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10개 만들기, '국공립대 네트워크' 바탕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우리사회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 온 지방소멸, 대학서열화 등에 대한 해법으로 21대 대선 후보들이 제시한 서울대 10개 만들기, 서울대-지역거점대 공동학위제 공약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서울대를 정점으로 한 대학서열화 해소가 핵심이지만, 막대한 예산 투입이 필요한 정책인 만큼 구체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지난 15일 교육공약을 공식화했다. 이 후보는 지역 거점 국립대 육성을 통한 대학서열화를 완화하겠다며 '서울대 10개 만들기' 공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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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뉴스핌] 김학선 기자 = 제21대 대통령 선거가 약 보름 앞으로 다가온 18일 인천 계양구의 한 아파트에서 입주민이 우편함에 있는 책자형 선거공보물을 꺼내고 있다. 2025.05.18 yooksa@newspim.com |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국공립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다. 지역 거점 국립대를 집중 육성해 네트워크를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대학 서열화를 해소하겠다는 개념이다.
앞서 2017년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공약으로 '국공립대 네트워크'를 제시하면서 공론화되기도 했다. 다만 공동 선발, 공동 학위제 실시, 교육비 지원 수준 등에 대한 논의로 이어지지 못했다.
이번 대선에서는 전·현직 교육감과 지역 거점 국립대 총장들이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국립대 10개 만들기가 필요하다는 공식 입장을 내면서 힘이 실리고 있다.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지 않는 정주 여건을 마련한다는 취지도 반영됐다.
문제는 예산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서울대가 학생 1인당 투입하는 예산은 5804만원으로 연간 4500억여억원이 투입된다. 강원대, 경상대국립대 등 지역 거점국립대의 학생 1인당 교육비는 서울대의 약 3분의 1 수준이다.
거점 국립대에 지원하는 정부 예산을 서울대의 70%까지 끌어올리자는 것이 골자이지만, 현실화될 경우 해당 사업에만 약 3조원의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이 후보 측에서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서울대 10개 만들기 공약이 실현될 경우 이른바 '좋은 사립대'가 몰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예산 이외에도 학생 선발, 학위 등 고민해야 할 지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 측이 제시한 '서울대-지역 거점 대학 간 공동학위' 공약은 강점이 있는 지역 대학의 특정 전공을 서울대의 지도 교수, 전공 수업 등과 공유하자는 개념이다. 거점 국립대 학생이 서울대 학생과 동일한 졸업장을 받게한다는 취지다.
앞서 서울대 교수회의도 '대한민국 교육개혁 제안'을 통해 거점 국립대와 서울대가 지도 교수, 전공 수업 등을 공유해 학생들이 같은 졸업장을 받을 수 있는 제도 도입을 제시한 바 있다.
다만 지난해 경상국립대와 서울대가 우주항공 분야에서 공동학위제를 추진했지만, 서울대 학생들이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무산됐다.
이와 관련해 지역 대학의 한 관계자는 "고등교육의 경쟁력이 저하되는 현재 시점에서 개혁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방법은 사회적 공론화를 통해 추진하더라도, 고등교육 개혁은 지금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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