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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아닌 '필수'가 된 AI, 예술에선 어떻게 쓰이나…코리아나미술관의 AI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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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의 시대, 예술은 무엇을 질문하는가
코리아나미술관 국제기획전 '합성열병',6월28일까지
국내외 작가 9명의 다양한 질문과 실험 한자리에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현대인에게 인공지능(AI)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궁금한 것을 찾아주는 단순한 검색엔진, 문서작성 등을 도와주는 보조적 도구에 그치지 않고, '삶을 함께 하는 파트너'가 되기 시작했다. 내가 미처 인식하지 않았지만 이미 AI는 내 삶 속으로 깊숙히 들어와 있다. 그렇다면 현대미술에서는 인공지능이 어떻게 인식되고, 어떻게 쓰여지며, 어떻게 평가되고 있을까? 이를 살펴보는 전시가 서울 강남구 코리아나미술관(관장 유상옥·유승희)에서 개막했다.

코리아나미술관은 놀라운 속도로 진화발전하며 우리 삶 속으로 깊숙히 스며든 생성형 AI의 가능성과 한계를 짚어본 국제미술전시를 마련했다. 이 전시는 동시대 작가 9명의 시선으로 인공지능을 둘러싼 인간들의 흥분과 두려움과 현재의 지형을 '합성열병'이란 타이틀로 살펴보고 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싱가포르 출신의 미디어 아티스트 호 루이 안의 '역사의 형상들과 지능의 토대', 2024. 실시간 AI 생성 이미지와 비디오 설치, 컬러, 사운드, 75분, 시트지 가벽, 모래, 캠핑의자. 코리아나미술관 전시전경. 2025.03.30 art29@newspim.com

'합성(synthetic)'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학습하고 새롭게 재구성하는 AI의 생성 메커니즘을 가리키며, '열병(fever)'은 생성형 AI의 급격한 발전이 초래하는 혼란과 불확실성을 의미한다. '합성열병'은 프랑스 철학자 자크 데리다(1930~2004)의 저서 '아카이브 열병(Archive Fever)'(1995)에서 착안한 제목이다. 데리다는 아카이브를 단순히 과거 보존의 공간이 아닌 기억과 망각, 권력과 욕망이 뒤얽힌 역동적인 장으로 봤다. 전시는 이런 개념을 'AI시대의 합성 미디어 환경'으로 확장해 탐구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AI 시대에 우리가 직면한 사회적·문화적 반향과 그로 인해 파생된 쟁점을 9명 작가의 각기 다른 시선으로 조망한다.

◆합성열병:AI의 생성은 곧 합성의 기술, 사회·기술적 변화의 과도기 도래

최근들어 AI의 발전으로 인간과 기술의 관계는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특히 생성형 AI는 강력한 게임 체인저이자 촉진제로 작용하며 현대사회 전반에 커다란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포스코같은 거대 기업은 AI를 활용해 생산성 극대화라는 긍정적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AI는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하기도 하고, 딥페이크, 정보조작, 개인정보및 저작권 침해 등 각종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예술계에서도 양측면이 공존한다. 단순한 프롬프트 입력만으로 텍스트, 이미지, 비디오를 몇초 만에 '뚝딱' 만들어내는 생성형 AI는 인간의 고유한 영역이라 믿었던 '창의성'의 경계를 허물고, 창작의 개념 자체를 재정의하고 있다. 이로써 챗GPT와 같은 AI 기반 생성 모델들은 일상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되며 누구든 손쉽게 고품질의 합성 이미지, '더 진짜 같은 가짜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게 하고 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로렌스 렉(Lawrence Lek)이 인간과 AI의 미래 서사를 다룬 83분 길이의 국내 미발표 영상 '아이돌(AIDOL)', 2019. 코리아나미술관 합성열병 전을 통해 공개되고 있다. [이미지 제공=코리아나미술관] 2025.04.13 art29@newspim.com

생성형 AI는 마법처럼 순식간에 무언가를 만들어내지만, 그 이면에는 우리가 간과했거나 외면했던 이야기가 숨어 있다. 'AI는 정말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 코리아나미술관의 '합성열병'전은 AI 기술을 무조건 비판하거나 찬양하지 않고,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AI가 창작과 사회에 끼치는 복합적 영향과 숨겨진 문제들을 살피고 있다. 이를 통해 관객이 생성형 AI의 환상 너머를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장(場)을 만들고 있다.

◆국내 최초 공개되는 해외 작품과 국내 작가들의 신작을 한 자리에

'합성열병'전에 참여한 작가들은 인간의 주체성과 예술가로서의 정체성, 데이터 추출과 편향, AI 환각, 유령노동 등 다양한 주제를 사진, 회화, 미디어 설치작품 약 30점을 통해 다층적으로 선보인다.

코리아나미술관의 유승희 관장은 "AI 하면 무조건 낯설고, 어렵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오늘 이 AI 시대에 우리가 직면한 사회적·문화적 반향에 대한 쟁점을 다각도로 살펴보고자 기획전을 마련했다. 최근 AI 아트의 확산 속도가 무서울 정도로 빨라 놀라울 정도다. 생성형 AI의 가능성과 한계, 미래를 동시대 작가들의 시선으로 조망해봤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는 국내에 처음 공개되는 해외 작가들의 작품과 국내 작가들의 신작을 두루 만나 볼 수 있다. 국제적으로 활동하는 미디어 아티스트 로렌스 렉(b.1982)이 인간과 AI의 미래 서사를 다룬 83분 길이의 국내 미발표 영상 '아이돌(AIDOL)'(2019)이 최초 공개돼 눈길을 끈다.

독일 출생의 말레이시아계 중국인으로 런던서 활동 중인 로렌스 렉은 동남아시아의 지정학적 현실을 반영한 미래 세계를 몰입형 가상환경으로 구현한다. 이를 통해 사회·정치 구조 속 예술과 기술이 재구성되는 미래를 그려왔는데 그의 대표작인 '아이돌'은 중화미래주의 세계관으로 구성한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이다. 트랙비디오 형식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2065년 가상의 말레이시아를 배경으로 쇠락한 왕년의 슈퍼스타(디바)가 e스포츠올림픽 '콜 오브 뷰티'의 복귀공연을 위해 AI 작곡가 지오(Geo)를 몰래 영입해 히트곡을 만드는 과정을 담았다. 이 서사를 통해 로렌스 렉은 '인간(바이오)' 대 '인공지능(신스)'간의 길고 복잡한 투쟁을 다루며 예술의 독창성과 AI와의 미래 관계에 대해 예리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 요나스 룬드 '어떤 것의 미래' 2023, 단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13분41초. [사진=코리아나미술관]2 025.04.01 art29@newspim.com

올 봄 막을 내린 파리 퐁피두센터의 'AI'전에 초대받았던 싱가포르 작가 호 루이 안(b.1990)은 퐁피두센터에서 선보인 신작 '역사의 형상들과 지능의 토대'를 한국팬에게 공개한다. 작가는 목가적 풍경의 초대형 사진 패널을 세우고 그 앞에 두 대의 대형 모니터를 설치했다. 왼쪽에는 작가의 논지를 설명하는 강연 자료가 상영되고 있고, 오른쪽에는 그 내용을 바탕으로 생성형 AI가 실시간으로 만들어내는 이미지가 송출된다. 관람객은 캠핑의자에 앉아 헤드셋을 끼고 인공지능이 기술적 도구를 뛰어넘어 사회적 기억과 권력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살피게 된다.

호 루이 안은 글로벌 거버넌스와 포스트식민주의 사회에서 노동과 기술, 자본의 교차점에 주목한다. 이번 작품은 작가가 구글의 문화연구소 행사에 참석해 듣게 된 발표에서 비롯됐다. 싱가포르 국립미술관에 소장된 싱가포르 화가 추아 미아 티의 그림 속 인물을 마주한 경험으로부터 시작해, 사이버네틱스, 식민주의 전략, 후기자본주의, 말레이반도의 역사를 마셜 맥루한의 '지구촌' 개념과 연결해 식민주의적 감시체계와 현대 AI 네트워크의 유사성과 함께 글로벌 네트워크의 문화적 조건을 다루고 있다.

작가는 AI가 데이터를 학습하고 생성하는 과정을 분석하면서 신경망 모델이 역사적 형상들을 단순한 데이터 패턴으로 변환할 때 그에 대한 성찰과 윤리적 판단은 사라질 수 있음을 밝힌다. 특히 학습을 위한 데이터셋에는 편향이 존재하는 한편, 신경망은 어떠한 역사적 판단과 윤리적 입장에도 편향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스웨덴과 네덜란드를 오가며 활동하는 작가 요나스 룬드(b.1984)는 생성형 AI로 영상과 이미지를 제작한 두점의 단채널 비디오 작품을 출품했다. 작가는 근미래 인공지능과 자동화된 시스템이 인간사회의 구조, 정체성, 창의성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하고 있다.

먼저 '아무것도 아닌 것의 미래'는 인공지능 및 기술의 발달로 자동화된 기계가 업무를 대체하고, 인간의 일자리와 자율성이 위협받는 미래에서 개별 주체들의 절망, 불안, 저항을 다루고 있다. '어떤 것의 미래'는 일곱 개의 집단 그룹상담을 통해 인공지능과 공존하는 사회에서 인간이 겪는 소외, 정체성 변화, 기술의존성이 초래하는 불안 등을 고찰한다. 두 작품에서 작가는 기술이 주도하는 사회에서 인간의 역할과 가치를 재고하고, 기술 발전이 가져오는 윤리적, 철학적 쟁점을 제시하고 있다.

말레이반도의 디아스포라와 탈식민주의 역사에 스며있는 거대 서사를 다뤄온 프리야기타 디아(b.1992)는 '열대 터빈'아라는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열대 터빈'은 동남아시아의 고무 플랜테이션 역사와 디지털 시대의 '데이터 추출주의'사이의 유사성에 주목한 2채널 비디오 작품이다. 작가는 두 착취의 형태가 서로 다른 듯하지만 종국적으로는 오버랩된다고 주장한다. 즉 식민시대의 추출이 권력의 불균형, 불투명성 같은 원칙을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오늘날 디지털사회에서는 인간 활동이 AI와 알고리즘을 통해 분석되고 수치로 변환돼 데이터화되면서 새로운 형식의 착취와 식민지적 관행으로 이어진다고 비교했다.

영상 속에 등장하는 나선형의 소용돌이는 고무 채취 패턴을 재구성한 것으로 식민지적 추출을 은유한다. 나선형은 중심으로의 이동과 그로부터의 이탈이 가능한 형태이며, 이는 관객을 창조와 소멸의 무한한 세계로 이끌고 식민지적 권력과 착취의 본질을 넘어 이러한 고리를 풀고 재조정하는 방식을 상상하게 만든다.

[서울=뉴스핌] 정영호 'Face Shopping' 연작, 2020,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 50x40cm(each).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5.03.30 art29@newspim.com

한국 작가인 김현석(b.1988)은 인공지능과 공동집필한 소설을 오디오 설치형식으로 제안한 '메모리즈'를 출품했다. '메모리즈'는 구버전의 텍스트 생성 AI모델인 GPT-3와 작가가 함께 한줄씩 주고받으며 공동집필한 8편의 옴니버스 소설이다. 각 소설은 '1975년 최초의 디지털 이미지'부터 '딥페이크 오바마'까지 디지털 이미지 처리역사의 분수령이 된 8개의 이미지를 소재로 하고 있다. 이 작품은 2021, 2023년 각기 다른 형식으로 발표됐고, 이번에는 2025년 새 버전을 만날 수 있다.

관객은 푹신한 빈백 소파에 앉아, 캐릭터 손 모양의 3D조형물이 들고 있는 스마트폰 화면에 재생되는 영상과 함께 오디오북 형식의 소설을 들을 수 있다. 전통적인 '독서' 보다는 영상콘텐츠 시청이 압도적으로 증가한 현대의 미디어 소비 행태의 변화, AI 음성 합성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오디오북 콘텐츠의 확산 등 기술이 사회·문화에 미치는 영향을 은유적으로 드러낸 작업이다.   

정영호(b.1989)는 사진을 중심으로 동시대 기술매체가 시각 경험을 매개하는 방식을 탐구하며, 스크린을 경유해 마주하는 AI 생성 이미지와 육안으로 경험하는 현실세계와의 간극을 조명한다. 마치 현실세계에 존재하는 것 같은 가상의 이미지를 통해 실재와 재현, 원본과 변형의 구분이 점차 해체되고 있는 현실을 다룬다.

정영호의 출품작을 가까이 들여다보면 빨강, 파랑, 초록으로 구성된 패턴이 명도 차이를 두고 배치되어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작가는 스마트폰에 사진을 띄우고 카메라를 스크린에 밀착해 접사촬영하는 방식을 통해 패턴을 가시화한다. 전시에 소개된 작품에서 이러한 패턴을 발견할 수 있으며, 흑백 사진과 프린트가 중첩되어 있는 '무릎 수건'에서는 두 이미지를 통해 서로 다른 세계의 대비를 살펴볼 수 있다. 카메라를 비롯한 네트워크, 스크린 등의 물리적인 기술 조건을 거친 화면으로 세상을 인식하는 것과 현실세계에서 느끼는 감각과 정서의 차이를 주목한 작품이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방소윤 '내가 너를 보듯, 너도 나를 보았니?' 2024, 캔버스에 아크릴, 175x175cm. [이미지 제공=코리아나미술관] [이미지 제공=코리아나미술관] 2025.03.30 art29@newspim.com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인 방소윤(b.1992)은 동등한 위계의 디지털및 현실 경험을 바탕으로 두 세계간 감각적 간극을 회화를 통해 탐구해왔다. 작가는 3D 프로그램및 AI 기술로 가상의 이미지를 구현한 뒤, 이를 캔버스에 재현하는 방식으로 디지털 세계와 물리적 현실의 접점을 만들어낸다. 디지털 텍스처의 매끄러움을 가시화하기 위해 미세한 입자를 표면에 분사하는 방식의 에어브러시를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의 '폴리모프' 연작은 작가가 AI 이미지 생성기를 동등한 인격체로 간주하고 대화하는 과정에서 생성한 이미지로부터 시작된다. 작가는 작은 황동조각 '무제'를 AI에게 학습시키며, 가상의 이미지에 탈 조각을 씌우고 인공지능과 함께 이미지를 재구성(reimage)했다. 이 과정에서 AI는 배경과 형상을 구분하지 못하며 이해할 수 없는 형태로 인식했고, 이로 인해 빈틈과 오류의 결과물로 새로운 존재를 만들어냈다. 방소윤은 이같은 재구성 과정을 계속 추적하고 변형하며,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진화하는 형상의 일부를 캔버스에 담아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양아치 '고스트 1.0.0 '.2025, 2채널 비디오(프로젝션+모니터), 컬러, 사운드, 35분, 혼합매체, 가변크기. 코리아나미술관 전시전경. 2025.03.30 art29@newspim.com

양아치(b.1970)는 기술중심 사회 속 새로운 기술의 가능성과 그 이면의 사회문화, 정치적인 영향력을 비판적인 태도로 탐구해온 작가다. 감시 기술, 빅데이터, 인공지능, 스마트 시티 등의 미래지향적 기술과 매개하는 현실을 다양한 매체를 통해 모색해왔다. 그의 신작 '고스트 1.0.0'는 오랜 기간 지속해온 리서치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며, 비물리적 환경이라 여겨지는 인공지능을 둘러싼 물리적 환경을 탐구한다. 프로젝션된 화면에서 작가는 구글 어스(Google Earth)의 위성 이미지를 통해 데이터센터, 반도체 산업단지 등 현대기술 인프라와 밀접한 장소를 주목하는데, 이들 일부는 한국에서 보안을 위해 감춰진 시설이다.

모니터에는 가상의 인물 '샐리'가 시리, 빅스비 같은 지능형 개인비서를 부르며 유령, 플랫폼, 인공지능에 대한 문답을 나눈다. 작가는 개인과 사회, 자본과 군사, 데이터와 환경파괴가 얽힌 복합적 네트워크에 접근하며, 인공지능과 빅데이터가 개인의 정보와 국가안보를 어떻게 재구성하는지 탐구한다. 이를 통해 기술이 단순히 도구가 아니라 인간과 자연, 권력구조와 네트워크에 긴밀히 영향을 미치는 복합적 장치임을 드러내고 있다.

기술과 기계가 인간과 맺는 관계에 관심을 갖고, 디지털과 아날로그, 가상과 현실세계의 교차점을 탐구해온 장진승(b.1991)은 이번 전시에서 고도화된 AI를 탑재한 전쟁기계와 자율무기 활용이 촉발한 사회적 변화와 새로운 시각 체계에 주목한 신작 영상을 선보인다.

장진승의 '깊은 정찰:스펙트럼 해독자' 속 가상세계의 시뮬레이션은 현실적 비현실을, 풀-스펙트럼 카메라로 촬영한 현실 이미지는 역설적으로 비현실적 풍경을 그려내며 서사를 펼쳐간다. 영상의 주인공인 해독자는 설산에서 처음 감지한 신호를 따라 사막을 힘들게 지나며 현실과 가상의 경계는 흐려진다. 마침내 섬에서 그는 결국 신호를 해독하는 존재에서 생성하는 존재로 변모하고, 도시에서는 더 이상 무엇을 해독할 필요 없이 기계가 바라본 세계와 마주한다. 결국 인간의 시선은 이제 기계적 시각을 이해할 수 없는 잔향으로만 남게 된다. 제목에 언급된 '스펙트럼 해독'은 알고리즘의 규칙과 체계를 파악하는 과정으로, 데이터의 구조와 인간이 볼 수 없는 것을 보는 기계의 시각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장진승 '깊은 정찰:스펙트럼 해독자', 2025, 단채널비디오, 컬러 사운드, 15분.[이미지 제공=코리아나미술관] 2025.03.30 art29@newspim.com

'오늘날 AI는 예술에 어떻게 스며들고, 과연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한 '합성열병'전은 막연하게 알고 있던 인공지능과 예술과의 관계, 인공지능 기술의 가능성과 한계, 문제점 등을 돌아보게 한다.

서지은 학예팀장은 "생성형 AI라는 기술은 예술계에서도 가장 뜨거운 이슈이자 많은 성찰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를 무조건 찬양하거나 무조건 비판하기 보다는 'AI가 과연 예술가를 뛰어넘어, 창조의 주체가 될 수 있는가'를 살펴보고, 기술 이면에 도사린 여러 단면과 요소들을 작가의 작품과 함께 탐색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세계 주요 미술관, AI 전시 잇따라 개최

근래들어 세계 주요 미술관들은 인공지능(AI)을 현대미술과 테크놀로지의 관점에서 탐구하는 전시를 잇따라 개최하고 있다. 도쿄 모리미술관은 '머신 러브: 비디오 게임, AI, 그리고 현대미술'을 올 2월부터 개최 중이다. 프랑스의 퐁피두센터가 인공지능을 테마로 한 기획전을 개최한데 이어 파리의 현대미술관인 주드폼(Jeu de Paume) 국립미술관도 'AI에 따른 세계'를 최근 개막했다. 지난 10년간 현대예술가들이 AI를 활용한 방식과 AI가 미술 안에서 자리잡아온 과정을 살펴본 전시다. 이같은 글로벌 흐름 속에서 한국의 코리아나미술관의 '합성열병'은 시의성 있는 기획전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한편 대중에게 'AI 아트'를 각인시킨 곳은 글로벌 미술품경매사 크리스티다. 크리스티는 지난 2018년 프랑스의 3인조 작가그룹 오비어스가 AI를 활용해 그린 가상의 남성초상화를 약 5억원에 판매해 엄청난 파란을 일으켰다. 예상가의 40배가 넘는 금액이었다. 이 사건 후 각국에서 AI 아트가 봇물처럼 쏟아져 나왔고, AI 테크놀로지를 작업에 솜씨 좋게 녹여내는 레픽 아나돌(미국)같은 슈퍼스타 작가들도 잇따라 탄생했다.

크리스티는 올 2월에는 AI로 만든 작품만 모은 '증강지능'경매를 개최했는데, 이 소식에 6500명에 이르는 인간 예술가들이 '경매취소'를 요구하며 거세게 반발했다. 이들은 "작품 생성을 위해 사용된 AI 도구들이 예술가들의 허락 없이 작품을 학습했다. 저작권 침해이자 도용이다"라고 목청을 높였다. 그러나 크리스티는 경매를 강행했고, 34점 중 28점이 판매되는 성과(낙찰액 총10억원)를 거뒀다. 

소더비도 작년 11월 AI 로봇아티스트 '아이다'가 그린 천재수학자 앨런 튜링(영국)의 초상화 '인공지능 신(AI God)'을 추정가의 7배에 달하는 15억원에 팔며 기염을 토했다. 앨런 튜링은 'AI의 아버지'라 불리는 과학자인데 로봇 아티스트가 튜링을 그렸다는 점이 화제를 증폭시켰다. 이 사건으로 AI와 예술의 교차점이 확대되고, 다변화되고 있음을 환기시켰다. 아이다의 창작자인 에이단 멜러는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윤리적·사회적 문제가 제기되고 있지만 도도한 흐름은 시작됐다. 이번 초상화는 AI의 힘이 우리를 어디로, 어떻게 이끌것인지 질문하게 한다"고 했다.

예술에서 AI가 어떻게 인식되고 있고, 어떻게 쓰이며, 어떻게 평가 해석되고 있을까를 다양한 작업을 통해 짚어본 코리아나미술관의 기획전 '합성열병'은 오는 6월 28일까지 계속된다. 또한 미술관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박물관협회가 주관하는 '2025 박물관·미술관 주간(5.2~5.31)'의 공식 프로그램으로 선정된 '게더링 AI-모두를 위한 기술 접근성'을 운영한다. 강연과 워크숍, AI 리터러시 레벨 테스트, 보드게임 체험존 등으로 구성된 이 프로그램은 AI기술에 대한 이해와 예술의 관계를 깊이 탐구할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한편 코리아나화장박물관에서는 서른번째 소장품테마전인 '정성을 담은 보자기'를 오는 8월 14일까지 개최한다.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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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가 '조선'인가 호칭 논쟁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최슬아 숭실대 교수는 29일 "북한이라는 호명이 상대방을 한반도의 일부처럼 위치시킨다면 조선이라는 호명은 하나의 독립된 행위자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북한을 인정해야 된다는 주장은 어떤 온정적인 제안이 아니라 상대를 인정함으로써 불안을 낮추고 관계를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굉장히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정치학회(회장 윤종빈)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평화 공존을 위한 이름 부르기:북한인가 조선인가' 주제로 특별학술회의를 열었다. 통일부는 관련 논의를 공론화한다는 취지에서 이번 학술회의를 후원했다. 사회를 맡은 권만학 경희대 명예교수는 "호칭은 기본적으로 식별 기능을 갖지만 정치적 호칭이 되는 순간 이데올로기를 담게 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북한은 '대한민국'을 공식 명칭으로 부르며 남쪽을 외국으로 재정의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북한' '북측'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며 토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들어서며 도어스태핑을 갖고 최근 북한 '핵시설'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김성경 "호칭은 분단 산물…'조선' 관계 전환 출발점" 김성경 서강대 교수는 "북한이라는 호명은 비공식적·약칭적 표현이지만 분단 80년 동안 누적된 정치적 의미를 가진 것"이라면서 "북한을 계속 북한이라고 부르는 한 우리 안에 북한이 계속 갇힐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학계에서는 (북한을) 조선, 북조선으로 부르는 경향이 좀 있었다"며 "남과 북의 국가 정체성이 이미 상당히 공고화돼 있는 현 상황에서 국가와 국가 사이의 관계 맺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북한을 계속 유지한다는 것이 평화공존이나 통일에 더 도움이 된다는 논리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면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통일은 남북이 서로를 인정 존중하고 그 맥락 안에서 관계를 맺고 남북 주민이 통일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 권은민 "국호 사용, 국가 승인 아냐…정치가 먼저, 법은 따라간다" 권은민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DPRK'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것이 꼭 국가 승인이나 정부 승인을 구성하지는 않는다"면서 "국가 승인은 정치적 행위이고 국가 의사 표시다. 그렇게 부르더라도 국가 승인과는 무관하다라고 선언을 하면 정리가 되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관계는 법률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정치의 영역에 가까운 것 같다"면서 "과거에도 정치가 큰 틀을 규정하고 법과 제도가 따라가는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 기본합의서 제1조는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돼 있다"면서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는 것이 그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권 변호사는 "국호 사용은 상호 주권을 존중하는 취지의 기존 합의를 계승하는 것"이라면서 "당사자 표기는 상대방이 원하는 공식 국호를 불러주고 그것이 국가 승인은 아니다라는 것을 전제로 하면 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군수공업을 담당하는 제2경제위 산하 중요 군수공장을 방문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이 이 공장에서 생산된 권총으로 사격하는 모습.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03.12 yjlee@newspim.com ◆ 이동기 "독일도 경멸적 호칭 쓰다 공식 국호 전환…출발은 이름" 이동기 강원대 교수는 "서독은 동독을 경멸적 표현으로 불렀지만 긴장이 격화되면서 더 큰 평화 정치에 대한 구상이 폭발했다"면서 "국제 환경이 좋지 않을수록 평화 화해 논의가 공존에 대한 요구나 필요를 폭발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독일 정치권에서는 헤르베르트 베너 전독문제부(통일부) 장관이 가장 먼저 동독 공식 국호를 사용했다"며 "당시에는 언론의 융단 폭격을 받았지만 시간이 해결해줬다. 국제법적으로는 여전히 인정하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는 국가로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원칙을 고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인내만으로도 부족하다"면서 "결국 원칙 고수와 실용주의가 결합하는 모든 출발은 국호의 제대로 된 호명이고,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근본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호칭 변경, 굴복 아닌 공존 가능성 넓히는 정치적 전략" 패널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조선 호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제시했다. 김태경 성공회대 교수는 "젊은 세대에는 '둘의 우리'가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시점"이라며 "우리가 조선을 일종의 주권 국가로서 인정하는 과정은 결국 우리에 대한 자기 인정과 그들에 대한 인정이 같이 결합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주희 국립부경대 교수는 "핵심은 인정과 통일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라면서 "실질적으로 가는 데 있어서는 담론과 제도, 정치 차원에서의 접근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호칭을 바꾸는 것은 굴복이 아니라 적대를 줄이고 공존의 가능성을 넓히는 하나의 정치적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hyun9@newspim.com 2026-04-2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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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알發 쇼크에 리츠업계 초긴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내 1호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인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자산 가치 하락과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상장 리츠 가운데 사실상 첫 디폴트 사례가 발생하면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개별 리츠의 리스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며, 전체 시장으로 확산되는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는 관련 시장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하는 한편, 필요 시 유동성 지원과 함께 구조 개선을 병행하는 등 시장 안정화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AI 그래픽 생성=정영희 기자] ◆ 무너진 해외 부동산 가치…유동성 위기 예견됐나 30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제이알투자운용의 기업회생 절차 돌입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국내 대형 독립계 리츠 자산관리회사인 제이알투자운용이 2020년 국내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안착시킨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다. 벨기에 브뤼셀 중심부에 위치한 파이낸스타워와 미국 뉴욕 맨해튼의 498세븐스애비뉴 등 대형 상업용 오피스 빌딩을 기초 자산으로 편입해 운용해 왔다. 그러나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 가치가 떨어지면서, 단기사채 4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지난 27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한국거래소는 전일 매매 거래를 정지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번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1월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으나 해외 자산의 감정평가서 수신 지연 등을 이유로 한 달 만인 2월 이를 자진 철회했다. 핵심 자산인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의 감정평가액이 급락하면서 현지 대주단과 약정한 담보인정비율을 초과했다. 임대료 등으로 발생한 현금 흐름을 대출 상환에 우선 충당하도록 묶어두는 캐시트랩(Cash Trap, 현금 동결)이 발동되더니 기업회생으로 이어졌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올 들어 차입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환헤지(환율 고정 상품) 정산금 명목으로 약 1000억원의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시급하다"며 "캐시트랩 해소를 위해서는 약 7830만유로(한화 약 1354억원)의 현지 차입금 상환을 위한 추가 재원 조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일제히 꺾인 리츠주…시스템 리스크 확산은 기우? 이 같은 악재에 상장 리츠 전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실제로 한국거래소 거래 동향을 살펴보면 이날 리츠 종목들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큰 폭으로 미끄러진 것을 비롯해 한화리츠, 삼성FN리츠, SK리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등이 급락세를 면치 못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뚜렷한 성장 가도를 달리던 리츠 업계는 발을 동동 구르는 처지가 됐다. 한국리츠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25개 리츠의 시가총액은 9조7778억원을 기록했다. 리츠 시장은 지난해 1월 8조103억원 수준에서 같은 해 9월 9조2048억원을 돌파했고 5개월 만인 지난 2월에는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몸집을 불려왔다. 그동안 일반 주식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최근 코스피 강세장 속에서 안정적인 피난처로 주목받은 결과다. 법적으로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 덕분에 확실한 현금 흐름을 선호하는 투자 자금이 대거 몰린 것도 호재 원인 중 하나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파장이 전체 금융 시장으로 퍼질 것이란 예측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국내 상장 리츠 22개사 중 해외 자산을 보유한 비중은 14.3%이지만, 전체 자산 기준으로 환산하면 해외 자산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국내 상장 리츠의 총투자 자산 대비 해외 자산이 차지하는 파이가 극히 작아 전이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지난달 말 자산 구성 및 투자 유형별 포트폴리오 비중을 보면 주택이 44.0%로 가장 컸다. 오피스는 35.3%에 머물렀으며 리테일 6.4%, 물류 6.4%, 혼합형 3.6%, 기타 3.2%, 호텔 1.1% 순으로 나타나 이번 위기의 진원지인 해외 오피스 리스크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제이알리츠의 최근 기준 발행 잔액이 약 4000억원으로 전체 크레딧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찻잔 속의 태풍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일반 크레딧물과 달리 리츠가 발행한 회사채는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굴러가는 국내 크레딧 시장 심리에 타격을 주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이벤트가 단기사채 미상환으로 불거진 만큼 단기 자금 시장 경색이 회사채 시장으로 파급될까 우려하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최근 풍부한 단기 자금을 바탕으로 기업어음 금리가 안정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어 과거의 신용 위기와는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 국토부 방화벽 구축 총력전…상장리츠, 자산 다각화 과제로 다만 해외 부동산 자산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리츠 종목들은 당분간 위축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해외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상장 리츠는 KB스타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등이다. 이 중 해외 자산 구성 비중이 100%인 곳이 3개사, 50% 이상이 2개사, 50% 미만이 3개사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일본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에 간접 투자 중이며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미국 소재 임대주택 및 대학 기숙사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은미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해외 자산의 장부 가치 비중이 각 리츠 총자산의 5~30% 수준에 그쳐 전반적인 쏠림 현상은 없다"면서도 "해외 자산을 보유한 개별 리츠의 경우 현지 대출 약정 위반에 따른 현금 흐름 통제와 국내 채무 차환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동시에 겪을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한파도 부담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요 도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7% 떨어졌다. 고점을 찍었던 2022년과 15%나 증발했다. 런던과 베를린 등 유럽 주요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30% 넘게 폭락했다. 정부도 사태의 엄중함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방화벽 구축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김이탁 제1차관 주재로 금융위원회, 한국부동산원, 금융감독원 등 관계 부처를 긴급 소집해 점검 회의를 열었다. 리츠 시장 전반의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응 방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이알글로벌리츠의 부실화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전일 합동 검사에 착수했으며,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며 "시장 안정을 위해서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최대주주가 되는 앵커리츠를 공급하고, 변동성이 통제 수준을 넘어설 경우 채권 및 자금 시장 안정 프로그램 규모를 즉각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사태 수습을 넘어 리츠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장 리츠의 주가를 궤도에 올려놓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보의 투명성이 담보된 상태에서 시장 상황에 맞게 자금 조달의 유연성을 높여주고, 우량 자산 편입과 리츠 간 합병을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며 "자산관리회사 역시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운용 현황과 배당 전략 등을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함으로써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불신을 거둬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6-04-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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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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