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필수추경' 10조에..."턱없이 부족"
"산불에 뒤늦게 추경 편성 발표" 지적
[서울=뉴스핌] 윤채영 기자 =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1일 정부가 10조원 규모의 필수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발표한 데 대해 "찔끔 추경은 실물 소비, 투자, 자금시장에 아무런 감동과 영향은 발휘하지 못하면서 재정수지만 악화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기획재정부 차관 출신인 안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부가 제시한 10조원 추경규모는 국내외 시장에 대한민국 정부의 경기 회복 의지에 대한 확실한 시그널을 주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 |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4.10.16 pangbin@newspim.com |
안 의원은 "상당규모로 예상되는 산불피해 복구 예산을 제외한 경기진작 추경규모로만 보면 '무늬만 추경', '찔끔 추경'으로 비춰질 규모"라며 "정부의 경제상황에 대한 문제 인식과 경기침체 타개의지를 의심케 하는 수준으로 보여진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현시점에서 적정 추경규모의 판단기준은 금년 잠재성장율(2%)과 실제성장율(0.9~1.5%)전망치 차이인 GDP 갭을 보충할수 있는 유효수요 수준"이라며 "추경규모가 주저앉은 내수를 일으켜 세울수 있는 정도의 힘은 되어야 경기회복의 마중물 역할을 온전히 할 수 있다"고 짚었다.
안 의원은 이어 "지난 2월 19일 한은 총재는 추경규모로 15~20조원을 제시하시고 이는 GDP 갭 0.2%p을 메울수 있는 수준임을 밝혔다"며 "같은 분석논리를 적용해보면, 한은의 금년 성장율 전망치 1.5%를 전제로 했을때 GDP 갭은 0.5%p가 되고 적정한 추경규모는 37조5000억~ 50조원에 달하는 상황이다. 일부 국제기관 예측대로 성장율이 1% 아래로 꺼진다면 필요한 추경규모는 다시 두배로 커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분석이 국내외 자금시장이나 전문가들의 공통된 입장인데, 정부가 제시한 10조원 추경규모가 국내외 시장에 어떤 정책 시그널을 줄지 의문이 든다"며 "시장의 기대에 호응하면서 재정과 경제성장의 선순환을 유발할 수 있는 과감한 내용의 추경을 정부에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추경 편성 결정 시기에 대해서도 늦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이 '선제적인 추경편성을 통한 경기반전'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35조원 규모의 세부 추경사업을 제안했던 게 지난 2월 13일"이라며 "이후 정부는 세월을 허송하면서 경제를 탈진시킨 채 45일이 지난 뒤에야, 그것도 영남지역 대형산불이라는 발등의 불이 떨어지자 뒤늦게 추경 편성을 발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예산편성권은 행정부에 있다. 정부는 더이상 좌고우면하지말고 소신을 담은 추경안을 신속히 국회에 제출하시라"며 "그 다음은 국회의 몫이다. 행정부가 의도하는 추경 규모와 내용을 미리 국회가 사실상 동의해달라는 것은 오만이요 월권"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ycy148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