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토니상' 박천휴 작가 "마라톤 같던 10년, 뿌듯하게 마무리"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한국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미국 브로드웨이에 진출해 뮤지컬계의 아카데미상, 토니상 6관왕 수상에 성공했다. 극을 집필하고 음악의 작사를 맡은 박천휴 작가는 13일 '어쩌면 해피엔딩' 관련 서면 인터뷰를 통해 향후 활동 계획 등을 밝혔다. 

박천휴 작가는 "'어쩌면 해피엔딩'은 저와 윌 애런슨이 함께 만든 첫 오리지널 스토리"라며 "무척 즐겁기도, 두렵기도 했다. 2014년부터 브로드웨이 개막까지 계속해서 다듬으며 완성도를 조금이라도 높이려 애썼다"며 브로드웨이 입성 과정을 들려줬다.

박천휴 작가. [사진=NHN링크]

이번 작품과 더불어 계속해서 함께 작업하고 있는 작곡가 윌 애런슨과 파트너십에 대해선 "윌은 지금껏 저와 함께 극작을 해왔다"면서 "17년째 매우 가까운 친구사이로 세상을 바라보는 가치관이나 정서가 비슷하다. 서로의 예술관에 대해 존경하는 마음이 있다"면서 오랜 애정을 과시했다.

토니상 수상에 대해선 "미국 영화계처럼, 공연계에도 '어워즈 시즌'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면서 "영화계가 비평가상, 에미와 골든글로브를 거치고 결국 피날레를 오스카 시상식에서 장식하듯, 공연계 또한 비평가상, 드라마 리그와 드라마 데스크를 거쳐 토니 어워즈까지 거의 석 달에 가까운 '어워즈 시즌'동안 무수히 많은 행사와 시상식에 참석하며 홍보해야 했다. 토니 어워즈에 가면서는 피곤함과 설렘, 걱정과 흥분 등 모든 감정이 뒤섞인 기분이었다"고 돌아봤다.

또 "수상 이후 한 명의 창작자로서 생활이 달라지는 건 없을 것"이라며 "지난 10년 동안 긴 마라톤 같았던 서울과 뉴욕에서의 '어쩌면 해피엔딩' 작업 여정을 좀 더 뿌듯하게 마무리한 것 같아 기쁘다"고 밝혔다. 

다음은 박천휴 작가와 서면으로 진행한 일문일답 

Q.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은 작가님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작품이 국내외 관객에게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A. '어쩌면 해피엔딩'은 저와 윌 애런슨이 함께 만든 첫 오리지널 스토리라는 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원작이 없는 세계와 캐릭터들을 온전히 처음부터 만드는 일이 무척 즐겁기도, 두렵기도 했습니다.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특별히 모르겠습니다. 처음 쓰기 시작한 2014년부터 작년 가을 브로드웨이 개막까지, 계속해서 다듬으며 완성도를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 애를 썼습니다. 그게 이유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Q. 윌 애런슨 작곡가와의 협업 방식은? 오랜 시간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는 비결은 무엇인가.

A. 한국에서는 윌을 '작곡가'로 호칭하지만, 윌은 지금껏 계속 저와 함께 극작을 해왔습니다. 미국에서는 저희 둘 다 'writer – 작가' 즉, '쓰는 사람'이라고 호칭합니다. 음표든 활자든 구분하지 않고 저희는 지금껏 계속 쓰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비록 제가 먼저 생각한 아이디어라고 해도, 함께 이야기를 짓고, 음악의 정서와 질감을 정하고, 매일 누구보다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협업합니다. 협업자이기 전에 17년째 매우 가까운 친구 사이이고, 세상을 바라보는 가치관이나 정서에 비슷한 면이 많습니다. 서로의 예술관에 대해 존경하는 마음이 있구요. 그런 믿음을 바탕으로 하다 보니, '내가 할 일' '네가 할 일'을 구분하지 않고 늘 매우 가깝게, 유기적으로 함께 작업합니다. 작업의 지난함과 고통, 즐거움, 그리고 한 작품을 끝냈을 때 느껴지는 성장도 거의 매 순간 함께해 오고 있습니다.

박천휴 작가와 윌 애런슨 작곡가. [사진=NHN링크]

Q. 브로드웨이 공연을 준비하면서 특별히 준비했던 부분은? 브로드웨이 공연이 한국 공연과 다른 점은 무엇이고 차이를 둔 의도도 궁금하다.

A. 한국 공연과 규모가 다른 만큼 연출과 무대에서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한국은 무대전환이 거의 없는 반면 브로드웨이 공연에서는 매우 많은 무대전환과 효과가 쓰입니다. 한국보다 배우의 숫자와 오케스트라의 악기 숫자 등이 조금씩 더 늘어났고, 한국버전에는 암시만 되고 직접적으로 보여주지 않았던 장면을 브로드웨이 버전에서는 추가하기도 했습니다. 반대로 축약되거나 생략된 대사와 넘버도 있구요. 모두 오랫동안 수정 작업을 거치며, 최대한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한 시도들이었습니다.

Q.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해외 관객들에게 어떻게 다가가고 기억되기를 기대했는지. 기억에 남는 현지 관객들의 반응도 있다면 소개해달라.

A. 뉴욕에서 먼 도시에 사는 어느 미국인 관객분의 이야기입니다. 뉴욕으로 혼자 휴가를 오면서 열 개의 공연 티켓을 예매했고, '어쩌면 해피엔딩'이 다섯 번째 공연이었는데, 공연을 보는 내내 집에 있는 아내가 그립고, 함께 손을 잡고 이 공연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대요. 결국, 남은 다섯 개의 공연표를 팔고, 비행기표를 바꾸는 수고를 하면서까지 아내를 좀 더 일찍 보기 위해 집에 돌아갔다고 해요. 그리고 밸런타인데이 선물로 아내와 함께 뉴욕에 와 다시 이 공연을 함께 보기로 했다는 글을 읽었어요. 저에게 직접 쓴 글은 아니었지만, 제가 받을 수 있는 가장 큰 칭찬으로 느껴졌습니다.

Q. 토니 어워즈 수상 당일 어떤 하루를 보냈는지? 수상 이후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이 상이 박천휴 작가 개인에게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
 
A. 미국 영화계처럼, 공연계에도 '어워즈 시즌'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습니다. 영화계가 비평가상, 에미와 골든글로브를 거치고 결국 피날레를 오스카 시상식에서 장식하듯, 공연계 또한 비평가상, 드라마 리그와 드라마 데스크를 거쳐 토니 어워즈까지 거의 석 달에 가까운 '어워즈 시즌'동안 무수히 많은 행사와 시상식에 참석하며 부지런히 작품을 홍보해야 했습니다. 저는 브로드웨이에서는 전혀 알려지지 않은 작가였으니, 제가 얼굴을 비추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해서, 내성적인 성격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사람들을 만나 악수를 하고 다녔습니다. 그러니, 토니 어워즈에 가까워질 무렵에는, 석 달 동안 뛴 마라톤의 피니시라인에 다다른 느낌이었습니다. 몸도 많이 지쳐있었구요. 그래서 토니 어워즈에 가면서는 피곤함과 설렘, 걱정과 흥분 등 모든 감정이 뒤섞인 기분이었습니다. 시상식 자체도 레드카펫부터 마지막 작품상 발표까지 총 일곱 시간이 걸렸구요.

수상 이후 한 명의 창작자로서 생활이 달라지는 건 없을 것 같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긴 마라톤 같았던 서울과 뉴욕에서의 '어쩌면 해피엔딩' 작업 여정을 좀 더 뿌듯하게 마무리한 것 같아 기쁩니다.

[서울=뉴스핌] 최문선 인턴기자 = 8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박천휴 작가와 윌 애런슨 작곡가가 '어쩌면 해피엔딩'으로 수상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6.09 moonddo00@newspim.com

Q. '어쩌면 해피엔딩', '고스트 베이커리'와 같이 한국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 많은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A. 그저 작가로서 저에게 가장 친숙한 세상과 정서를 이야기로 만들고 싶다는 자연스러운 이유였습니다. 스물다섯에 미국으로 유학을 갔기 때문에, 저는 아직도 영어를 할 때 종종 한국식 액센트가 나옵니다. 뉴욕에 오니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해 훨씬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구요. 저와 윌이 만든 '일 테노레'의 1930년대, '고스트 베이커리'의 1970년대를 통해, 한국 관객들에게는 친숙하면서도 묘하게 낯선 질감의 세상을 선보이고 싶었고, 해외 관객들에게는 낯설지만 묘하게 공감되는 세상을 선보이고 싶다 생각했습니다.

Q. '일 테노레', '고스트 베이커리' 등의 미국 공연을 언급했는데 구체적인 진행 상황은? 이 밖에 구상 중이거나 작업하고 있는 작품도 있는지.

A. '일 테노레'와 '고스트 베이커리' 모두 우선 영어로 가사와 대본 수정 작업을 할 계획이고, 뉴욕 현지에서 제작자와 연출 등 좋은 파트너를 찾아야 하는 복잡한 작업들이 남아있습니다. 몇 년 전 이야기를 완성해 놓은 단편영화가 하나 있는데, 뉴욕을 배경으로 한 한국인 커플의 이야기입니다. 지금까지 공연에 더 몰두하느라 계속 미뤄뒀는데, 더 늦기 전에 (이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는 충동이 희미해지기 전에) 이 영화를 꼭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Q. 미국을 비롯해 다양한 국가에서 창작 기회가 있을텐데 앞으로 한국에서의 신작 등 활동 계획은?

A. 한국에서는 작년에 개막한 저희의 신작 '일 테노레'와 '고스트 베이커리'의 재공연을 위해 노력할 계획입니다.

아직 발표가 안 된 TV 드라마 프로젝트가 하나 있구요. 작년 제 연출 데뷔작이었던 연극 '사운드 인사이드' 처럼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의미있는 작품을 번역하고 연출해서 한국 관객분들에게 선보이는 일도 계속하고 싶습니다.

Q. 작가로서 가지고 있는 궁극적인 목표가 있다면? 어떤 창작자로 남고 싶으신지 궁금합니다. 앞으로 어떤 작품을 만들기 원하는지?

A. 그저 어떠한 이야기를,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는 충동과 의지가 계속 되는 한 꾸준하고 진중하게 작업을 이어가는 창작자이고 싶습니다. 제 평생 서울과 뉴욕에서 보낸 시간이 이제 거의 50:50에 가까워지고 있는데요, 두 문화와 언어를 오가는 창작자로서, 조금은 다른 관점이되, 많은 분들에게 공감을 이끌어내고 의미가 있을 이야기들을 만들고 싶습니다.

[서울=뉴스핌] 김영은 인턴기자 = NHN링크가 투자한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브로드웨이 공연 장면 [사진=NHN] 2025.06.10 yek105@newspim.com

Q. 국내외 무대에서 성공을 꿈꾸는 한국의 젊은 창작자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무엇인지.
 
A. 공연을 만드는 일은 평균적으로 5년 이상은 걸리는, 영화나 드라마 보다도 긴 시간 매달려야 하는 일입니다. 반면에, 창작자에 대한 대우는 영화나 드라마에 비해 훨씬 더 보잘것 없는게 현실입니다. 빠른 성공을 위해 뛰어들기에 좋은 직업은 아닌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금 흥행하는 공연들을 교과서처럼 따르기엔 아직 한국 뮤지컬이 산업화한지가 그렇게 길지 않아, 충분한 교과서가 있는것 같지 않습니다. 창작진들이 쉽게 유행에 휩쓸리지 않고 진심으로 이야기와 음악을 써서, 진정성있는 제작자들이 사명감을 가지고 제작해야 버틸 수 있는 과정입니다. 응원하겠습니다.

Q. '어쩌면 해피엔딩'이 10월 한국 공연도 앞두고 있는데 지난해 국내 공연과 달라질 점이 있을까. 작품을 기다리는 한국 관객들에게도 한마디를 남긴다면.

A. 극장이 조금 더 큰 무대로 바뀌면서 시각적인 요소들에 필요한 변화가 있을 예정입니다. (참고로, 극장을 옮기는 건 이미 몇 년 전에 결정된, 이번 토니 어워즈 수상과는 관련 없는 일입니다) 2015년 트라이아웃(시범 공연)으로부터 십 주년을 맞는 이번 공연은, 그간의 여정을 되돌아보며 새로운 공연장에 맞춰 자연스럽게 다듬어질 예정입니다. 또한 과거에 함께했던 배우분들이 이번 무대에 다시 오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도 조심스럽게 가져보고 있습니다. 이번 십주년 공연이 저와 윌뿐 아니라, 그간 이 작품의 여정을 함께해 주신 분들, 그리고 십 년 동안 공감해 주시고 응원해 주신 관객분들 모두에게 행복한 공연이 될 수 있도록 애쓰겠습니다.

jyyang@newspim.com

[관련키워드]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현장] 다시 청와대…낙수효과 기대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지난 22일부터 언론 브리핑이 청와대 춘추관에서 진행되면서, 용산 대통령실 시대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달 말부터 청와대에서 집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다시 청와대 시대가 오는 것이다.  23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부근의 효자동과 통의동 인근 상인들과 주민들을 방문해 대통령실 청와대 복귀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기대하는 이들이 있는 한편, 별 차이가 없을 것이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이들도 있었다. 다만 기자와 취재원들의 만남이 무작위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전체 상인과 주민들의 입장을 대변하지는 않는다.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23일 효자로 남단에서 청와대 방향을 바라본 모습. 우측으로 경복궁 영추문이 눈에 들어온다. 2025.12.23 calebcao@newspim.com ◆ "낙수 효과로 장사 잘 될 것 기대 중" 이날 오전 자하문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50대 여성 A씨는 대통령실 청와대 복귀에 대한 의견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통령실이 청와대로 돌아왔다니까 기대하는게 크다"면서 "아무래도 직원들도 돌아오고 하니 매출이 늘어나지 않겠어요?"라고 예측했다. A씨는 장사를 시작한지 3개월 가량 지났다고 밝혔다. 점심 무렵인 오전 11시쯤 효자동에서 5년째 음식 장사 중인 김광재 청기와집 사장(62)은 대통령실 용산 이전(移轉) 전후를 설명했다. 김 사장은 "용산으로 가기 전에는 점심 장사로만 60~70명 정도를 받았고, 청와대 외곽을 경비서는 경찰 인력들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면서 "그러다가 청와대를 일반인들에게 개방하고 나서는 5~6개월간 관광객이 몰려들며 300명씩 받는 '특수'를 누렸다"고 얘기했다. 그는 "이후에 거의 다 관람하고 나서 청와대 신비감이 떨어졌고 2년 가까이 장사가 엄청 안됐다"면서 "용산으로 가기 전에 비하면 반 토막 정도 떨어진 것 같다. 그래서 다시 대통령실이 돌아온다니까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김 사장과 대화하는 중간에 청와대 외곽 경비를 담당하는 경찰 직원 7명이 식당 안으로 들어왔다. 김 사장이 기자에게 양해를 구하고 손님들의 자리 안내를 한 후 다시 돌아와 인터뷰를 계속했다. "지금도 사람들이 들어오잖아요. 저분들은 기동대인데, 낙수효과지. 근무하는 인원이 몇 천은 될 테니까. 그 안에서 식사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밖으로 나와서 먹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도시락을 맞출 수도 있으니까 우리에겐 기회지." 집회나 시위에 대한 걱정이 없냐는 질문에 김 사장은 "시위 걱정? 시위대가 온다고 식당을 부수진 않으니까, 왔으면 밥이라도 한 그릇 먹겠지 우리 손해는 아닐 겁니다"라면서도 "다만 주민들은 피해를 볼 수도 있겠네요. 막 욕하고 시끄럽게 떠들고 할 테니까"라고 내다봤다. ◆ "별 체감 안 되는데" 시큰둥한 반응...임대료 증가 걱정도 효자동에서 남쪽에 인접한 경복궁 옆 통의동 골목에서 25년째 한식당을 하고 있는 60대 여성 B씨는 "솔직히 (장사가 잘 되는)체감이 아직은 안가요. 뭐 돌아오면 나아지겠지?"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이어 "우리 집은 경찰이나 직원들이 오는 집은 아니에요. 그 전에도 그렇게 많이 오지 않았고. 주로 경복궁에 놀러 온 사람들이 찾아와요"라며 "(이전에 청와대 사람들이)오더라도 그 사람들은 왜 이렇게 룸을 찾는지, 음식 맛보러 오는 게 아니라 대화하려고 오는거야. 그래서 대통령실 돌아왔다고 해도 그냥 그래"라며 얼버무렸다. 경복궁과 통의동을 가르는 효자로변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76세 남성 C씨도 대통령실 복귀가 자신과는 크게 상관이 없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대통령실이 용산으로 갔다가 돌아오는 바람에 상권 변화에 따른 불안정성만 커졌다고 지적했다. "원래 12월은 비수기라 사람이 없어요. 그래서 체감이 안 가는 걸 수도 있는데, 여기서 15년 장사를 했는데, 그 전에도 대통령실 직원들이나 경찰들이 우리 가게에는 오지 않았어요." C씨의 가게는 커피콩을 직접 볶는 '로스팅' 전문점이다. 과거 문재인 정권 시절에는 청와대에서 커피콩을 사러 오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대다수 고객은 경복궁을 찾는 관광객들이다. "대통령실이 용산으로 가기 전에 이 안쪽 골목에는 비싼 한식집들이 많았습니다. 아무래도 고위 관료들을 대상으로 장사를 하는 곳이었겠죠. 그런데 용산으로 가버리니까, 그 집들이 다 카페로 바뀌었어요. 옛날엔 이 근방에 카페가 5~6곳이었는데, 올해만 20곳 넘게 생겼어요." C씨의 설명에 따르면 청와대가 일반인들에게 개방되며 카페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고 한다. C씨의 추측으로는 올해 들어 주변 상점들의 임대차 계약 만료일이 겹쳤는지, 전체적으로 월세가 큰 폭으로 올랐다고 한다. "이 부근 월세가 보통 30평에 500만원을 내는데, 다른 카페들 보면 더 큰 평수겠지만 1000만~1500만원 내는 곳도 있습니다. 근데 보시면 알겠지만 장사가 안돼요. 내 나이에는 돈 벌려고 하는 게 아니라 월세만 내면 버티지만 다른 곳들은 걱정입니다" 집회와 시위가 늘어나는 것에 대한 질문에는 "시위도 두 종류가 있다"며 "무슨 노조들이 하는 시위는 매출과 관계 하나도 없고 시끄럽지만, 여러 시민단체나 각 개인이 와서 하는 시위는 장사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청와대 옆 무궁화동산에서 만난 산책 중이던 동네 주민 D씨는 "원래 여기가 조용하기도 하고 시끄러운 곳"이라며 "용산으로 갔을 때도 큼지막한 시위는 항상 광화문에서 했기 때문에 별 차이는 못 느꼈다"고 얘기했다. D씨는 "옛날 2008년에 광우병 시위를 크게 할 때는 집에 가는 길도 시위대랑 경찰에 막혀서 불편한 게 많았다"면서 "그런 것만 제외하면 동네 사는 게 나쁘진 않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각에선 대통령실 청와대 복귀와 관련해 수백억원의 혈세가 낭비됐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용산에서 다시 청와대로 옮기는 데 드는 비용이 269억원, 그 자리에 국방부가 다시 들어오는 데 238억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022년 윤석열 정부가 용산으로 대통령실을 옮길 때 든 비용 800억원을 합산하면 총 1300억원의 비용이 낭비된 셈이다. calebcao@newspim.com 2025-12-23 15:14
사진
신한카드, 19만명 정보 유출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국내 최대 신용카드사인 신한카드에서 가맹점 대표자 약 19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실이 확인됐다. 신한카드는 해당 사실을 인지한 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신고하고 후속 조치에 착수했다. 신한카드는 23일 가맹점 대표자의 휴대전화번호를 포함한 총 19만2088건의 개인정보가 신규 카드 모집 과정에서 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신한카드 본사 전경[ 사진=신한카드] 2025.06.18 yunyun@newspim.com 유출된 정보는 ▲휴대전화번호 18만1585건 ▲휴대전화번호와 성명 8120건 ▲휴대전화번호·성명·생년·성별 2310건 ▲휴대전화번호·성명·생년월일 73건 등이다. 신한카드는 조사 결과 주민등록번호, 카드번호, 계좌번호 등 민감한 신용정보는 포함되지 않았으며, 가맹점 대표자 정보 외 일반 고객 정보와도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해킹 등 외부 침투로부터 비롯된 것은 아니며 조사 결과 일부 내부 직원의 신규 카드 모집을 위한 일탈로 밝혀진 만큼 유출된 정보가 다른 곳으로 추가 확산될 염려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덧붙였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현재까지 해당 정보로 인한 실제 피해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면서도 "향후 피해가 발생할 경우 적극적으로 보상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한카드는 홈페이지를 통해 사고 사실과 사과문을 게시하고, 가맹점 대표자가 본인의 정보 포함 여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조회 페이지를 운영 중이다. 아울러 개별 안내도 병행하고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이번 일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고객 보호와 유사 사례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당 사안이 '목적 외 개인정보 이용'인지, '정보 유출'인지 추가 조사를 통해 확인해야할 필요가 있으나, 적극적인 고객 보호를 위해 '정보 유출'에 준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yunyun@newspim.com 2025-12-23 14:32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