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일본 집권 자민당이 27일 치러진 중의원 선거(총선) 참패로 입지가 흔들리면서 '여자 아베'로 불리는 우익 성향의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이 이시바 시게루 총리직을 넘볼지 주목된다.
이날 선거 개표 결과 자민당 191석, 공명당 24석 합계 215석으로 과반 의석(233석)에 못 미쳤다. 자민당이 단독 과반 의석수를 놓친 것은 2009년 이후 15년 만이다.
지난달 27일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 결선 진출한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좌)과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달 1일 취임해 8일 만에 중의원 해산·조기 총선 승부수를 띄운 이시바 총리에 책임 사퇴 압박이 점차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지난달 27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 1차 투표에서 득표율 1위를 기록했으나 결선에서 탈락해 총리직이 좌절된 다카이치 전 담당상이 '포스트 이시바'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어서다.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담당상은 27일 밤 나라현 2구 당선이 확실해지자 기자들에게 "당 집행부에는 지금의 자민당을 철저히 다시 만들어 주셨으면 한다"고 요구하며 "언젠가 일본 국가 경영을 하고 싶다는 마음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일본 여성 최초 총리에 대한 꿈을 아직 접지 않았단 의미다. 이어 그는 신당 창당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그런 일은 없다"고 일축했다.
후지TV 계열인 FNN프라임 온라인판은 자민·공명당이 이번 선거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내달 예정된 '특별국회'에서 가능한 시나리오를 크게 두 가지로 봤다.
특별국회는 중의원 해산 후 총선 실시 1개월 이내에 소집되는 국회로, 기존 내각은 총사퇴하고 회기 동안의 총리 선출 지명 등 원 구성을 새로이 한다.
첫 번째는 차기 총리직을 놓고 이시바와 제1야당 입헌민주당의 노다 요시히코 대표의 결선 투표다.
이시바 총리는 자신의 총리 지명 여부가 불투명해지자 중도 우파 국민민주당(28석), 극우 성향의 일본유신회(38석) 등과의 부분 연합을 구성해 정권 운영 지속을 모색 중이다.
이번 선거에서 148석을 확보해 기존 98석에서 50석이나 늘린 입헌민주당의 노다 대표도 정권 교체를 목표로 야당과 적극 대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인데, 본인 스스로도 "총리 지명을 노리는 것은 당연하다"며 총리 출마 의사를 드러낸 상태다.
2020년 8월 15일 일본의 패전일에 야스쿠니 신사를 찾아 참배한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당시 일본 총무상의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두 번째 시나리오는 이시바 총리가 당내 압박에 못 이겨 사퇴해 총재 선거 결선 투표에서 2위를 차지한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이 새로운 자민당 총재로 추대되는 일이다.
FNN프라임 온라인은 "스가 요시히데 부총재나 모리야마 히로시 간사장 등이 반대할 것이지만, 이들에게 결정할 힘은 남아 있지 않다고 보인다"면서 "다만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을 지지한 의원 중 낙선한 사람이 많기 때문에 의원 투표에서 불리할 가능성이 있어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이나 카토 카츠노부 재무상이 '포스트 이시바'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고 짚었다.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담당상은 '아베노믹스 2기'를 내세운 '여자 아베'로 불리는 정치인으로,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 예대제(제사)와 패전일마다 참배해온 극우 정치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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