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김민전 김재원 인요한, 친한 장동혁 진종오 사의 표명
한 대표 "직무 수행" 의지 보였지만 설득 못하면 물러나야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안 가결 후폭풍이 거세다. 당장 한동훈 대표 체제가 붕괴되는 모양새다. 친윤(친윤석열)계의 한 대표 사퇴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특히 친윤계와 친한(친한동훈)계 최고위원 5명 모두가 사의를 표명했다. 한 대표 체제가 무너지면 권성동 원내대표 중심의 비대위로 갈 가능성이 높다.
탄핵안 가결에는 한 대표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찬성표를 던진 의원 12명과 기권 무효표를 던진 의원 11명은 다수가 친한계로 볼 수 있다. 탄핵안 표결을 앞두고 나온 윤 대통령의 담화와 '당론 찬성'을 공개적으로 요구한 한 대표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이 가결된 14일 오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를 마치고 나서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4.12.14 pangbin@newspim.com |
결국 친윤계는 탄핵안이 가결된 뒤 의원총회에서 한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친윤계 의원들은 격앙된 반응을 보이며 "한 대표는 탄핵안 가결의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한 대표는 "직무를 수행하겠다"며 사퇴를 일축했다. 한 대표는 비대위 체제 전환에 대해서도 "시간을 갖고 보겠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일단 직무 수행 의지를 보였지만 최고위원들이 집단 사의를 표명하면서 한 대표 체제가 붕괴 위기를 맞았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4명 이상이 사퇴하면 최고위원회는 해체되고 비대위 체제로 전환된다. 현재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친윤계인 김민전·인요한·김재원, 친한계인 장동혁·진종오 최고위원으로 구성돼있다.
친윤계 3명이 사퇴하고 1명만 더 가세하면 한 대표는 당 대표에서 물러나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친윤계 최고위원 3명은 물론 친한계 최고위원 2명도 사의를 표명했다. 한 대표가 친한계 최고위원 두 명을 설득하지 못한다면 한 대표 체제는 붕괴된다. 설득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비대위 체제로 전환한다. 일단 권성동 원내대표 중심의 비대위로 갈 가능성이 높다. 결국 친윤계가 그린 '한 대표 축출'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친윤과 친한계의 갈등이 본격화하면서 '한 지붕 두 가족'은 불가피하게 됐다. 이를 넘어 분당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탄핵안 찬성과 기권, 무효표는 다수가 친한계에서 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 가능성은 낮지만 분당으로까지 이어진다면 보수 괴멸을 부른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leej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