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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절도범, 감시 소홀로 병원서 도주했는데…원인제공 경찰 징계위도 안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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숟가락 삼킨 후 탈주한 김길수 검색 후 유치장서 모방
나사 삼켜 병원으로 이송후 도주…경찰 뒤늦게 파악해 검거
도주 당시 수갑 풀린 상태…경찰 "수갑 느슨하게 채워진 게 원인" 해명
경찰, 김길수 탈주때 방지책 강구한다 했는데 한 달 만에 모방사건 발생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지난해 피고인 신분으로 탈주한 김길수 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 만에 경찰서 유치장에 수감 중이던 피의자가 이를 모방해 도주한 사건이 벌어졌다. 당시 감호 업무를 담당한 경찰관들이 감시에 소홀했을 뿐만 아니라 도주에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했음에도 경찰은 이들에 대한 징계위원회조차 열지 않았다.

2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은 서울 송파경찰서 소속 경찰관 2명 등에 대한 감찰 조사를 진행한 끝에 징계위원회를 열지 않는 선에서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송파경찰서 소속 경찰관 2명 등은 지난해 12월 서울 송파구 경찰병원에서 도주한 윤모(29) 씨의 감호를 담당했다. 감호란 피의자나 피고인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때 경찰관이 24시간 병실을 지키는 것을 뜻한다.

특수절도 혐의 등으로 체포된 윤씨는 지난해 12월 7일 오후 송파경찰서 유치장에서 베개 지퍼에서 뜯어낸 고리로 밥상 2개에 고정된 나사 15개를 풀고, 물과 함께 삼킨 뒤 복통을 호소하며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후 경찰은 병원에 이송된 윤씨에게 감호 조치를 내리고 입원실에 경찰관 2명을 배치했다. 하지만 윤씨는 3일 후인 10일 새벽 6시쯤 경찰의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6층 입원실을 빠져나와 도주하다가 뒤늦게 이를 알아챈 경찰관에 의해 잡혔다.

뉴스핌 취재 결과,  윤씨는 체포돼 유치장에 갇히기 전 경찰을 따돌리고 김길수 도주 사건을 검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윤씨는 지난해 12월 2일 오후 1시 30분쯤, 경찰관 3명이 체포영장을 집행하기 위해 접근하자 타고 있던 승용차로 들이받고 도망쳤다. 경찰은 3일 후 끝내 윤씨를 체포했지만, 이미 윤씨는 휴대전화로 '김길수 도주'를 검색한 뒤였다.

김길수는 유치장에서 플라스틱 숟가락 손잡이를 삼키고 복통을 호소한 뒤 지난해 11월 4일 외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중 도주했던 탈주범이다. 윤씨가 김길수 도주 사건을 검색하고 나사를 삼켜 병원으로 이송된 것은 김길수의 도주를 모방한 계획 범죄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문제는 윤씨가 도주할 가능성이 높은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담당 경찰관들의 감시 소홀로 도주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징계위원회조차 열리지 않아 솜방망이 처분에 그쳤다는 점이다.

추가 취재에 따르면, 도주 당시 윤씨는 병실에서 나왔을 때 수갑이 풀려 있었다. 또한 감호를 담당하던 경찰관이 도주한 윤씨를 뒤늦게 맨발로 쫓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송파경찰서 관계자는 윤씨가 도주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수갑이 헐거운 상태에서 손을 조용히 뺀 것"이라며, 수갑을 채우지 않은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김길수의 탈주 사건이 일어난 뒤, 법무부는 김길수 사건 관련 책임자를 중징계하고 유사 사건을 막기 위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경찰에서도 탈주 사건 발생 이후 유사 사고 방지에 대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김길수 탈주 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 만에 안일한 감호로 모방 사건이 발생했지만, 그에 상응하는 징계 절차는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를 통해) 담당 경찰관이 수갑을 느슨하게 채운 점을 이용해 도주했다고 확인했다"며 "(과정에서) 미흡한 부분이 있었지만 징계에 이를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관계 법령에 따르면, 징계위가 열리지 않는 경우 내려지는 조치는 경고, 행정처분 등에 그친다. 이에 일선 경찰관의 부주의로 도주가 발생했음에도 징계위원회조차 열리지 않는 것은 관대한 처사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당시 감호를 맡은 두 경찰관은 여전히 같은 부서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윤씨는 특수절도와 사기, 도주,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서울동부지법에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이후 검찰이 항소를 제기해 윤씨 사건은 서울고등법원으로 넘겨졌다.

dos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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