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령·성영탁·오선우 같은 2군 선수들의 활약으로 6연승 질주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KIA가 6월 들어 완전히 달라졌다. 시즌 초반 하위권에 머무르며 위기를 겪던 KIA는 6월 상승세를 타며 4위까지 도약했고, 이제 선두 한화마저 추격 가능한 위치에 있다.
KIA는 지난 22일 인천에서 열린 SSG와의 원정 경기에서 5-4로 승리하며 6연승을 달성했다. 6월 성적은 12승 1무 5패, 승률 0.706으로 한화(0.600)를 앞서며 월간 승률 1위를 유지 중이다. 시즌 누적 성적은 38승 2무 33패. 초반 부진을 극복하고 중위권 싸움을 넘어 우승 경쟁에까지 발을 들여놓은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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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지난 11일 광주 삼성전에서 KIA의 김호령이 6회 2타점 적시타를 친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 = KIA] 2025.06.11 wcn05002@newspim.com |
사실 KIA의 반등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김도영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시즌 초반 이탈한 데 이어 복귀 한 달 만에 다시 같은 부위에 부상을 입었고, 주장 나성범과 베테랑 김선빈, 선발 이의리, 불펜 황동하 등 주축 선수들이 연이어 1군에서 빠졌다. 이범호 감독은 "지금은 젊은 선수들이 역할을 해줘야 할 때"라며 "남아 있는 선수들로 최대한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범호 감독은 위기 속에서 2군에서 해답을 찾아냈다. 이범호 감독은 전남 함평에는 KIA의 2군 훈련장에서 선수들을 물색했다. '함평 타이거즈'라 불릴 만큼 많은 2군 자원이 기회를 얻었고, 김호령·오선우·김규성·성영탁 등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팀의 에너지원이 됐다.
그중 성영탁은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이다. 성영탁은 2024년 신인 드래프트 10라운드 96순위로 입단한 무명 유망주였다. 퓨처스리그(2군)에서 25.1이닝 4.97을 기록한 뒤 1군에 합류한 그는 첫 1군 데뷔 경기인 수원 kt와의 경기에서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가능성을 보였다. 이후 그는 현재 13경기 17.1이닝 동안 안타 단 9개만을 맞으며 무실점으로 신인 필승조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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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지난 22일 문학 SSG전에서 KIA의 김석환이 8회 2점 홈런을 친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사진 = KIA] 2025.06.22 wcn05002@newspim.com |
현재 17.1이닝 무실점은 역대 신인 데뷔 후 무실점 이닝 3위 기록이다. 2002년 현대 조용준(18이닝)이 2위, 2024년 키움 김인범(19.2이닝)이 1위다. 성영탁은 2.2이닝 무실점을 추가하면, KBO 신기록을 세우게 된다.
이범호 감독은 지난 22일 성영탁에 대해 "스트라이크를 자신 있게 던진다. 멘탈이 좋고 변화구 제구도 안정적이다. 발전 가능성이 큰 선수"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2군 선수들의 분전에 더해 기존 전력도 제 몫을 했다. 6월 한 달 동안 외국인 타자 패트릭 위즈덤과 외야수 최원준이 3할대의 타율을 기록했으며, 박찬호(8타점), 최형우(10타점)도 중심타선에서 힘을 보탰다. 외국인 원투펀치인 제임스 네일(평균자책점 2.96)과 아담 올려(평균자책점 3.38)도 제 궤도에 올랐으며, 필승조인 조상우(1.13)와 전상현(1.93), 이준영(2.45), 최지민(2.70)도 실점을 최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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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지난 23일 문학 SSG전에서 KIA의 선발 제임스 네일이 역투하고 있다. [사진 = KIA] 2025.06.22 wcn05002@newspim.com |
6월 KIA의 세부 지표도 왜 팀이 상승세인지를 보여준다. 팀 타율은 0.266으로 전체 8위이지만 팀 OPS(출루율+장타율)는 0.768로 1위 삼성(0.775)에 이어 2위다. 홈런 2위(19개), 타점 4위(79점) 등 득점 생산력이 향상되며 박빙의 승부를 잡아가는 힘이 생겼다.
마운드는 더욱 빛났다. 팀 평균자책점(3.19), 선발진 평균자책점(3.20)으로 1위를 질주하고 있고, 불펜의 평균자책점(3.18) 또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공격과 마운드 모두 상승세를 타며 팀 성적이 수직 상승한 것이다.
이범호 감독은 "부상자가 많아도 새로운 선수들이 부담을 이겨내고 자신감을 얻고 있다"라며 "믿음을 가지고 기용하다 보니 팀 전체에 시너지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 투수들뿐 아니라 양현종, 윤영철, 김도현 등 국내 투수들도 고생하고 있다. 선수들이 팀을 위해 희생하는 모습이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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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지난 19일 광주 kt전에서 KIA의 최형우가 더그아웃에서 환영받고 있다. [사진 = KIA] 2025.06.19 wcn05002@newspim.com |
KIA는 앞으로 더 강력해질 일만 남았다. 7월에 부상 당했던 주전 선수들이 복귀할 예정이다. 가장 먼저 선발 자원인 이의리가 돌아온다, 이의리는 지난 22일 퓨처스리그에 등판해 2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작년 6월 왼쪽 팔꿈치 인대 수술을 받아 시즌을 조기 마감한 뒤 지난해 5월 29일 NC 다이노스전 이후 처음으로 실전 투구를 한 그는 7월 중순 복귀가 예상된다.
나성범, 김도영, 김선빈도 빠르게 재활하며 팀을 도울 준비를 하고 있다. 이 3명의 선수는 7월 중 1군 복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감독은 "일단 부상자 모두 올스타전 이후 복귀를 목표로 맞춰놨고, 가장 늦게 다친 (김)도영이는 좀 더 늦을 수 있다"면서 "이의리의 경우 이제 피칭을 시작해 퓨처스리그까지 소화하면 올 수 있다. 역시 올스타전 전후가 될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wcn050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