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 보험료율 13%로 합의돼
보험료율 13% 시 소득대체율 삭감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정부가 물가, 은퇴 시 기대여명, 연금 재정에 따라 연금급여가 조정되는 자동조정장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하려면 보험료율은 최소 15%로 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2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는 9월 초 자동조정장치 도입, 퇴직연금 개선 방안 등을 담은 국민연금 개혁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자동조정장치는 연금급여가 물가, 은퇴 시 기대여명, 연금 재정에 따라 조정되도록 만들어진 장치다. 예를 들어, 물가가 오르면 급여가 오르고 기대여명이 늘거나 재정이 악화되면 급여가 낮아진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5차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안을 발표하고 있다. 2023.10.27 yooksa@newspim.com |
자동조정장치 도입에 따른 효과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자동조정장치 도입이 소득대체율(받는 돈)이 줄어든다는 평가가 있는 반면 보험료율(내는 돈)이 15%로 인상된다면 삭감되는 효과가 나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우창 카이스트 산업및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자동조정장치도입은 돈을 받을 수 있도록 하라는 얘기"라며 "현재 2030세대까지는 연금을 받겠지만 이후 기금이 고갈되면 국가가 결국 소득대체율을 깎겠다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현재는 보험료율 9%, 소득대체율 40%인데 기금이 고갈되면 보험료율이 43%정도 돼야한다"며 "보험료율을 (21대 국회에서 논의한) 13%까지만 올리면 결국 소득대체율(받는 돈)을 16~17%만 주겠다는 것과 같다"고 했다. 그는 "이는 현재 10대가 우리세대와 같은 돈을 냈을 때 우리 세대가 받는 돈의 3분의 1밖에 못받는 이야기"라고 분석했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자동조정장치 도입이 소득대체율을 삭감한다는 분석에 대해 반박했다. 수지균형보험료율이 충족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한다고 가정하기 때문이라는 의견이다.
수지균형보험료율은 미래 세대에게 부채를 떠넘기지 않는 장기 재정균형 수준의 보험료율이다. 현행 소득대체율이 40%일 때 수지균형 보험료율은 19.8%다.
석 교수는 수지균형보험료율이 수준이 안된 상태에서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하는 연금개혁을 있을 수 없다고 평가했다. 자동조정장치 도입의 목적은 보험료 수준과 급여의 균형을 지속가능하도록 만든 후 수명 등을 고려해 자동으로 조율하도록 만들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7일 오후 서울시청 8층 간담회장에서 개최된 '서울시 공공돌봄강화위원회 제1차 회의'에 참석한 위원장인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06.07 yym58@newspim.com |
석 교수는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할 때 중요한 것은 보험료율이라고 설명했다. 현행 수지균형보험료율은 19.8%지만 한국은 기금운용수익률이 있기 때문에 보험료율 15% 수준에서도 도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21대 국회에서 여당과 야당과 합의한 보험료율은 13%다. 석 교수는 보험료율 13%일 경우 소득대체율이 삭감되는 효과가 있어 자동조정장치 도입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국민연금연구원도 '국민연금 자동조정장치 도입 필요성 및 적용 방안'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제도 건전성을 보장하는 개혁 조치는 미흡한 채 자동안정장치만 도입한다면 실질 노후소득을 지나치게 감소시킬 수 있다"며 "수급연령을 빨리 높이는 결과를 초래해 도입의 의미를 상실하고 폐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러면서 연구원은 "보험료율은 재량적 기준으로 15%까지 단계적 인상하는 것을 전제로 인구통계적 변화에 따라 급여액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것과 기대여명에 따라 수급개시 연령을 조정하는 것의 2가지를 자동조정장치로 활용할 것을 제안한다"고 설명했다.
sdk19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