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이란이 미국의 핵 협상 제안 내용을 거부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의 제안서에는 이란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는 내용은 제시하지 않은 채 이란의 모든 핵 농축 프로그램을 완전 폐기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이란은 그 동안 중동국가인 오만의 중재로 5차례 간접 협상을 진행했고, 이를 바탕으로 미국은 서면으로 협상안을 이란에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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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란의 고위 외교관은 로이터 통신에 "이란은 미국의 제안에 대해 부정적인 답변을 작성 중"이라며 "이는 미국의 제안을 거부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논의를 시작할 가치도 없는(non-starter) 제안"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의 제안에는 이란 영토 내 우라늄 농축에 대한 미국의 입장이 변화가 없고, 제재 해제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없다"며 "조만간 미국 측에 공식적인 답변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의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직접 감독을 받는 '이란 핵 협상 위원회'는 미국의 제안이 완전히 일방적이며 이란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교관은 "이란은 미국 제안을 실현 불가능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미국이) 과도한 요구를 통해 이란에 나쁜 거래를 강요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협상이 완전히 결렬될 경우 유럽은 이란에 더욱 강력한 유엔 제재를 추진하고,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 핵 시설에 대해 연합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란이 반격하면 중동은 급속히 혼돈과 전면전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 가능성도 있다.
이란은 핵 협상을 통해서 평화적 목적의 우라늄 농축과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제재 해제를 주장하고 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란의 우라늄 농축은 완전히 평화적이며 우리 과학자들을 통해 이뤄낸 과학적 성과"라며 "이란 국민은 이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막대한 대가를 치렀으며 수 많은 핵 과학자들이 피를 흘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협상의 목표가 이란이 핵무기를 획득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면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며 "하지만 비현실적인 목표를 추구하고 이란의 평화적 핵 활동을 박탈하는 것이 목표라면 결코 합의에 도달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우리는 이란의 어떠한 우라늄 농축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