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29일(현지 시간) 뉴욕 시장에서 미국의 장기 금리는 장중 일시 네 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강력한 7년물 국채 입찰 결과에 장 후반 반락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뉴욕 채권 시장에서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4.339%로 4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장 후반 오름 폭을 반납하며 0.6bp(1bp=0.01%포인트) 내린 4.272%까지 밀렸다.
금리에 더 민감한 2년물 수익률 역시 장중 4.179%로 8월 1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오름 폭을 반납하며 장 후반 2.3bp 내린 4.117%를 가리켰다.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왼쪽)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오른쪽).[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에 따라 10년물과 2년물 간 금리 차이는 전날의 13.4bp에서 15.3bp로 확대됐다. 국채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이날 실시된 7년물 국채 입찰 수요는 예상보다 강력했다. 미 재무부가 실시한 입찰에서 7년물 국채의 발행 수익률은 4.215%로 결정됐다. 응찰률은 2.74배로 전달 2.63배에 비해 높아졌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내주 미국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금리 옵션 시장 투자자들은 공화당의 압승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맥쿼리의 외환·금리 전략가 티에리 위즈먼은 "채권 시장이 트럼프의 승리 확률을 높게 보고 있다"면서 "시장은 트럼프의 정책 아래에서 향후 몇 년간 더 높아질 적자와 채권 발행의 가능성에 대한 리스크를 감수하고 싶어 하지 않는 것 같다"라며 최근 국채 금리 상승(가격 하락)에 대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주 시장 참가자들은 여러 경제 지표를 소화하고 있다. 이날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미국의 9월 구인 건수는 약 740만 건으로 예상치를 하회했다. 8월 수치도 하향 조정되며 노동 시장이 지속적으로 냉각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미국 콘퍼런스보드(CB)가 집계한 10월 소비자 신뢰 지수는 108.7로, 전월치(99.2)보다 크게 개선됐다.
미 달러화는 세 달 만에 최고치 근방에 머물렀다. 미 경제 호조 속 트럼프의 대선 승리 기대감이 반영되며 달러를 지지하고 있다.
뉴욕 시장 오후 거래에서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달러화 지수)는 104.34로 지난 7월 이후 최고치 근방에 머물고 있다. 달러는 10월에만 3.6% 오르며, 지난 2022년 4월 이후 월간 기준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과 공화당이 상하원을 장악하는 시나리오를 시장이 유력하게 반영하고 있다고 풀이한다. 트럼프가 펼칠 정책들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며 금리 인하를 지연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일본 엔화는 7월 말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27일 실시된 중의원 선거(총선)에서 일본 집권 자민당과 연립 여당 공명당이 15년 만에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함에 따라 정국 불안을 우려한 시장 참가자들이 엔화 매도에 나섰다.
달러/엔 환율은 뉴욕 시장 오후 거래에서 0.12% 오른 153.47엔에 거래됐다. 이는 3개월 만에 최고치다.
유로/달러 환율은 이날 1.0815달러로 전장 대비 큰 변함없는 수준에 머물렀다. 다만 월간으로는 3% 가까이 내렸다.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며 모든 수입 상품에 대해 10%의 무차별적 관세를 부과하는 '보편적 관세(universal baseline tariff)'를 도입할 경우 유로화 가치가 추가로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헬렌 기븐 모넥스USA 트레이더는 "오는 1일 발표될 10월 미국의 비농업 고용 수치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더라도 최근 몇 달간의 전반적인 주제인 고용 둔화 패턴은 여전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내달 5일 미 대선과 이어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로 인한 불확실성에 달러의 하락 여지는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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