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뉴스핌] 노호근 기자 = 지난 2018년에 판매된 신한투자증권의 특정금전신탁 상품과 관련해 이른바 '위워크 투자신탁 사기 의혹 사건'과 유사한 구조의 투자 상품이라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신한투자증권 TP타워 [사진=신한투자증권]

21일 금감원 조사민원 등에 참여한 복수의 법무법인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당시 신한금융투자)은 2018년 5~7월 "1년 안에 상장이 될 것이다", "신탁 종료 시 언제든 투자금 환매가 가능하며, 환매가 어려우면 실물주식을 주겠다"라며 A씨와 50억 원 상당의 특정금전신탁계약 2건(투자조합신탁(제1계약), 해외비상장주식신탁 DJI(제2계약))을 체결했다.

이들 법무법인은 "당시 신한투자증권이 A씨와 계약을 체결하면서 구체적인 투자 구조나 운용 방법에 대한 설명이 없었고, A씨에게 일체의 서류를 교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복수의 법무법인은 A씨와 체결한 각각의 계약에서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조합신탁 21억원 계약의 경우, 신한투자증권은 2018년 1월 330억 원 상당의 펀딩을 계획했지만 약 100억 원 모집에 그쳤다. 하지만 이미 투자한 투자자들에게 이 내용을 고지하지 않았다. 또 투자 설명서에는 펀딩 규모가 160억 원 상당이라고 기재돼 있으나 실제 펀딩 규모는 52억 원 상당에 불과했다.

해외비상장주식신탁 DJI 30억원 계약에서도 설명서에 기재된 SPC(BC Global Fund SPC)가 DJI 주식을 취득하는 것이 아니라, 기재되지 않은 2~3개의 SPC 브로커를 더 거치는 구조였다.

또한 이들 법무법인은 신한투자증권이 신탁 기간 경과 이후에도 계약서와 규약을 어겼다고 주장했다.

계약서상 '위탁자와 수익자가 연달아 서명한 후 수탁자의 승낙을 얻어 신탁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라고 규정돼 있지만, 위탁자가 신탁 기간 연장에 동의한 바 없음에도 신한투자증권 측이 임의로 운용 지시서를 작성해 신탁 기간을 연장했다는 것이다.

이들 주장대로라면 신한투자증권은 신탁 기간 종료 시 신탁 원금이나 이를 통해 취득한 실물 주식 중 어느 하나도 교부하지 못하고, 현재까지 신탁 기간만 계속 임의 연장하고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투자자 A씨는 "최초 투자 당시 설명과 대부분 다르고, 만기가 도래하고 자금의 회수가 불가하면 투자금으로 매입한 주식 실물이라도 내놓을 것을 요구했으나 묵묵부답이었다"라고 밝혔다. A씨는 "증권사 내부 직원이 '빨리 고소를 하시는 게 좋겠습니다'라고 했다며 오죽하면 자신의 회사를 고소하라고 하겠나"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A씨가 제시한 자료를 보면, 당시 신한투자증권 측 관계자는 "해외비상장주식 DJI의 1대 주주가 공산당이고 걔네가 직접적으로 매입하는 거를 미국이나 중국 일본이나 한국이나 이런 국가들이 지분 매입하는 걸 싫어해 가지고…"라며 "브로커 업체를 거칠 수밖에 없었다"라고 했다.

이 관계자의 설명에서 더 놀라운 것은 'DJI의 최대 주주가 공산당이어서 외국인의 주주 명부 등재를 싫어해 여러 단계를 거쳤던 것을 홍콩에서 탐정을 고용해 알게 됐다'라고 실토하는 대목이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SPC 또는 DJI 주식 취득 여부에 아무런 증거를 제출하지 못하고 "실물이 있을 것이다"라는 추측성 주장만 내놓았다.

이같이 당시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를 통해 확인된 것은 투자 설명 당시 설명서에 기재됐던 SPC가 주식을 매입하는 구조가 아닌, 설명하지 않은 2~3곳의 브로커 SPC가 존재해 이들 법인들을 거쳐 주식을 취득하는 구조였다는 점이다. 이때문에 당시 투자금 추적이 불가했고, 신한투자증권 측이 홍콩에서 탐정을 고용해 투자금의 행방을 추적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신한투자증권 측은 "당사는 2024년7월 고객안내문을 통해 DJI 비상장주식 상품의 만기를 6개월 연장한 바 있다"며 "해당 기간동안 역외 운용사는 미국 시장 상장이 어려워진 DJI주식의 일부 매각을 포함한 다각도의 해결 방향을 모색했다"고 답했다.

이어 "DJI 상품의 경우는 투자조합 및 역외 SPC 지분 투자를 통해 해외비상장 주식 DJI 편입을 목적으로 하고 있고, 이러한 투자 목적에 맞게 주식이 편입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최근 역외 운용사로부터 연장된 만기 기간동안 일부 긍정적인 소식이 있음을 전달받았으며 내용이 확정되는 즉시 고객안내문이 발송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A씨는 지난해 2월 19일 금융 당국에 본 상품에 대한 자체의 위법성, 신탁 자금 적정 운용 등에 대한 금감원 및 수사 기관 등의 엄정한 조사 및 수사를 요구하는 민원을 제기한 상태이다.

한편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2019년 '미국 비상장기업 위워크(WeWork) 주식에 투자한다'라며 100억 원 이상 규모로 판매한 특정금전신탁 자금이 실제로는 위워크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페이퍼 컴퍼니에 투자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문에 휩싸였다.

당시 신한투자증권은 해당 SPC가 위워크 주식을 갖고 있다고 확인했지만, 그때 당시 확인 내용과 실제 보유 내역이 다르다는 점을 파악하고 인수 과정에 관여한 직원들에 대해 정직·감봉 등의 징계를 선제적으로 결정하고 피해를 본 투자자들에게 투자금을 돌려주는 결정을 한 바 있다.

serar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