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일본은행(BOJ)의 우에다 가즈오 총재가 금리 인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냈다.
24일(현지 시간) 우에다 일본은행 총재는 오사카에서 열린 한 강연에서 금리 결정에 앞서 금융시장과 해외 경제 상황을 지켜보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11월에 나올 일본의 10월 서비스 물가를 꼼꼼히 살펴볼 필요성을 언급하며 "10월은 일본에서 서비스 물가 관련 지표가 집중적으로 수집되는 달이기 때문에 데이터를 신중하게 살펴봐야 한다"면서 최소한 12월까지 금리 인상을 지연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 [사진=블룸버그] |
하지만 근원 인플레이션이 예상대로 2% 목표치를 향해 가속화하면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도 재확인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를 두고 제로에 가까운 수준의 금리를 점진적으로 올리겠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이날 총재는 8월 이후 "엔화의 일방적인 하락이 반전되었으며, 수입 가격 상승 속도를 완화하여 인플레이션 초과 위험을 크게 낮췄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통화 정책을 설정하는 데 있어 시장 움직임과 그 뒤에 있는 해외 경제 발전을 면밀히 살펴봐야 하며 이를 위해 시간을 할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BOJ는 지난 20일 통화정책 결정 회의에서 단기 정책금리를 0.25% 수준으로 동결했다. 앞서 일본은행은 지난 3월 단기 금리를 연 -0.1%에서 0~0.1%로 인상하며 17년 만에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했다. 이어 직전 회의인 지난 7월 말에는 금리를 0.25%로 인상한 바 있다.
이는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펼치던 적극적인 긴축 정책을 종료하고 금리 인하 사이클에 돌입한 것과는 대조적인 행보다. 이로 인해 7월 BOJ의 금리 인상 결정 후 해외 자산을 처분하고 엔화를 갚는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움직임이 나타나며 글로벌 증시가 폭락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금융 시장에서는 추가 앤 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을 우려하며 BOJ 차기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BOJ의 차기 정책 회의는 10월 30~31일 열린다. 이 회의에서 BOJ는 경제 성장 및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한 분기별 평가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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