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티빙과 손잡고 멤버십 강화…쿠팡 정조준
배달앱 경쟁, 커머스 넘어서 콘텐츠 영역으로 확산
쿠팡플레이, 6월부터 전면 무료화…OTT 시장 공세 강화
멤버십 구성 유사…가격 등 차별화 전략이 관건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배달 플랫폼 업계의 구독 서비스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업계 1위 배달의민족(배민)은 빠르게 성장하는 2위 쿠팡이츠를 견제하기 위해 OTT 제휴 혜택을 시작하는 등 멤버십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양사 모두 배달, 커머스, OTT를 아우르는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업계는 앞으로 '가격'이 승부를 가를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배민은 최근 OTT 서비스 '티빙'과 제휴를 맺고, 해당 콘텐츠를 포함한 멤버십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는 쿠팡이츠의 '와우 멤버십'에 맞서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쿠팡은 월 7,890원에 쿠팡 커머스, 쿠팡이츠, 쿠팡플레이(OTT)를 통합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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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챗GPT] |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쿠팡의 월 정액 요금이 다소 부담스럽다는 의견도 있지만, 제공되는 혜택은 그만큼 강력해 만족스럽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이용 지표도 이를 뒷받침한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3월 쿠팡이츠의 카드 결제 금액은 약 5,933억 원으로 전년 동기(2,981억 원) 대비 99% 증가했다. 같은 기간 배민은 약 8,759억 원으로 전년 대비 13% 감소했다. 통상 MAU(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정확도가 낮은 지표로 평가되지만, 카드 결제액은 실제 소비자 활동을 반영하는 지표로 신뢰도가 높다.
쿠팡은 1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쿠팡이츠를 포함한 성장 사업 부문이 실적 견인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파페치, 대만, 쿠팡이츠 등 성장 사업 부문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한 1조5,078억 원에 달했다. 비록 쿠팡이츠 단독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국내 지표만으로도 성장세가 뚜렷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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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은 커머스 사업을 강화하며 최근 여러 유통업계와 제휴를 맺고 있다. [사진=배민 제공] |
배민은 한때 독보적인 국내 배달 플랫폼으로 고속 성장했지만, 쿠팡이츠의 등장 이후 1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특히 쿠팡은 자사의 커머스 경쟁력을 기반으로 무료 배달 서비스를 결합해 이용자 확대에 속도를 냈다. 이에 배민도 커머스 사업을 본격화하며 반격에 나선 상태다.
경쟁은 이제 OTT 영역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유통 업계에서는 '구독 전쟁'이 본격화되면서 다양한 플랫폼들이 OTT와의 제휴를 확대해 왔다. 결국 배민도 티빙과 손을 잡으면서 쿠팡과 유사한 서비스 구성을 완성하게 됐다.
멤버십 혜택이 유사해졌지만 경쟁은 더욱 격화되는 양상이다. 쿠팡은 자사 OTT인 쿠팡플레이에 스포츠 단독 중계권을 도입한 데 이어 오는 6월부터는 OTT 최초로 전면 무료화를 시행한다. 멤버십 부담을 줄이고, 콘텐츠 접근성을 높여 고객을 더 끌어모으기 위한 전략이다.
배민과 제휴한 티빙 역시 국내 프로야구 온라인 생중계 권한을 보유한 유일한 OTT로, 스포츠 콘텐츠 측면에서 차별화된 강점을 지닌다. 다만 배민과 티빙의 통합 멤버십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배민클럽의 가격을 지나치게 올려 티빙을 연계한다면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OTT 제휴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기존 혜택과의 균형을 고려한 요금 정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mky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