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회담에서 전격 합의...우크라가 美 제안 수용
美, 우크라 군사 지원 재개
미 국무 "러시아도 화답해야"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우크라이나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제안한 30일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임시 휴전 방안에 전격 합의하면서 3년 넘게 이어진 전쟁을 멈추기 위한 돌파구가 마련될 지 주목된다.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11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고위급 회담을 마친 뒤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미국 측이 제안한 30일 간의 임시 휴전방안을 수용하기로 했다.
양국은 또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의 대가로 미국이 요구해온 '광물협정' 역시 가능한 한 조기에 타결하기로 했다.
미국 정부는 이와함께 최근 중단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재개키로 했다.
![]() |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미국-우크라이나 고위급 회담. [사진=로이터 뉴스핌] |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회담을 마친 뒤 "이제 우크라이나 평화와 관련해 공은 러시아 쪽으로 넘어갔다"면서 "우크라이나가 긍정적 조치를 했으니 러시아가 이에 화답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가 '예스'라고 말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회담에 함께 참여한 마이크 왈츠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번 회담에서) 우크라이나를 위한 장기적 안전보장 방안도 다뤄졌다"면서 "며칠 내로 러시아 측과도 대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백악관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 보장 및 러시아 문제 등을 놓고 견해 차이를 좁히지 못한 채 설전을 벌이며 정면 충돌했다.
이로 인해 당일 체결될 예정이었던 광물 협정이 불발됐고,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정보 공유 등을 중단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후 백악관 정상회담 설전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주도 하에 종전 및 광물 협정에 대해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며 유화 제스처를 보여왔다.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회담에서 우크라이나가 사실상 백기를 들고 미국 정부의 중재안을 전폭 수용함에 따라 트럼프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러시아에 대한 설득과 압박에 나설 전망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도 미·우크라 회담 결과와 관련, "젤렌스키 대통령을 백악관에 다시 초청하겠다"면서 러시아도 휴전 합의에 동의하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