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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한덕수 탄핵하나...줄·일괄탄핵이 해법 아닌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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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대 "4월 1일까지 마은혁 임명 안하면 중대결심"
탄핵 추진해도 다 버티면 방법 없어...민심 역풍 우려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더불어민주당의 정부 압박이 위험 수위를 넘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고가 4월로 넘어가면서 인용이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8인의 헌법재판관이  5(인용) 대 3(기각 또는 각하)으로 갈려 '데드락(옴짝달싹 못하는 상황)'에 걸린 것 아니냐는 것이다.

민주당이 무리수로 여겨지는 초강경 행보에 나선 배경이다. 민주당은 4월 1일까지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임명을 하지 않을 경우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을 시사하고 있다. 나아가 국무위원의 줄탄핵까지 거론하고 있다. 윤 대통령 파면이라는 그들의 목표가 무산될지 모른다는 위기감의 표현이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9일 오후 서울 광화문 동십자각 일대에서 열린 야 5당 공동 비상시국 대응을 위한 범국민대회에서 윤 대통령의 파면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03.29 gdlee@newspim.com

민주당은 대통령 대행과 국무위원의 줄탄핵이나 일괄탄핵에 대해 검토를 넘어 실행에 옮길 가능성도 있다. 그만큼 다급하다. 이재명 대표의 최대 리스크인 5개 재판을 감안하면 마냥 기다릴 수 없다. 윤 대통령 탄핵 인용으로 조기 대선으로 가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문제는 줄탄핵과 일괄탄핵이 목적을 달성할 유용한 카드가 될 수 없다는 점이다. 헌재의 윤 대통령 탄핵 인용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 탄핵으로 상황을 바꿀 수 없다. 자칫 감당이 어려운 심각한 민심의 역풍만 부를 소지가 다분하다. 민주당의 고민이 깊어지는 대목이다.    

박찬대, 한덕수 탄핵 시사 =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30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게 "엄중 경고한다. 윤석열 복귀 프로젝트를 멈추고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4월 1일까지 임명하라"며 "4월 1일까지 헌법 책무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민주당은 중대한 결심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주어진 모든 권한을 다 행사하겠다"고 했다. 한 대행에 대한 재탄핵 추진을 강하게 시사한 것이다.

그는 마 후보자 미임명에 대해 "헌재 정상화를 막고 내란 수괴 단죄를 방해해 내란을 지속시키고 국가를 위기로 내몬 죄, 한 대행과 최상목 부총리가 지은 죄가 매우 크고 무겁다"며 "한덕수, 최상목이야말로 대한민국 헌정질서 파괴 주범"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작금의 헌정 붕괴 사태는 고의로 이뤄진 것"이라며 "본질은 윤석열 복귀 음모, 제2의 계엄 획책"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 대행이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는 이유는)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의 임기가 만료되는 18일까지 마 후보자 임명을 고의로 지연해 헌재를 무력화시키겠다는 속셈"이라며 "2명이 퇴임한 뒤 대통령 몫의 2명을 새로 임명해 헌재의 기각 결정을 만들려는 공작"이라고 했다.

그는 4월 1일을 시한으로 정한 이유에 대해 "1일은 국무회의가 예정된 날이고, 한 대행이 충분히 위헌 상황과 국정 혼란에 대해 판단할 수 있는 시간"이라고 했다. 그는 '한 대행을 재탄핵하겠다는 것이냐'는 물음에는 "그 이후에는 이 혼란을 막기 위한 어떤 결단도 할 수 있다"고 했다.

앞서 당 초선의원들은 28일 긴급 성명을 내고 "모레(30일)까지 마 재판관을 임명하지 않는다면, 우리 국회는 아무것도 따지지 않겠다. 바로 한 권한대행에 대한 재탄핵 절차에 들어가겠다"고 했다. 이들은 53명의 이름으로 "모든 국무위원에게도 똑같이 경고한다. 이후 권한대행으로 승계될 경우 마은혁 재판관을 즉시 임명하라. 그렇지 않을 경우, 마찬가지로 우리 국회는 아무것도 따지지 않겠다. 즉시 탄핵하겠다"고 했다.  

줄탄핵 하면 18일 이전 가능한가 = 민주당이 줄탄핵을 예고했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 탄핵을 하려면 우선 탄핵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본회의에 보고한 뒤 24시간이 지나야 의결이 가능하다. 압도적 다수 의석을 가진 만큼 통과는 정해진 수순이다.

탄핵안이 통과되면 후임 대통령 대행에게 적어도 하루는 시간을 줘야 한다. 대행 한 사람을 탄핵하는 데 최소한 3일은 걸린다. 문형배, 이미선 재판관의 퇴임은 4월 18일이다. 18일밖에 남지 않았다. 국무회의를 무력화하려면 6명을 탄핵해야 한다. 아무리 서둘러도 6명 탄핵에 18일이 걸린다. 여의치 않다. 게다가 정부는 3분의 2로 돼 있는 국무회의 의결 규정도 바꾸면 된다는 것이다.

18일 이전에 줄탄핵을 끝내긴 쉽지 않다. 대행과 대행의 대행 등이 연이어 임명을 하지 않고 버티면 사실상 방법이 없다. 민주당이 실행에 옮기기 쉽지 않은 이유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이에 응할지도 불투명하다. 그에겐 엄청난 부담이다.

민심의 역풍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12월 27일 한덕수 대행이 부른 탄핵 역풍을 생생하게 기억할 것이다. 지지율이 급락해 국민의힘에 역전당하는 상황이 초래됐다. 한 사람도 아니고 줄탄핵을 한다면 그때보다 역풍의 수위가 더 심각할 수 있다.

일괄탄핵 하면 마은혁 임명은 누가 하나 = 민주당 일각에서는 일괄 탄핵이 거론된다. 줄탄핵(순차 탄핵)으로는 문형배, 이미선 재판관이 퇴임하는 18일까지 사실상 마 후보자 임명이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 내려지자 대안으로 거론되는 안이다.

한 대행과 국무위원 전원을 한 번에 탄핵하는 안이다. 명분도 실리도 없는 안이지만 과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추진하면 이론상 가능하다. 어떤 탄핵 사유를 제시할지 모르지만 탄핵안이 의결되면 헌재의 심판이 있기까지 모든 국무위원의 직무는 정지된다. 국무회의가 마비되고 임명권자도 사라진다.

일괄탄핵을 하면 마은혁 후보자를 임명할 수 없게 된다. 헌법은 헌재 재판관의 임명권자로 대통령을 명시하고 있고 임기도 6년으로 규정하고 있어서다. 헌법 제111조는 "헌법재판관을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했고, 112조는 "재판관의 임기를 6년으로 한다"고 규정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마은혁 후보의 임기를 대통령 임명 없이, 강제로 개시한다는 발상 자체가 반헌법적"이라며 "법률에 따라서는 연임만 할 수 있을 뿐, 임기를 임의로 창설하는 것은 헌법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문형배 이미선 재판관의 임기를 연장하고 마은혁 후보자를 임명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추진해도 효력이 없다는 논지다. 헌법은 일반법의 상위 법이다.  

민주당이 일괄탄핵을 추진한다면 민심의 역풍은 물론 국정 마비 시도로 위헌 정당 해산 논란에도 직면할 수 있다. 위험 부담이 줄탄핵보다 더 커질 개연성이 다분하다. 민주당이 실행에 옮길 가능성은 낮다.

권 원내대표는 "'국무위원 총탄핵 계획'과 맞물려 추진되는 '헌법기관 임기 임의연장법'은 민주당의 내란 음모가 구체적 실행에 착수했음을 보여준다"며 "정부를 마비시키고, 헌법재판소에 특정 결론을 강압하여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는 것이고 명백한 내란죄"라고 비판했다.

민주 강경 행보 득보다 실 크다 = 민주당의 이 같은 초강경 행보는 다분히 탄핵 인용 분위기를 확산하려는 정치적 의도로 해석된다. 여론조사에서 6대 4 정도로 나오는 탄핵 인용과 기각 여론의 격차를 벌려 헌재의 인용 결론을 유도하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인용 여론을 확산해 현재 기각 또는 각하 입장인 헌법 재판관들에게 심리적 압박을 가하려는 포석이라는 관측도 있다. 민주당이 구체적으로 3명을 적시한 게 이를 뒷받침한다.

박 원내대표는 29일 서울 광화문 동십자각에서 열린 '윤석열 퇴진' 장외 집회에서 김복형·정형식·조한창 헌법재판관의 이름을 거론하며 "국민의 신임을 배신하지 말아야 한다. 을사오적의 길을 가지 말라"고 경고했다. 사실상 이들을 반대파로 지목한 것이다. 역설적으로 민주당도 헌재의 현 상황을 5(인용) 대 3(기각 또는 각하) 구도로 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민주당이 3인을 명시한 것이 악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반대파로 몰린 상황이 되면 더더욱 입장을 바꾸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찬반 여론이 갈린 상황에서 그만큼 부담이 더 커질 수 있어서다.  

민주당의 줄탄핵과 일괄탄핵, 헌재 재판관 압박은 심각한 민심의 역풍을 부를 수 있다. 민주당의 입법 폭주를 우려하는 중도층의 반발 등 여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결국 무리수로 목적을 이루지도 못한 채 민심 역풍에 직면할 수 있다. 따라서 민주당은 여론 추이를 보며 실행 여부를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leejc@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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