공동체와 줌니들의 역할을 공식화하고, 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주요 개발 계획에 대해 알릴 것을 권고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이번 '반구천의 암각화'의 세계유산 등재는 국가유산청과 외교부, 주유네스코대한민국대표부, 해당 지자체가 모두 힘을 합쳐 이뤄낸 값진 결과"라며 "이번 등재롤 계기로 '반구천의 암각화'가 가진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충실히 보존하는 한편, 지역주민과의 긴밀한 협력을 이어가는 적극행정으로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반구천의 암각화'가 세상에 알려진 지 50여 년이 지났지만, 세계유산 등재까지는 쉽지 않은 긴 여정이었다"며 "앞으로도 국가유산청은 '반구천의 암각화'를 인류 공동의 유산으로서 가치를 지키고 잘 보존·활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alice09@newspim.com 2025-07-12 18:02
사진
신네르, 생애 첫 윔블던 단식 우승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세계 1위 얀니크 신네르(이탈리아)가 생애 첫 윔블던 남자 단식 정상에 올랐다. 신네르는 1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올잉글랜드클럽 센터코트에서 열린 2025 윔블던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2위)를 3시간 4분 만에 3-1(4-6 6-4 6-4 6-4)로 꺾었다. 올해 1월 호주오픈에 이은 시즌 두 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품에 안고 상금은 300만 파운드(약 55억8000만원)를 거머쥐었다. 이탈리아 선수가 윔블던 단식 정상을 밟은 것은 남녀를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2021년 남자 단식 마테오 베레티니, 2024년 여자 단식 자스민 파올리니가 결승에 진출했지만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런던 로이터 =뉴스핌] 박상욱 기자 = 신네르가 13일(현지시간) 열린 윔블던 남자 단식 결승에서 알카라스를 꺾고 우승한 뒤 기뻐하고 있다. 2025.7.13 psoq1337@newspim.com 이번 결승은 지난 프랑스오픈 결승에 이은 두 선수의 메이저 결승 리턴 매치. 당시 신네르는 알카라스에게 2-3(6-4 7-6<7-4> 4-6 6-7<3-7> 6-7<2-10>)으로 패해 우승을 놓쳤다. 당시 트리플 매치 포인트를 날린 신네르는 경기 후 '삶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경기'라며 절치부심했고 한 달 만에 완벽하게 되갚았다. 신네르는 알카라스에게 당하던 5연패 사슬을 끊었다. 둘의 상대 전적은 여전히 알카라스가 8승 5패로 앞선다. 신네르는 이날 알카라스 특유의 드롭샷과 로브, 변칙 플레이에 흔들리지 않았다. 특히 3세트 게임스코어 4-4에서 브레이크에 성공하며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왔다. 4세트에서도 다시 한 번 브레이크로 균형을 깼다. 게임스코어 5-4, 자신의 마지막 서브 게임에서 신네르는 평균 200km/h에 가까운 강서브로 트리플 챔피언십 포인트를 만들었고 두 번째 기회를 놓치지 않으며 우승을 확정 지었다. [런던 로이터 =뉴스핌] 박상욱 기자 = 신네르가 13일(현지시간) 열린 윔블던 남자 단식 결승에서 알카라스를 꺾고 우승한 뒤 케이트 미들턴 영국 왕세자빈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25.7.13 psoq1337@newspim.com 경기 후 신네르는 "파리에서 정말 힘든 패배를 겪었기 때문에 감정이 북받친다"며 "결국 중요한 건 결과가 아니라 그 안에서 무엇을 배웠는지다. 우리는 패배를 받아들이고 계속 노력했고, 그 결과 이렇게 트로피를 들게 됐다"고 말했다. 하드 코트 메이저에서만 세 차례(2023 US오픈, 2024 호주오픈 포함) 우승했던 그는 이번 잔디 코트에서 처음 정상에 올라 메이저 전천후 강자임을 입증했다. 유일하게 우승이 없는 클레이코트 메이저 프랑스오픈까지 제패할 경우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다. 지난해 도핑 양성 반응이 나왔던 신네르는 도핑 사실이 알려진 뒤로는 올해 호주오픈에 이어 두 번째 메이저 트로피를 따냈고 도핑으로 인한 3개월 출전 정지 징계를 마친 올해 5월 초 이후로는 이번이 첫 메이저 우승이다. 반면 알카라스는 윔블던 3연패 도전에 실패했다. 통산 6번째 메이저 결승전에서 처음으로 패배를 당했고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을 위해선 여전히 호주오픈 우승이 필요하다. [런던 로이터 =뉴스핌] 박상욱 기자 = 신네르(왼쪽)와 알카라스가 13일(현지시간) 열린 윔블던 남자 단식 결승을 마치고 축하와 위로의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5.7.13 psoq1337@newspim.com 그는 "결승에서 지는 건 언제나 힘든 일이다"라면서도 "하지만 오늘은 야닉의 날이다. 훌륭한 테니스를 한 그에게 축하를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네르와 알카라스는 지난해 호주오픈부터 치러진 7번의 메이저 대회에서 타이틀을 전부 나눠 가졌다. 2023년엔 알카라스가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을, 신네르가 호주오픈과 US오픈을 차지했고, 올해는 다시 신네르가 호주오픈과 윔블던을, 알카라스가 프랑스오픈을 가져갔다. 이제 두 선수는 메이저를 양분하는 확실한 '빅2'로 자리매김했다. psoq1337@newspim.com 2025-07-14 06:48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