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신간] 현대 자본주의에 대한 탐사... '투기 자본주의'

기사입력 : 2024년12월06일 12:25

최종수정 : 2024년12월06일 12:25

미래를 독점한 투기 자본주의의 미로에서 벗어나기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투기라는 단어를 흔히 쓰이는 부정적인 의미로, 즉 단순히 미래에 대한 위험하고 탐욕스러운 내기로 받아들이면 현대 경제의 역학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 피에르이브 고메즈가 보기에 투기의 확장은 단순히 탐욕의 폭발로 나타난 병리 현상이 아니다. 투기는 경제적 가치 창출을 합리화하는 새로운 방식이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투기 자본주의'. [사진 = 민음사 제공] 2024.12.06 oks34@newspim.com

오늘날 경제와 사회를 움직이는 '투기성'을 기반으로 현대 자본주의를 비판적으로 고찰하는 '투기 자본주의'(민음사)가 출간 되었다. 저자 피에르이브 고메즈는 프랑스의 경영학 분야 그랑제콜인 EM리옹(이엠리옹) 경영대학 교수로,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서 시작해 노동 문제와 현대 경제 전반으로 관심을 확장하며 인간적인 정치경제학을 모색하는 작업을 이어 왔다.

금융화와 디지털화를 통해 투기 자본주의 시스템의 성장과 진화를 밝히는 이 책은 1974년 미국의 연금기금 개혁을 시작으로 반세기의 경제사와 사회 변화를 거침없이 파헤치며 "추리소설처럼 흥미롭게 읽히는 현대 자본주의에 대한 탐사"(르 피가로)라는 찬사를 받았다. 신자유주의와 금융 자본주의로 다 포착할 수 없는 경제 현실을 읽어 내는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는 책이다.

이 책은 투기가 "현재의 부채를 청산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미래의 변화"에 대한 믿음이며 따라서 금융 자본주의의 부차적인 면이 아니라 바로 그 원동력이라는 점을 설득력 있게 보여 준다. 실제로 금융화의 움직임은 수백만 저축자, 퇴직자, 소시민들의 연금 수준을 보호한다는 사회적 필요에서 출발했다. 여기에 주식시장과 기업 내 생산과 노동이 동기화되면서 투기 자본주의 정신이 경제와 사회 전반으로 퍼졌다는 것이 고메즈의 설명이다.

이 자본주의는 투자가 미래를 만들어 낼 수만 있다면 끝없는 번영을 가져다줄 것이라 속삭이며 우리 사회가 성과를 정의하고 진보를 인식하는 방식을 변화시켰다. 대출금으로 건물을 지은 뒤, 임대 수익보다 '기하급수적으로 오르게 될' 건물의 미래 가치가 부채 상환을 약속한다. 부채가 미래에 흡수되는 사례로 저자가 제시하는 이 상황은 우리에게도 전혀 낯설지 않다. 즉 투기 자본주의는 현재와는 질적으로 다를 미래의 번영에 대한 약속 때문에 부채를 기꺼이 감수하고 그것에 눈감게 한다.

"미래는 풍요로울 것이므로 누적되는 부채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인간이 지구를 황폐하게 만들더라도 기술의 기적이 위기를 해결해 줄 것이다." 이런 투기 자본주의의 약속은 거의 반세기 동안 금융경제와 실물경제, 기업 운영과 노동, 나아가 사회 전체에 뿌리 내렸다.

기업, 상품, 서비스, 심지어 사람의 미래 가치에 대한 공유된 믿음을 바탕으로 하는 투기 자본주의는 스스로를 인적 자본으로 여기는 수많은 개인을 개미투자자이자 개미자본가로 변화시켰다. 투기 논리가 일상까지 침투한 결과, 생존의 의구심에 사로잡힌 현대인은 누적된 부채와 삶의 의미 상실을 외면하고 지금과는 '다르고' 혁신적으로 '더 나을' 미래에서 안도감을 찾는다. 가치 평가(주가)와 성과 전망에 종속된 기업들은 끝없는 보고서와 지표와 숫자를 따라 운영된다.

드물지 않은 경제 위기가 기업의 수익과 부채 상환에 의구심을 불러일으키지만, 자금 조달 방법을 바꿈으로써(금융화), 디지털 혁신을 주창함으로써(디지털화), 비핵심 업무를 외주화하거나 중국과 같은 신흥 시장에 투자함으로써 투기 자본주의는 위기 때마다 새로운 미래에 대한 약속으로 변모하고 재가동했다. 그때마다 장밋빛 미래에 대한 희망을 부추기면서 게임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은 배제될 것이라고 위협한다.

그러나 성장과 번영이 일부 실현되더라도 약속은 누적되고 부채는 막대한 규모로 불어나고 있다. 미래 세대에 남겨진 기후와 지구 환경에 대한 부채는 말할 것도 없다. 약속은 계속될 것인가? 투기 자본주의 서사가 장악한 세상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고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저자는 "미래는 빛나지 않고 비극도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우리는 리얼리스트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진식 옮김. 300쪽.

 

oks34@newspim.com

CES 2025 참관단 모집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 남은 과정은?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 자회사로 완전히 소속되면서 18년 동안 회사의 상징으로 분류됐던 '윙(날개)' 모양 마크도 지워지고 있다. 통합 대한항공 출범은 2026년 12월인 만큼 2년 동안 새 브랜드와 로고를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항공편들이 이착륙을 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을 최종 승인을 받은 대한항공 측은 마지막 남은 기업결합 심사국인 미국 법무부에 승인 내용을 보고하고 올해 안으로 합병 절차를 매듭지을 계획이다.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이날부터 항공기에 표시된 KUMHO ASIANA GROUP(금호아시아나그룹) 영문 표기와 윙(날개) 로고 지우기 작업에 돌입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대한항공 자회사 편입이 확정됨에 따라 실시하는 조치"라며 "금일부터 영업활동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항공기 동체 윙 도장 제거작업 실시하고 추후 사업장 내외부에서도 단계적으로 윙 제거 검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이번 조치가 상표권 사용료 지급과 연관돼 있을 것으로 본다. 아시아나항공은 1988년 창립 이후 2006년 초까지 색동저고리를 입은 여인을 형상화한 CI를 사용했다. 이후 금호아시아나그룹 창립 60주년을 맞은 2006년 2월 윙을 형상화한 CI를 도입하며 브랜드 로고를 바꿨다. 이에 윙 마크에 대한 소유권은 금호산업이 갖고 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이제 한 지붕 가족이 됐는데 대한항공 입장에선 굳이 상표권 사용료를 지불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은 전날부터 대한항공 자회사로 공식 편입됐다. 대한항공은 지난 11일 아시아나항공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1조5000억원을 투자, 신주 약 1억3157만주(지분율 63.9%)를 취득해서다. 대한항공은 약 2년간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독립 운영하며 CI 교체, 내부 통합 등의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 그 일환으로 대한항공은 이날 일부 임원을 아시아나항공으로 파견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조성배 자재 및 시설 부문 총괄(전무), 강두석 인력관리본부장(전무), 조영 정비품질부 상무, 서상훈 재무 컨트롤러 상무, 박종만 여객기획부 상무 등 임원급 5명과 부장급 3명, 총 8명으로 확인됐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안정적인 자회사 편입 업무 개시를 위해 주요 부문 임원급 파견인사를 우선 시행했다"며 "주요 부분에 업무 파악, 계획 위해서 주요 부문 임원급으로 최소한으로 시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1월 16일 아시아나항공 임시주주총회 이후 아시아나항공 대표도 선임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 신임 대표이사에는 송보영 대한항공 여객사업본부장(전무)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향후 2년 동안 독립 체제로 운영한 뒤 2026년 12월 통합 대한항공으로 거듭난다. 대한항공 B787-10 항공기. [사진=대한항공] 국내 항공산업 변화로 마일리지와 편의시설 사용 등도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다. 독자들이 궁금해할만한 항목을 아래에 정리했다. - 아시아나 사명은 계속 유지되나요? ▲ 일단 향후 2년 동안 아시아나항공 사명은 유지된다. 항공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2026년 10월부터 아시아나항공이란 이름은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이 유력하다. 대한항공은 2년 후 동계 시즌부터 통합 대한항공으로 새롭게 출발한다는 계획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 이후 항공사명 변경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대한항공 내부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 소속으로 편입되며 별도의 사명 변경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 새로운 로고·유니폼 탄생하나? ▲ 그럴 가능성이 높다. 대한항공은 2022년 특허청에 청색과 홍색이 있는 현재 태극마그 로고 대신 청색의 선으로 연결돼있는 새로운 태극마크 로고를 상표 출원한 바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합병 이후 새로운 기업 이미지를 위해 로고를 바꿀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내부에서 CI 작업, 유니폼 변경 등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 통합 후에 마일리지는? ▲ 아직 양사 마일리지 합병 비율은 정해지지 않았다. 대한항공은 소비자들의 최대 관심사인 마일리지 통합 절차도 본격적으로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6개월 안에 구체적인 마일리지 통합 방안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 기간 각 사의 사업전략에 따라 독립적으로 마일리지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라며 "통합 항공사 출범 시기에는 대한항공 스카이패스로 통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고객들에게 있어 양사 마일리지 간 공정하고 합리적인 전환비율 설정이 중요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전문 컨설팅 업체와 긴밀히 협업해 전환 비율을 결정하겠다"며 "공정위 등 유관 기관과도 충분한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항공업계에서는 항공권 구매로 발생한 마일리지는 1:1 교환, 항공권 구매 외 방식으로 적립된 마일리지는 1:0.7의 비율로 교환될 것으로 예상한다. 시장에서 대한항공 마일리지가 아시아나 마일리지보다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어서다. 일례로 사용 금액에 따라 항공사 마일리지가 적립되는 한 신용카드는 대한항공은 1500원당 1마일이, 아시아나항공은 1000원당 1마일이 적립된다. - 항공권 가격 인상 가능성은? ▲ 대한항공은 항공권 가격이 인상될 일은 없다고 강조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022년 양사의 기업결합 승인 결정을 내리면서 합병 완료 시점부터 10년간 2019년 평균 운임 대비 물가 상승률 이상으로 운임을 인상하는 것을 금지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다른 항공사가 해당 노선에 신규 진입해 경쟁 제한성이 해소될 경우 10년 이내라도 규제는 해제된다. 대한항공 측은 "항공 시장은 글로벌 항공사들이 각축전을 벌이는 치열한 경쟁 시장으로 일방적인 운임 인상이 불가능한 구조"라며 "공정거래위원회의 행태적 시정조치에도 향후 10년간 물가상승률 이상으로 운임을 인상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강조했다. -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소속된 항공 동맹이 다릅니다. 어떻게 정리되나요? ▲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속한 항공 동맹이 각각 다르다. 대한항공은 스카이팀, 아시아나항공은 스타얼라이언스다. 일단 독립 운영되는 2년 동안은 아시아나항공의 스타얼라이언스 소속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통합 대한항공 출범을 앞두고 스타얼라이언스에서 탈퇴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어 보인다. 이후엔 국적 항공사가 가입한 항공 동맹은 '스카이팀'만 남게 되는 것이다. -인천공항 라운지 이용은 어떻게? ▲ 양측 모두 라운지 통합 시점은 정확히 정해진 게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이용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은 내년 하반기 제2여객터미널로 이동이 계획돼 있다. 다만, 독립 운영되는 기간에는 별도의 라운지로 운영될 것으로 관측된다. 라운지는 같은 항공 동맹 소속 다른 항공사 이용객도 함께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반적인 시스템 구축 기간도 필요하기 때문에 통합 대한항공 출범 이후 라운지 통합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 아시아나항공 인력 구조조정 여부는? ▲ 대한항공은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다"고 거듭 밝히고 있다. 대한항공 측은 "향후 증가할 사업량에 따라 인력 소요도 함께 자연스럽게 늘어난다"며 "일부 중복 인력도 필요 부문으로 재배치하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두 회사 합병으로 자회사 LCC들은? ▲ 자회사들도 통합 LCC로 거듭나게 된다. 다만, 절차가 남았다. 진에어와 에어서울, 에어부산 3사는 각 사의 중복 노선을 협의해 해외 경쟁당국의 심사를 다시 받아야한다. 물론 한진그룹 차원에서 합병을 미리 진행하면서 각 LCC들의 경쟁 제한성 우려도 진행했다. 하지만, 그룹 내 3개의 계열사를 다시 합치는 과정이라 해외 심사가 절차상으로 필요하다. 업계에서는 형식적인 과정으로 특이 사항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LCC 3사는 조만간 중복노선 파악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 아시아나항공 경영진 변화는? ▲ 대한항공은 이날 아시아나항공으로 파견될 임원 인사를 발표했다. 조성배 전무, 강두석 전무, 조영 상무, 서상훈 상무, 박종만 상무 등 임원진을 포함해 총 8명이다. 조만간 아시아나항공 대표 선임도 있을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 신임 대표이사에는 송보영 대한항공 여객사업본부장(전무)가 거론된다. 내년 1월 16일 아시아나항공 임시주주총회에서 선임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aykim@newspim.com 2024-12-13 16:07
사진
탄핵안 투표 앞둔 與의원의 고뇌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9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한 여당 의원이 자녀에게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투표에 찬성 의견을 밝힐 것을 촉구하자 은퇴를 암시하는 문장과 함께 고민을 할 시간을 달라고 답하고 있다. 2024.12.11 leehs@newspim.com   2024-12-11 18:17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