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청소기 세정제에 가습기살균제 성분이
살균제 성분 호흡기로 유입될 우려도
앞서 해킹 우려까지 안전성 논란 계속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세계 시장을 장악한 중국산 로봇청소기가 해킹 우려에서 이어 이번엔 세정제의 안전성 논란에 휩싸였다. 세정제에 과거 논란이 된 가습기살균제 성분이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로보락과 에코백스와 같은 중국 기업의 로봇청소기 전용 세정제에 포함된 물질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환경부 생활환경안전정보시스템 '초록누리'에 따르면 로보락의 세정제에는 MIT, CMIT, BIT 성분이 포함돼 있으며, 에코백스의 세정제에도 BIT 성분이 들어가 있다.
과거 논란이 된 가습기살균제 성분이다. 허용치 수준의 미량이 포함돼 있지만 물걸레를 열풍 건조할 때 살균제 성분이 공기 중에 퍼질 수 있다는 우려다. 가습기살균제 성분으로 빤 걸레로 바닥을 닦아 해당 성분이 호흡기로 유입될 수 있어서다.
특히 세정제 사용법을 보면 원액3㎖(캡1/3)에 물1ℓ를 희석(1:300)해 사용하도록 표시하고 있다. 하지만 정확한 비율을 맞춰 안전하게 사용하는 소비자들은 많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로보락과 에코백스는 제품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로보락은 성분의 유해성과 안전성이 검증됐다고 밝혔고, 에코백스는 한국 기관으로부터 안정 적합성을 인정받은 제품만 취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로보락의 로봇청소기 [사진=로보락] |
그러나 소비자들은 여전히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중국 로봇청소기의 안전성과 관련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어서다.
이에 앞서 해외에서는 중국 로봇청소기의 보안 취약성에 대한 문제가 잇따라 보고되고 있다. 특히 에코백스의 디봇 X2s 모델은 해킹 피해 사례의 중심에 서 있다. 미국에서는 이 로봇청소기가 무작위로 욕설을 내뱉는다거나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로봇청소기가 애완견을 쫓아다닌다는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그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해킹 방어대회인 데프콘에서는 에코백스의 보안에 취약점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연구진은 에코백스 청소기가 블루투스를 통해 쉽게 해킹될 수 있으며, 최대 130m 거리에서 마이크와 카메라를 제어할 수 있다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에코백스 측은 초기 반응에서 문제를 가볍게 여기는 태도를 보였으나, 점차 논란이 커지자 버그를 수정하겠다고 입장을 바꾸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