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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파헤치기](完) 삼성전자 가치 위협 존재로 성장中

기사입력 : 2024년08월30일 06:08

최종수정 : 2024년09월01일 11:58

삼성바이오에피스 바이오시밀러 폭풍 성장
미국 생물보안법 시행은 초대형 호재
베이비부머…본인 생명 연장에 돈 안 아껴

[서울=뉴스핌] 한태봉 전문기자 = 한국의 의약품 시장 규모는 약 30조원이다. 전 세계 의약품 시장 추정 규모는 약 2000조원(1조5000억달러)이다. 한국 시장은 전 세계 시장 규모의 1.5%에 불과하다.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해외진출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이유기도 하다.

◆ 한국 FDA 최종 승인 신약 9개에 불과

신약 개발은 리스크도 크고 기술적 장벽도 높다. 국내에서 개발된 신약이 까다로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최종 승인을 받은 사례는 지금껏 총 9건에 불과하다. 문제는 신약이 FDA의 승인을 받았다고 해서 다 잘 팔리는 건 아니라는 사실이다. 국내 9개의 신약 중 아직 블록버스터(연 매출 1조원 이상)급으로 성장한 신약은 없다.

그래서 가장 최근에 FDA의 승인을 받은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렉라자'는 미국 존슨앤드존슨(J&J)의 이중 특이성 항체 '리브리반트'와의 병용요법으로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제로 미국 FDA의 승인을 받았다.

1차 치료제는 특정 질환 진단 후 가장 먼저 사용되는 치료제다. 따라서 초기 시장 진입 때부터 많은 환자에게 노출된다. 이런 이유로 업계에서는 '렉라자'가 사상 처음으로 블록버스터 신약(연 매출 1조원 이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셀트리온의 신약 '짐펜트라'도 강력한 블록버스터 신약 후보다. '짐펜트라'는 기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램시마'의 피하주사(SC) 제형 버전의 신약이다. 2023년에 미국 FDA의 승인을 받아 2024년 3월부터 미국에서 판매 중이다. 기존 정맥주사형 약물 대비 소비자들의 편의성과 안정성이 높아져 인기다.

하지만 '렉라자'와 '짐펜트라'가 각각 1조원의 매출 벽을 돌파한다 해도 여전히 글로벌 시장 관점에서는 미미한 수준이다. 아직은 한국 제약사들이 전 세계 시장에서 신약으로 경쟁하기는 어려움이 많은 환경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신약개발 사업에 신중한 이유다.

◆ CDMO(위탁개발생산)가 대세인 이유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반기보고서에서 2024년 바이오 의약품 시장규모를 약 590조원(4370억 달러)으로 추정했다. 이는 전체 제약시장의 37% 수준으로 2028년까지 연평균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런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신약개발이 아니라 '위탁개발생산'이 주력인 회사다. 따라서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이해하려면 먼저 위탁개발생산 관련 용어인 'CMO', 'CDO', 'CDMO'를 알아야 한다.

'CMO(Contract Manufacturing Organization)'란 제약 회사로부터 위탁받아 의약품을 생산하는 것을 말한다. 제품의 대량 생산, 포장, 품질 관리 등이 포함된다. 주로 이미 개발된 의약품의 대량 생산을 담당한다. 제약사들이 자체 생산시설을 갖추지 않고도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이다.

'CDO(Contract Development Organization)'는 주로 의약품의 개발 단계만을 지원하는 '위탁개발'을 말한다. 주로 연구 개발, 임상 시험을 위한 소규모 생산, 공정 최적화 등을 담당한다. 대량 생산은 포함되지 않는다. 대량 생산은 별도의 제조 조직(CMO)과 협력해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

'CDMO(Contract Development and Manufacturing Organization)'는 CMO와 CDO를 합친 개념이다. 'CDMO'는 의약품 개발 단계부터 참여해 초기 연구, 임상시험 물질 생산, 최종 대량 생산까지의 전 과정을 담당한다. 따라서 제약사들에게 통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이다.

◆ 글로벌 CDMO 시장…대형사 간 경쟁 치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동물 세포 기반 항체의약품' 생산을 전문으로 하는 바이오 CMO 사업을 영위한다. '동물 세포 기반 항체의약품'은 생명공학 기술을 이용해 동물 세포에서 생성된 단백질, 특히 항체를 주성분으로 하는 의약품이다. 이 의약품들은 주로 암, 자가면역질환, 감염질환 등의 치료에 사용된다.

따라서 '동물 세포 기반 항체의약품'은 바이오의약품 시장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 시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같은 대형 생산설비를 보유한 소수의 초대형 CMO 기업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 규모는 글로벌 탑 수준이다. 2025년 4월 완공이 예정된 송도의 제 5공장까지 합치면 '총 생산 능력(Capa)'은 무려 78만4000리터로 늘어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MO 사업에서 압도적인 생산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송도 제 5공장까지 누적 5조9000억원을 쏟아 부었다. 이렇게 대규모의 '생산 능력(Capa)'을 보유하면 '규모의 경제'로 인해 가격경쟁력이 높아진다. 즉 생산단가가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5공장까지 완성돼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이미 확보해 놓은 송도 토지는 여전히 빈 곳이 넘쳐난다. 더 미래에 6공장, 7공장, 8공장까지 완공될 경우 생산능력(Capa) 측면에서 압도적인 세계 1위로 올라서게 된다. 삼성은 반도체 산업에서의 초격차 전략을 바이오 산업에서도 그대로 활용했다. 이 전략은 대성공이다.

현재 생산시설 규모 세계 1위는 스위스의 다국적 기업 '론자'다. 삼성의 공격적인 확장에 대응해 론자는 2024년 3월에 글로벌 제약사인 '로슈'의 미국 생산 공장 33만 리터를 인수했다. 따라서 '총 생산능력(Capa)'이 77만5000리터로 확대됐다. 론자 역시 규모의 경제를 누리기 위해 생산능력(Capa) 확대에 적극적이다.

이와 별개로 대형 제약사인 로슈의 미국 공장 매각은 바이오의약품의 직접 생산보다 위탁 생산 트렌드가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중국의 우시바이오도 생산능력(Capa) 확대에 적극적이지만 미국의 생물보안법에 발목을 잡힐 우려가 크다.

◆ 안정적인 수주 바탕으로 한 탄탄한 실적

아무리 공장을 늘려도 수주물량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다면 거대한 생산능력(Capa)은 오히려 짐이 될 뿐이다. 다행히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다양한 고객사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글로벌 상위 20개 제약사 중 무려 16개 사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거래 중이다. 그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신뢰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수주 잔고도 탄탄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연도별 CMO 신규 수주 금액은 2021년 1조9000억원(14억달러), 2022년 2조7000억원(20억달러), 2023년 3조3000억원(25억달러)으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23년 기준 누적 수주금액은 16조원(120억달러)에 달한다.

한국보다 해외 매출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도 장점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2024년 상반기 매출액을 살펴보면 한국 매출비중은 3.5%에 불과하다. 유럽 비중이 61.8%, 미국 비중이 27.4%로 대부분의 매출이 글로벌 시장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반적인 실적도 양호하다. 2023년에 CDMO 항체 의약품 매출액은 2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바이오시밀러 매출액은 1조200억원으로 전년대비 무려 54% 급증한 서프라이즈 실적을 보였다. 2023년 전체매출액은 3조69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3% 급증했다.

영업이익 또한 1조11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3% 증가했다. 제조업으로는 드물게 30%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 중인 것도 눈길을 끈다. 한국 시가총액 1위 회사인 삼성전자의 2024년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12% 수준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수익성이 3배 가까이 높다.

2024년 상반기 실적은 더 화려하다. CDMO 항체 의약품 매출액은 1조24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6% 증가했다. 특히 바이오시밀러 매출이 전년 대비 무려 73% 급증한 8100억원을 기록한 점이 눈길을 끈다. 상반기에 전체 매출 합계는 2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이 추세면 2024년 총 매출액은 사상 처음으로 4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 또한 66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7% 증가한 호실적을 보였다. 최근 외국인들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을 집중 매수하는 이유기도 하다.

◆ 삼성바이오에피스 통해 바이오시밀러 폭풍 성장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실적을 살펴보면 주력인 CMO 사업 외에 바이오시밀러 의약품 매출액이 큰 폭 성장한 게 주목된다. 이는 2022년 4월에 지분 100% 확보를 통해 완전자회사로 편입한 삼성바이오에피스 덕분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2년에 설립된 생명공학 회사다. 주로 '바이오시밀러(biosimilar)' 의약품을 개발, 생산, 상용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란 특허가 만료된 '생물학적 의약품'과 동등한 효능과 안전성을 갖춘 복제 의약품을 말한다. 오리지널보다 가격이 저렴한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생물학적 의약품'은 세포, 단백질, 호르몬 등 생물학적 물질로 만들어진다. 이와 동등한 효능을 갖춰야 하는 '바이오시밀러'는 미세한 환경 변화에도 제품의 특성이 달라질 수 있어 제조가 까다롭다. 따라서 원래의 생물학적 의약품과 동일하긴 어려워 유사 구조의 제품을 만든다. 규제절차도 엄격해 광범위한 임상시험이 필요하다.

반면 '화학적 합성 의약품'의 구조는 간단하다. 따라서 이를 복제하는 '제네릭 의약품'의 경우 제조과정이 비교적 단순하다. '제네릭 의약품'은 원래의 약물과 화학적으로 완전히 동일한 구조다. 이에 따라 승인절차도 간단하다. 이렇게 '바이오시밀러'와 '제네릭 의약품'간의 난이도 차이는 현격히 크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 강력한 기술 경쟁력을 갖췄다. 현재까지 총 8개의 바이오시밀러 품목이 FDA 판매 허가를 받아 미국과 유럽 등에서 판매 중이다.

과거 블록버스터 신약(연 매출 1조원 이상)이었던 존슨앤드존슨의 '레미케이드(적응증 : 크론병 등)'는 '렌플렉시스'라는 이름의 바이오시밀러로 만들어 판매된다. 로슈의 '허셉틴(적응증 : 유방암 등)'은 '온트루잔트', 암젠의 '엔브럴(적응증 : 류머티스 관절염)'은 '에티코보'라는 약품명으로 판매된다.

그 밖에도 애브비의 '휴미라(적응증 : 건선 등)'는 '하드리마', 노바티스의 '루센티스(적응증 : 황반변성 등)'는 '바이우비즈', 리제네론의 '아일리아(적응증 : 황반변성 등)'는 '오퓨비즈', 얀센의 '스텔라라(적응증 : 크론병 등)'는 '피즈치바', 알렉시온의 '솔라리스(적응증 :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는 '에피스클리'라는 이름의 바이오시밀러로 만들어졌다.

지금 전 세계 각 국 정부는 늘어나는 의약품 비용이 가장 큰 고민거리다. 국가의 재정은 빠듯한데 노령화로 인해 의약품 지출비용은 급증하고 있다. 따라서 오리지널보다 가격이 저렴한 바이오시밀러 의약품 사용을 권장하는 추세다. 앞으로도 바이오시밀러 분야의 매출이 급증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 미국 생물보안법 초대형 호재…수혜주는 삼바?

지난 2024년 3월에 미국에서는 '생물보안법(Biosecure Act)'이 상원을 통과했다. 이는 외국의 바이오 기업이 미국인의 개인 건강과 유전정보를 활용하지 못하도록 막는 법안이다. 법안의 실제 목적은 중국 바이오 기업의 미국 활동을 막아 바이오 보안을 강화하려는 의도다.

아직 최종적으로 법안이 통과된 건 아니다. 하지만 실제 법안 통과 시에는 '우시 바이오' 같은 중국 바이오 기업이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된다. 반면 CDMO 사업에서 '우시 바이오'와 강력한 경쟁 관계에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대규모의 반사이익을 보게 된다.

현재 생물보안법의 하원표결은 2024년 9월로 예정돼 있다. 생물보안법의 연내 통과가 가시화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로의 수주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본격적인 시행연도는 2032년부터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장기적인 생산능력(Capa) 확보 계획과도 잘 맞아떨어지는 스케줄이다.

전 세계의 베이비부머들이 다 같이 늙어 가고 있다. 이들은 자신의 수명을 늘릴 수만 있다면 돈을 아끼지 않는다. 전 세계 의약품 시장 규모는 연 평균 6% 이상의 고성장이 예상된다. 한국 정부도 첨단바이오 기술개발(R&D) 예산 규모를 올해의 1163억원에서 내년에는 1283억으로 늘리며 바이오 산업 육성에 앞장서고 있다.

지금 60살인 사람은 10년 뒤에 반드시 70살이 된다. 국내 주식 전체 시가총액 순위 4위로 뛰어 오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10년 뒤에는 삼성전자마저 제치고 시가총액 1위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까? 제약∙바이오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가능성을 확신하는 투자자라면 국내 1위 바이오 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에도 관심을 가져보자.

 

longinu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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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재점화 '위약금 면제' 논의 [서울=뉴스핌] 김영은 인턴기자 = SK텔레콤(SKT) 해킹 사고로 유출된 정보가 당초 예상보다 더 많았던 것으로 밝혀지자, 유심 해킹 피해 고객 위약금 면제 논의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일 'SKT 유심 해킹 사고 민·관 합동 조사단(민관합동조사단)'의 2차 조사 결과 브리핑에 따르면, 조사단은 SKT 서버에서 총 25종의 악성코드와 23대의 감염 서버를 추가로 확인했다. 조사단은 이번 사고로 약 2695만건 이상의 유심 정보(전화번호, 국제 이동 가입자 식별번호인 IMSI 등 약 9.82GB 규모) 유출을 확인했다.  조사단은 리눅스 서버 3만여대를 포함한 전체 서버로 점검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조사단은 일부 서버에서 개인정보(이름, 생년월일, 전화번호, 이메일 등)와 단말기 고유식별번호(IMEI) 약 29만건이 포함된 파일을 발견해, 해당 정보의 유출 여부에 대해 추가 조사를 진행한다. 류정환 SKT 네트워크인프라센터장이 19일 데일리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정승원 기자] SKT를 이용하며 '2년 약정' 계약을 맺은 고객 김모(35)씨는 이날 통신사 변경 상담을 신청했다. 김씨는 "유심 정보 해킹 피해를 당한 피해자의 입장이지만, 약정 기간이 약 1년 3개월 남았다는 이유로 10만원을 내야 한다고 통보받았다"며 "SKT가 고객 신뢰를 회복하려면, 고객의 위약금 지불 부담부터 덜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비슷한 처지의 박모(27)씨도 약정(2년 약정) 만료를 약 1년 앞두고, 위약금 8만원을 안내받은 상황이다. 박씨는 "일 때문에 바빠서 전화 상담을 받았는데, 자세한 위약금 도출 과정은 물어보지 못했다"며 "해킹 피해로 금융 범죄 피해는 당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는데, 위약금 부담에 통신사 변경도 마음대로 하지 못해 억울하다"고 말했다.  SKT는 전날 이 같은 고객 의견을 이사회에 전달하기 위해 SKT 고객신뢰위원회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고객신뢰위원회는 최근 해킹 사고로 손상된 고객 신뢰를 회복하고, 장기적으로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출범한 외부 전문가 중심의 독립 기구다.  홍승태 SKT고객가치혁신실장은 "위약금 면제와 관련해 고객의 생각을 정리해 회사에 전달하는 등 고객 시각을 반영하는 역할을 위원회가 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SKT 측은 위원회가 직접 위약금 면제를 결정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 위약금 면제의 쟁점은 'SKT 귀책사유'…정부·법조계도 주목 [서울=뉴스핌] 김영은 인턴기자 = LTE·5G 이동전화 서비스 등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한 SKT 이용약관 제 43조(위약금 면제)에 따르면 '회사의 귀책 사유로 (고객이) 계약을 해지할 경우'가 위약금 면제 조건으로 명시돼 있다. [사진=SKT 약관 캡처] 2025.05.19 yek105@newspim.com 위약금 면제 여부를 결정할 핵심 기준은 'SKT의 귀책사유 여부'가 될 전망이다. LTE·5G 이동전화 서비스 등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한 SKT 이용약관 제 43조(위약금 면제)에 따르면 '회사의 귀책사유로 (고객이) 계약을 해지할 경우'가 위약금 면제 조건으로 명시돼 있다.  일각에서는 해당 조항이 현실화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약관에서 말하는 귀책 사유란 계약상 급부 의무를 이행하지 못한 경우를 의미한다"며 "SKT는 통화나 데이터 등 통신 서비스를 정상적으로 제공한 만큼, 이번 사건이 위약금 면제 조건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민관합동조사단은 현재 회사의 귀책사유를 가리는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조사단은 현재 유심 해킹 사고의 원인 및 경위, 피해 규모, 사내 보안 관리 실태, 사고 대응 과정의 적정성 등을 조사 중이다.  정부는 최종 조사 결과에 따라 위약금 면제 등 책임의 경중을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월례 브리핑에서 "4개 법무법인에 의뢰한 검토 결과를 받아봤지만 아직은 명확하게 답하기 어렵다"며 "결국은 조사단의 결과를 보고 나서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법무법인은 SKT의 ▲고의 또는 과실 여부 ▲정보보호 기술 수준 ▲보안조치의 적정성 등을 기준으로 귀책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했다. 정부는 이 같은 기준과 조사단 결과를 고려해, 행정 행위 수준을 결정지을 전망이다.  ◆ "6개월 내 분쟁조정 결과 나올 것"…소비자 집단행동은 '속도' [서울=뉴스핌] 김영은 인턴기자 = SKT 유심 정보 유출 사태 한국소비자원 집단분쟁조정신청서 [사진=이철우 변호사] 2025.05.19 yek105@newspim.com 정부 조사가 길어지는 사이, 일부 고객은 집단으로 행동에 나서고 있다. SKT 이용 고객 59명은 지난 9일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에 통신사 이동 시 위약금 면제 및 1인당 30만원 배상을 골자로 하는 집단 분쟁 조정을 신청했다.  대표 신청자인 이철우 문화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이날 "현재 집단분쟁조정 신청이 접수돼 사건 번호가 부여됐으며, 전체 절차는 6개월 이내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며 "전체 소비자에게 위약금 면제를 비롯한 어떤 보상안이 마련된다는 전제하에 신청 금액의 일부가 지급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 변호사는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약관법) 제5조 제2항("약관의 조항이 명확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 조항은 작성자에게 불리하게 해석한다")에 따라 소비자분쟁조정위가 SKT에 불리하게 약관을 해석해 위약금을 면제받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SKT의 약관에는 '회사의 귀책사유로 (고객이) 계약을 해지할 경우'만 명시돼 있을 뿐, 귀책사유가 구체적으로 규정돼있지 않다.  이 변호사는 "핵심은 '회사 귀책사유'에 대한 해석이다"라며 "SKT 측은 '서비스 이용이 불가능할 정도의 장애'가 있어야 회사의 귀책사유가 성립한다고 주장하겠지만, '약관법 제5조 제2항 '작성자 불이익의 원칙'에 따라, 귀책사유에 대한 부연 설명이 없을 때는 소비자에게 유리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국회입법조사처 "SKT 정보 유출 계기로 '위약금 면제' 제도화해야" [서울=뉴스핌] 김영은 인턴기자 = 통신사 해킹 사고 사후대응의 문제점과 입법과제 [사진=국회입법조사처 캡처] 2025.05.19 yek105@newspim.com 국회입법조사처는 'SKT의 귀책사유'가 인정되기만 한다면 약관을 근거로 위약금을 면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이동통신사 스스로 위약금을 면제하는 것이 법적으로 가능한지'를 묻는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더불어민주당)의 질문에 "SKT가 가입 약관에서 '회사의 귀책사유로 인해 고객의 계약을 해지할 경우' 위약금 납부 의무를 면제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번 해킹사태가 SKT 귀책사유로 인한 서비스 문제라면 이 조항을 근거로 위약금을 면제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통신사 해킹 사고 사후대응의 문제점과 입법과제' 보고서를 통해 통신사 해킹 사고와 관련해 피해 소비자를 위한 위약금 면제를 법제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입법조사처는 "(유심 해킹 사태 이후) SKT가 뒤늦게 유심 무상 교환 조치를 발표하고 유심 보호 서비스 가입자에게 피해가 발생할 경우 보상하겠다는 모호한 입장을 취한 것도 전기통신사업법, 개인정보 보호법, 정보통신망법에 피해자에 대한 실질적 구제 조치가 미흡한 현실을 보여준다"며 "피해자가 통신사 이동을 원할 경우, 위약금을 면제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박소영 변호사는 이날 "구체적으로는 정보통신망법의 '침해 사고 대응' 부분, 혹은 전기통신사업법상 '이용자 보호'나 '사업자 의무' 조항에 위약금 면제 내용을 추가할 수 있다"며 "또, 보고서에는 없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관리하는 소비자 보호 지침도 다시 검토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2차 조사 결과 브리핑을 마친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SKT 유심 해킹 사태 대응에 있어 철저한 조사, 투명한 절차, 그리고 국민 우선의 정보 공개라는 세 가지 원칙으로 임하고 있다"며 "절대 은폐하거나 축소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사단은 오는 6월 말까지 IMEI 등 민감정보 유출 여부, 전체 서버 추가 점검, 해킹 경위와 사내 보안 실태, 회사 귀책사유 등 핵심 쟁점에 대해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yek105@newspim.com 2025-05-19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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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 용의자 "돈 갚지 않아 범행" [수원=뉴스핌] 노호근 기자 = 경기 시흥시 정왕동 일대에서 흉기를 휘둘러 2명을 숨지게 하고 2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차철남(56·중국 국적)이 경찰에 붙잡혔다. 범행 동기에 대해 그는 "돈을 빌려준 뒤 갚지 않아서 그랬다"고 진술했다. 경기 시흥시 정왕동 일대에서 흉기를 휘둘러 2명을 숨지게 하고 2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차철남(56·중국 국적)이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독자제공] 경기남부경찰청은 19일 오후 7시 24분께 안산시 신길동 노상에서 차 씨를 긴급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이 이날 오후 6시 20분경 차 씨를 공개수배한 지 약 1시간 만이다. 체포 당시 차 씨는 남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흰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상태였으며, 오후 8시 33분쯤 시흥경찰서로 압송됐다. 그는 취재진의 질문에 "경제적인 거래가 있었는데, 저한테 돈을 꿨다가 갚지 않았다"고 말했으며, 혐의 인정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사람이 죽은 건 죽은 거잖아요"라고 답했다. 차 씨는 이날 오전 9시 34분께 정왕동의 한 편의점에서 60대 여성 점주를 흉기로 찌른 뒤 도주했다. 이어 오후 1시 21분께는 편의점에서 2km가량 떨어진 체육공원 주차장에서 70대 남성을 또다시 흉기로 찔렀다. 두 피해자 모두 현재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경찰은 사건 초기 CCTV 분석을 통해 용의자를 특정한 뒤 자택을 수색해 중국 국적의 남성 시신 1구를 발견했고, 오후 2시께 편의점 인근 주택에서도 또 다른 남성 시신 1구를 추가로 발견했다. 이들 사망자는 모두 자상 흔적이 있었으며, 사망 후 수일이 지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차 씨와 피해자들 간에 금전적 관계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으며, 계획 범행 여부와 정신병력 유무, 피해자들과의 구체적 관계 등에 대해 본격 조사에 착수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사건의 중대성을 고려해 수사부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수사본부를 구성, 시흥경찰서와 형사기동대, 기동순찰대 등 가용 인력을 투입해 추적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동기와 경위는 아직 수사 중이지만, 혐의가 중대한 만큼 신속히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정확한 범행 경로와 공범 여부 등을 규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eraro@newspim.com 2025-05-19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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