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67개사로 연초 대비 '반토막'
동기간 투자금액 6697→2205억원 '급감'
중기·벤처 투자금액 1조원으로 불어나...투심 반등 기대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경기가 위축되면서 비상장기업에 대한 투자 분위기가 냉각되고 있다. 분위기다. 이를 두고 중소기업계에서는 정부 차원에서의 예산 확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 5월 비상장 피투자기업 총 67개...5개월 연속 감소
24일 스타트업 관련 미디어 플랫폼인 스타트업레시피에 따르면 지난달 비상장 투자를 받은 기업 수는 총 67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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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2025.06.24 stpoemseok@newspim.com |
해당 수치는 ▲1월(137개사) ▲2월(100개사) ▲3월(99개사) ▲4월(71개사) ▲5월(67개사) 등 한 번도 반등한 적이 없다. 혁신의숲 기준으로 보더라도 ▲3월(102개사) ▲4월(77개사) ▲5월(70개사) 등 석 달 연속 감소세다.
투자금액도 급감했다. 혁신의숲 기준 지난달 비상장기업 투자금액은 2205억원으로, 전년 동기(6697억원) 대비 67.07%(4492억원)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스타트업 레시피 기준으로도 4760억원에서 2711억원으로 절반 이상 쪼그라들었다.
특히 초기 단계에서의 투심 냉각이 눈에 띈다. 지난달 스타트업이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초기 자금을 유치하는 시드(Seed) 단계에서 투자유치를 받은 기업 수는 4개사였다.
이이 수치는 22개사를 기록했던 올해 1월을 시작으로, 2월(10개사)·3월(9개사)·4월(9개사) 등 다섯 달 연속 줄었다. 불과 넉 달 사이에 5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셈이다.
이처럼 최근 비상장기업에 대한 투자가 줄어든 데 대한 이유로 정부 규제 강화가 꼽힌다.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는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의 매매 가능 투자자 범위를 전문투자자로 제한하고, 거래 종목 기준도 강화했다. 시세조종, 부정거래 등 시장의 불투명성을 막고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려는 목적이었다.
이처럼 정책이 바뀌면서 전문 투자자 비상장주식 시장이 사실상 벤처캐피털(VC), 사모펀드 등 전문 투자자 중심으로 재편됐다. 일반 투자자들은 투자 기회가 줄고, 시장 접근성이 떨어지면서 전체 투자 수요가 감소했다.
탄핵 이후 치러진 대통령 선거도 투자 심리를 냉각시킨 요인이다. 새 정부가 출범하기 전까지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으므로, 주요 투자 기관이 비상장기업의 대선 이후로 투자를 미뤘다는 설명이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 비상장 피투자기업 수는 상대적으로 내림세를 보였다"며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슈로 인한 투자가 지연됐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 중기·벤처 지원에 약 1조 투입...비상장기업 투자 반등 기대
다행인 점은 중소기업계에 대한 투심이 반등할 조짐이 보인다는 것이다. 정부는 올해 2차 추경예산안(추경)에서 중소·벤처기업 지원에 9000억원을 추가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기존 중소기업모태조합출자 본 예산 5000억원에 추경 4000억원이 더해져 약 1조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모태펀드에 대한 VC의 관심도도 높다. VC업계 관계자는 "기업공개(IPO) 시장이 경색된 상태에서 최대 20%까지 구주 매입을 주목적 투자로 인정하는 모태펀드는 VC에 매력적인 선택지다"며 "모태펀드 참여를 위해 VC업계가 적극적으로 달려드는 양상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박 연구원도 "비상장사에 있어서 투자 자금 마련은 정말 중요하고, 정부 예산은 투자 분위기를 살릴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며 "초기 단계에 투자하는 운용사들도 비상장기업 투자에 더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stpoems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