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손지호 기자 = 야구장에도 어김없이 무더위가 찾아왔다. 여름을 나기 위해선 강력한 필승조 구축이 필수다.
프로야구도 어느덧 시즌 절반을 넘어 80경기째를 달리고 있다. 야구장에도 무더위가 찾아온 가운데 여름을 버티기 위한 각 팀 감독들의 고심이 이어지고 있다. 야구 순위는 여름에 결정 난다는 말이 있듯이 여름을 어떻게 버티느냐가 가을 야구 여부를 가른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여름에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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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한화 이글스 마무리 투수 김서현이 지난 4월 5일 삼성과의 경기에 출전해 세이브를 기록해 팀의 통산 1100 세이브를 책임졌다. [사진 = 한화 이글스] 2025.04.05 photo@newspim.com |
선발 투수도 중요하지만 더위로 긴 이닝을 소화하기 어려워지면서 불펜 필승조가 경기 중후반부를 얼마나 단단하게 막아내냐에 따라 승부가 갈린다. 즉, 필승조를 잘 구성했고, 이들이 얼마나 제 역할을 해주는지에 따라 여름이 지난 후 받아 들 순위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가을 야구로 향할 수 있는 순위권에 오른 팀들은 모두 경쟁력 있는 필승조를 갖추고 있다. 선두 한화 이글스는 막강 필승조를 보유하고 있다. 올 시즌 마무리 투수라는 맹활약 중인 김서현은 20세이브를 기록 중이며 평균자책점은 1.42다. 묵직한 패스트볼로 상대 타자들을 윽박지르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팀의 마무리였던 주현상이 돌아와 힘을 보태고 있고, 한승혁이 36.1이닝 11홀드 평균자책점 2.48, 박상원이 40이닝 4승 3패 9홀드로 제 몫을 다하고 있다. 팀 내에서 4번째로 많은 36경기를 소화한 김범수도 최근 12경기 연속 무실점으로 1.86의 평균자책점을 유지하며 불펜에 힘을 보태고 있다.
2위 LG 트윈스도 여름을 의식한 염경엽 감독의 철저한 관리 아래에서 최상의 불펜을 만들고 있다. 불펜을 필승조, 추격조로 나누지 않고 A, B조로 나눠 운영하고 있는 염경엽 감독은 "올해 우리 불펜의 관리 상태는 최고"라고 말할 정도로 불펜 전력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올 시즌 불펜 3연투를 단 한 차례도 기록하지 않은 팀이다. 2연투도 60회대 초반으로 10개 구단 중 최소 순위로 상위권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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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이정용. [사진 = LG] |
두 조 모두 필승조로 나설 수 있는 선수들이 포함돼 있다. 베테랑 김진성은 46경기에 나서 41.2이닝을 던지며 20개 홀드를 기록했다. 5월까지 평균자책점 1.17로 좋은 활약을 펼친 장현식이 잠시 주춤하고 있지만 이정용이 상무에서 전역해 힘을 보태고 있다. 이정용은 1군에 등록된 지 2주 남짓이지만 벌써 6경기에 나서 2승 2홀드를 기록했다. 유영찬도 부상에서 돌아와 10.1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1.74로 마무리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B조에도 박명근, 함덕주 등이 지키고 있다.
3위 롯데 자이언츠는 필승조가 팀을 상위권에 유지시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철원, 최준용, 정현수, 김원중이 확실한 필승조로 자리 잡았다. 2020년 1차 지명 투수 최준용의 부상 복귀가 큰 힘이 되고 있다. 예전보다 더 강력한 패스트볼을 던지며 필승조의 한 자리를 완벽하게 꿰찼다. 최준용은 21경기에 나서 9홀드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기존의 셋업맨 정철원, 마무리 김원중의 부담이 훨씬 줄어들었다. 김원중은 22세이브에 평균자책점 1.73을 기록하고 있다. 정철원은 올 시즌 40이닝 동안 17개 홀드를 쌓으며 김원중 앞에서 셋업맨의 중책을 무리 없이 소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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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영. [사진=KIA] |
4위 KIA 타이거즈는 6월 필승조 성적이 가장 좋은 팀이다. 불펜의 탄탄함이 상승세 동력이 됐다. 한 축을 담당했던 곽도규가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으나, 최근 100홀드를 달성한 전상현이 버티고 있다. 그는 6월에 17.1이닝을 맡아 평균자책점 2.08을 기록했다. 활약에 힘입어 6월 월간 MVP 후보에 이름도 올렸다.
뒤이어 영점을 잡아가는 조상우가 나선다. 그는 6월에 11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0.82에 그쳤다. 홀드도 8개를 추가해 현재 홀드 22개를 기록,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신인 성영탁도 18경기에서 21.2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0.83을 기록해 필승조로 떠오르고 있다. 9회에는 정해영이 뒷문을 책임진다. 리그에서 꾸준히 모습을 보여주는 정해영이 맡고 있다.
5위 SSG 랜더스는 신구조화를 통해 최고의 불펜진을 구축했다. 41세 불혹의 투수 노경은이 선봉이다. 역대 최고령 100홀드 고지에 오른 노경은은 이번 시즌에도 44경기에 나서 44.1이닝 1승 3패 16홀드 평균자책점 2.03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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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SSG 랜더스의 마무리 투수 조병현이 6일 kt와의 경기에서 9회를 무실점으로 막아내고 세이브를 따냈다. [사진 = SSG 랜더스] 2025.04.06 photo@newspim.com |
그 뒤로는 신예 이로운이 책임지고 있다. 45경기에 출전해 44이닝 15홀드 평균자책점 1.43을 찍었을 정도로 리그에서 뛰어난 중간계투다. 마지막은 올시즌 최고의 마무리로 등극한 조병현이 대기한다. 조병현은 39경기에 나서 17세이브에 평균자책점 1.38을 기록 중이다.
갈수록 경기장이 무더워지는 만큼, 불펜진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1위부터 5위까지 승차가 5경기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연승 혹은 연패로 한 순간에 순위표가 달라질 수 있다. 체력전 양상으로 흘러가는 만큼 각 팀 필승조들의 활약이 이번 여름 프로야구의 최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thswlgh5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