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러시아의 군사적 팽창을 가장 심각하게 우려하는 폴란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국방비 대폭 증액 요구에 찬성한다는 뜻을 밝혔다.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아크-카미스 폴란드 국방장관은 1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나토 회원국들이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5% 선까지 올려야 한다는 트럼프 당선인의 요구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폴란드는 트럼프가 제시한 목표와 유럽의 실행을 연결하는 대서양 횡단 연결 고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폴란드는 나토의 유럽 회원국 중 트럼프의 5% 주장에 가장 가까운 나라이다. 올해 책정한 국방비는 GDP의 4.7% 수준으로 나토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방비를 크게 늘리고 있다.
폴란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넘어 유럽에 대한 군사적 팽창을 계속할 경우 제일 먼저 위협을 받을 수 있는 나라로 평가되고 있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사진=로이터 뉴스핌] |
나토는 지난 2014년 향후 10년 안에 국방비를 GDP의 2% 수준까지 올리자고 합의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이 기준을 충족한 나라는 전체 32개 회원국 중 23개국에 그치고 있다.
크로아티아와 포르투갈, 이탈리아, 캐나다, 벨기에, 룩셈부르크, 슬로베니아, 스페인 등은 아직 이 기준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스페인의 경우 작년 국방비가 GDP 대비 1.28%에 불과했다.
코시니아크-카미스 장관은 "트럼프가 제시한 목표를 달성하려면 앞으로도 10년은 더 걸릴 것"이라면서도 "그가 정말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는 이유로 비판받아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제시한 새로운 목표는 "중요한 경종"이라고 말했다.
올 상반기 유럽연합(EU) 각료이사회 순회의장국을 맡고 있는 폴란드는 오는 2028년 시작되는 EU의 7년 예산에서 1000억 유로(약 150조원)를 국방 부문에 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코시니아크-카미스 장관은 "EU는 그 정도의 자금을 분배할 능력이 있다"면서 "우리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재건을 위해 빚을 지는 것을 감당할 수 있다면, 전쟁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는 곳에 쓸 자금도 반드시 마련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은 작년 대통령 선거운동 기간 때 나토 회원국들이 GDP 대비 3% 이상을 국방에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최근에는 목표를 5%로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