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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가 우선?...충남 서천군 신청사, 지선 명분에 혈세 낭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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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군·충남개발공사, 연약지반 불구 지선 일정에 강행
기술적 검토보다 행정적 판단 우선시...곳곳 문제 드러나
'생색내기 책임추궁' 논란...전문가 "행정책임 필요" 지적

[홍성=뉴스핌] 오영균 기자 = 명분만 있으면 과오도 덮어지나.

충남개발공사와 서천군이 지방선거(이하 지선)를 앞세워 무리한 공사로 시민 혈세를 낭비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홍성=뉴스핌] 오영균 기자 = 서천군, 충남개발공사 로고. 2025.05.23 gyun507@newspim.com

이는 지난 민선7기 서천군 신청사 건립 과정에서 지선 일정에 공정을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공사를 추진해 결과적으로 세금만십 수억 원을 낭비해 지탄을 받고 있다.

감사원이 최근 공개한 '충남지역 건설사업 추진싵태'를 보고서 가운데 서천군 신청사 건립 내용과 관련해 서천군과 충남개발공사 문제를 지적했다. 이들은 공사 현장의 연약지반 처리를 하지 않고 공사를 착공해 공사비와 공사기간 증가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서천군은 이미 2017년 도시개발사업 설계 당시 신청사 건축 예정지(2만 9572㎡)가 연약지반임을 인지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약 6개월간의 지반 개량(PBD 공법)을 포함하는 단지조성공사 계획을 세웠다. 2019년 건축공사 설계에도 이는 그대로 반영됐다.

충남개발공사 역시 사업대행자로서 단지조성공사의 지질 조사 결과를 건축공사 설계업체에 제공하고, 연약지반 개량이 완료 후 건축공사를 착공하는 것으로 계획을 수립했다.

하지만 2020년 초 단지조성공사가 입찰 실패로 일정이 지연되자 서천군은 이를 무시하고 건축공사를 먼저 추진할 것을 충남개발공사에 지시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서천군 과장과 담당 팀장은 충남개발공사 측과 협의를 거쳐 연약지반 처리 전임에도 불구하고 2020년 3월 2일 건축공사를 강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결과는 구조물 안전을 심각히 위협할 정도로 참혹했다. 착공 두 달 만인 2020년 5월 공사 중이던 본관동 부근 기초파일 19개가 전도(기울어짐)되는 현상이 발생했고 전 구간에서 87개의 파일이 시공 계획 대비 50㎜ 이상의 심각한 변위를 일으켰다. 내부 파일 중 일부는 최대 400㎜까지 아래로 침하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천군 신청사 건립 당시 기초파일 손상 현황. [사진=감사원] 2025.05.23 gyun507@newspim.com

사태의 심각성에 충남개발공사는 뒤늦게 긴급 안전진단을 실시하고 기존 설계를 변경해 보강공사를 수행했다. 추가 투입된 예산만 약 14억6000만 원(설계변경 포함)으로 공사 기간도 389일 연장됐다. 결국 당초 계획보다 1년 넘게 늦은 2023년 4월에야 준공됐다.

하지만 문제가 여러 곳에서 나타났다. 먼저 행정적 판단이 기술적 검토보다 우선시됐다는 점이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서천군은 건축공사 설계 자문회의에서조차 연약지반 개량 시기를 2020년 3월로 명확히 제시했음에도 공사를 앞당기기 위해 이를 스스로 뒤집었다. 2022년 6월 지선를 앞두고 신청사 준공을 성과로 내세우려는 정치적 판단이 개입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온다.

서천군과 충남개발공사는 각각 감사원 결과를 받아들이며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십 수억원의 혈세를 낭비했음에도 팔이 안으로 굽는 식으로 생색내기 책임추궁에 그쳤다. 감사원은 서천군수에게 관련 공무원에게 주의를 촉구할 것을 요구했고, 충남개발공사 사장에게도 설계변경 등을 하지 않고 업무를 추진한 관계자에 대해 주의줄 것을 권고하는 수준에 머무른 것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계획을 무시하고 정치적 일정을 끼워 맞춘 전형적인 공공사업 실패 사례"라고 지적하며 "관계 공무원들도 이에 대한 명확한 행정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gyun50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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