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수입 감소로 재정 상태 악화 우려
법인세 중간예납 부진, 연말 세수 난항
미중 무역갈등 심화로 경제 타격 우려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정부가 안정세를 되찾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나라살림이 갈수록 열악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의 재정 상태를 평가하는 관리재정수지의 적자 규모 확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재정동향 10월호'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 잔액은 1167조3000억원에 달했다. 16조8000억원이나 줄어든 법인세 감소의 영향이 컸다.
8월 누계 통합재정수지는 50조4000억원 적자를 보였다. 사회보장성기금수지 33조9000억원 흑자를 제외한 관리재정수지는 84조2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9월에도 관리재정수지 적자폭이 추가로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진다.
기재부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2024년 9월 국세수입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국세수입은 23조 1000억 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조 9000억 원 감소했다.
세목별로 보면 법인세가 중간예납 규모 감소에 따라 전년 동월 대비 6000억 원 감소한 9조원이었다.
부가가치세도 환급 세액이 증가에 따른 국내분 감소 등으로 1조 4000억 원 줄어든 1조 5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법인세의 경우, 전년동기와 비교해 17조4000억원이 감소한 54조5000억원 규모다. 역시나 법인세 수입이 저조해 올해에도 세수 결손이 예고된 상태다.
다만 문제는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데 있다.
정부는 올해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를 91조6000억원 수준으로 설정했으나 관리재정수지 적자 목표치로 향하는 모습이다.
법인세 중간예납 역시 부진했던 만큼 연말까지 세수 확보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당초 목표치보다도 관리재정수지 적자폭이 커질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정부는 9월 국세수입 실적이 재추계를 통해 발표한 연간 전망치에 영향을 크게 주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는 분위기다.
4일에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대신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에 나서 "고령화로 인한 인구 구조 변화 등 불확실성으로 재정 운용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면서 "재정의 지속가능성 확보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민간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세수가 이렇게 적게 나오는데 나라 살림의 구멍은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다"며 "지출은 줄인다지만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재선될 경우, 우리나라 수출이 상당히 어려워질 것"이라며 "이후 미중 무역갈등이 더욱더 심화돼 한국 경제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biggerthanseou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