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건설수주액 늘었으나
물가 상승으로 실질적 성장세는 아냐
공공주택 증대로 인한 경기 부양 효과 노려야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2024년 국내 건설 수주가 소폭 회복세를 보였으나 유의미한 성장은 아니라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건설경기 회복을 위해선 공공주택을 중심으로 한 정부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고개를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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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민간 건설수주액 변동 추이. [자료=한국건설산업연구원] |
4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설 수주는 전년(206조7000억원) 대비 1.5% 증가한 209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248조4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건설수주는 고금리, 고물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확대되며 민간건축을 중심으로 위축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수주액이 소폭 개선됐으나 물가를 감안할 경우 사실상 횡보세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공공 수주는 전년 대비 0.9% 증가한 66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도로와 철도 관련 발주가 줄며 토목 수주가 전년 대비 13.5% 감소(38조5000억원)했으나 주택 부문에서 3기 신도시 발주 영향으로 전년 대비 161.2% 증가했다. 공공주택 수주가 14조1000억원까지 뛴 것은 처음이다. 공공 비주택 건축 수주는 전년 대비 13.1% 줄어든 14조1000억원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민간 수주의 경우 토목과 주택 부문에서 모두 증가했다. 토목 수주는 기계설치 수주가 증가한 영향으로 전년 대비 1.8% 증가한 28조4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갱신했다. 민간 주택 수주는 전년 대비 10.1% 증가한 68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민간 비주택 건축 수주는 전년 대비 8.6% 줄어든 46조1000억원으로, 최근 4년 사이 가장 낮았다. PF 시장 악화로 상업용 건물 수주가 위축된 영향이 크다.
업계에선 지난해 회복세가 침체된 건설경기를 부양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건설 투자가 전년 대비 2.7% 줄어들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0.4%포인트(p) 낮추는 등 내수에 악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까지 공공수주 누적치는 전년 대비 20% 이상 높았으나, 12월 비상 계엄령과 탄핵 등 정치적 혼란으로 대형 공사 발주가 멈추면서 0.9% 증가에 그쳤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혼란한 상황이 마무리되고 건설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사업에 대한 논의를 행해야 한다"며 "공공분양·임대 아파트 공사가 건설경기 침체 폭을 완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관련 공사가 정상적으로 진행돼야 건설 경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