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성별 기준 스포츠 분리 정책에 굴복
불이익 받은 여성선수들에 사과... 성적 복원도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미국 아이비리그 명문 펜실베이니아대학교가 트랜스젠더 수영선수 리아 토머스의 경기 기록을 공식 삭제했다. 그로 인해 불이익을 받은 여성 선수들의 성적을 복원하기로 했다. 논란의 중심에 섰던 토머스의 NCAA 우승 기록은 이제 역사에서 사라지게 됐다.
AP통신은 2일(한국시간) "펜실베이니아대학교가 리아 토머스의 우승 기록을 홈페이지에서 제거하고, 토머스에게 패한 여성 선수들에게 사과문을 보낼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학교 측은 이들의 성적 복원을 공식화하면서 논란을 잠재우는 데 나섰다.
![]() |
트랜스젠더 수영선수 리아 토머스. [사진=리아 토머스 SNS] |
린다 맥마흔 미국 교육부 장관은 이번 펜실베이니아대학교의 결정을 두고 "여성과 소녀들을 위한 승리"라고 평가했다. 그녀는 "대학이 과거 여성 선수에게 끼친 해악을 바로잡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결정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추진한 '생물학적 성별 기준 스포츠 분리 정책'의 일환이다. 해당 정책은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별을 전환한 트랜스젠더 선수의 여성부 경기 출전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3월 토머스의 NCAA 출전을 허가한 책임을 물어 펜실베이니아대학교에 대한 연방 지원금 1억7500만 달러(약 2376억원)를 삭감한 바 있다.
리아 토머스는 고교 시절 남자부 수영선수로 활약하며 텍사스주 대회에서 상위권 성적을 거뒀다. 2017년 펜실베이니아대학교에 입학했고 2019년부터 성전환 호르몬 치료를 시작한 그는 NCAA의 기준을 충족하며 2021-2022 시즌부터 여성부 경기 출전 자격을 얻었다.
![]() |
트랜스젠더 수영선수 리아 토머스. [사진=리아 토머스 SNS] |
논란의 정점은 2022년 NCAA 디비전1 챔피언십 자유형 500야드 경기였다. 토머스는 이 대회에서 트랜스젠더 선수로는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압도적인 경기력에 당시 많은 이들이 '공정성 훼손'을 문제 삼았다. 여러 선수와 코치는 "남성 호르몬의 잔존 효과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며 우승 무효를 주장했다. 토머스는 "단지 우승을 위해 성전환한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의 행복을 찾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이후 국제수영연맹(World Aquatics)은 트랜스젠더 선수의 출전을 사실상 금지했다. '출생 시 여성'만 여성부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는 규정을 새로 마련한 것이다. 토머스는 이를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psoq133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