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인옥 정치부장·부국장 = 사서삼경 가운데 하나인 맹자를 펼치면 '利(이)'에 대한 내용이 가장 먼저 나온다.
혜왕이 맹자에게 "어찌하면 나라를 이롭게 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묻자 맹자는 "왜 꼭 이익만을 말씀하십니까?"라고 되묻는다.
한 나라의 왕이 나라를 이롭게 할 수 있는 방법을 물었는데, 왜 맹자는 그렇게 되물었을까? 맹자는 사회집단과 개인 등이 각자의 이익을 우선해 추구할 경우 국가와 사회는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박인옥 정치부장·부국장 |
즉 모두가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게 되면 다른 사람의 이익과 충돌해 결국 갈등이 생겨 사회는 혼란스러워 질 수밖에 없다고 봤다. 인간의 본성인 탐욕이 어떻게 사회 갈등을 유발하는 지를 꿰뚫어 본 것이다.
멀리 볼 것도 없다. 맹자의 이러한 걱정은 현재 우리사회에서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당장 정치권을 보자. 여야는 국민과 민생이 아니라 정파의 이익을 위해 싸우고 있다. 정책도 국민 전체의 행복보다는 표 논리에 따른 각 정당의 유불리로 결정이 된다. 포퓰리즘 정책이 난무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민생 경제 법안조차 거래의 대상이 돼 뒷전에 밀리고, 어려운 경제상황으로 인한 부담은 고스란히 서민들의 몫이 되기 일쑤다.
정치권의 이런 모습은 국민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국민의 대립과 갈등을 부추긴다. '대화와 타협'은 더 이상 찾아 볼 수 없다. 정치가 실종됐다는 말은 이미 옛말이 된지 오래다.
'민의의 전당'이라고 불리는 국회는 고소 고발이 난무하고 12.3 비상계엄사태 이후 대통령 관저 주변은 좌 우 진영 대결의 장이 되고 있다.
맹자는 이런 상황에서 '인(仁)과 의(義)'를 강조했다. 이익만 추구할 것이 아니라 인간다운 도리(仁)와 의로움(義)이 사회를 유지하는 데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즉 개인과 집단이 자신들의 이익보다는 공동체 전체의 행복과 조화를 위해 협력할 때, 사회는 더 발전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맹자의 가르침은 옛날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 우리에게도 깊은 가르침을 준다.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공동체의 가치를 해치지 않고, 우리 모두의 행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균형을 잡는 게 중요하다.
이익을 넘어서 도리(仁)와 의로움(義), 그리고 함께 살아가는 가치를 기억할 때, 우리는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여야 정치인이 명심해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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