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논의 거쳐 형사사법제도 만들어야" 검찰 개혁에 대해 우려
검사 시절 엘리트 코스 거친 '기획통' 평가
검찰 내부선 "검찰개혁 앞두고 이르다" 아쉬움도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심우정 검찰총장이 1일 "여러 상황을 고려했을 때 지금 직을 내려놓는 것이 마지막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사직 인사를 밝혔다. 심 총장이 임기 도중 사의를 표하면서, 그는 검찰총장 임기가 보장된 이후 중도 퇴임한 16번째 총장이 됐다.
심 총장은 이날 '검찰총장 사직 입장문'이라는 제목의 짧은 입장문을 내고 "오늘 검찰총장의 무거운 책무를 내려놓는다"고 전했다. 심 총장은 지난 9월16일 취임한 이후 10개월을 채 채우지 못한 채 총장직을 내려놓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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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정 검찰총장. [사진=뉴스핌DB] |
그는 "형사사법제도는 국민 전체의 생명, 신체, 재산 등 기본권과 직결된 문제로, 시한과 결론을 정해놓고 추진될 경우 예상하지 못한 많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며 현 정부가 추진 중인 '검찰 개혁'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이어 "학계, 실무계 전문가 등 다양한 의견을 충분히 듣고 심도깊은 논의를 거쳐 국민을 위한 형사사법제도가 만들어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 총장은 이원석 전 검찰총장의 후임으로 지난해 9월 16일 임기를 시작했다. 그는 임기 도중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개입 사건'에 대한 재수사를 지휘하고,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과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를 꾸리는 등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수사에 공을 들이기도 했다.
하지만 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사건' 무혐의 처리와 윤 전 대통령의 구속취소 등을 이유로 심 총장에 대한 탄핵을 거론하며 지속해서 압박을 가하기도 했다.
충남 공주 출생인 심 총장은 심대평 전 충남도지사의 장남으로 검찰 내 엘리트 코스를 밟은 대표적인 '기획통'으로 분류됐다.
그는 서울 휘문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2000년 서울지검(현 서울중앙지검) 검사로 임관한 이후 대검찰청 범죄정보2담당관, 법무부 검찰국 형사기획과장·검찰과장, 중앙지검 형사1부장검사, 대검 과학수사기획관 등을 지냈다.
특히 심 총장은 문재인정부 시절 법무부 기획조정실장, 서울동부지검장, 윤석열정부 시절 인천지검장과 대검 차장검사, 법무부 차관 등 요직을 지내며 뚜렷한 정치색 없이 진보·보수 정권에서 모두 중용받았다.
재경지검의 한 차장검사는 "현 정부가 검찰 개혁을 준비하고 검찰을 쪼갠다고 이야기하는 상황에서 앞으로 어떤 결정적인 사건이 있을지 모른다"며 "그런 점을 고려했을 때 내부에선 총장이 조금 더 자리를 지켜주길 바라는 목소리가 컸기 때문에 지금 총장의 사퇴는 조금 아쉽다"고 말했다.
hyun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