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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을 눕히면?"이 시대 조각의 의미묻는 '창원조각비엔날레' 개막

기사입력 : 2024년10월05일 15:21

최종수정 : 2024년10월05일 16:32

'큰 사과가 소리없이'주제 16개국 86작가 참여
성산아트홀,성산패총,동남운동장 등 4곳서 열려
도시와 조각,관객이 함께 길을 내며 만나는 장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경상남도의 도시 창원이 조각으로 물들었다. '2024 제7회 창원조각비엔날레'가 창원특례시, 창원문화재단 주최 주관으로 지난 9월 27일 개막했다.

오는 11월10일까지 45일간 계속되는 창원조각비엔날레는 김혜순 시인의 시 '잘 익은 사과'에서 차용한 '큰 사과가 소리없이'를 주제로 삼았다. '조각'하면 누구나 수직적으로 우뚝 세워진 작품을 떠올리지만, 때론 바닥에 수평적으로 눕히거나 벽에 바짝 매달으며 이 시대 조각의 의미와 사람과 도시, 역사와 조각의 상호 관계를 곱씹어보자는 것이 이번 미술제의 취지다.

[서울=뉴스핌]제7회 창원조각비엔날레 메인전시장인 성산아트홀에 설치된 일본 작가 온다 아키의 설치작품 '종'(Bell). 유리, 도자기, 그리고 흙으로 만든 종. 가변크기. 포틀랜드현대미술관 커미션(2021). 작가는 음악가 박지하를 초대해 1분18초간 '종 퍼포먼스'를 함께 펼치기도 했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4.09.27 art29@newspim.com

눕혀지거나 벽에 걸린 조각의 수평성은 제도 안과 밖을 자유롭게 넘나들고, 조각과 언어, 노동과 산업, 지역과 지역의 관계를 유기적으로 이어주며, 조각의 새로운 의미를 묻게 한다. 이같은 질문은 세계를 바라보는 하나의 방식이자 단서이기도 하다. 때로 조각은 특정시대를 사는 사람보다 오래 남아, 긴 시간을 품으며 지속적으로 변화하기도 한다. 이번 비엔날레는 이처럼 조각이 쌓아온 특유의 언어를 다시금 살펴보며 역사와 인간, 도시와 도시를 연결하고 소통해보는 장이다.

시인 김혜순은 '잘 익은 사과'에서 "내 자전거 바퀴는 골목의 모퉁이를 만날 때마다 둥글게 둥글게 길을 깎아내고 있어요. 그럴 때마다 나 돌아온 고향 마을만큼 큰 사과가 소리없이 깎이고 있네요"라고 노래했다.

[서울=뉴스핌]크리스 로 '반복되는, 예언적인, 잠들지 않는 졸린 도시의 루시드 드림', 2024, 설치, 혼합매체, 440x1120x4800cm, 제작도움 김병구, 2024 제7회 창원조각비엔날레 커미션.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4.09.27 art29@newspim.com

제7회 창원조각비엔날레의 예술감독을 맡은 현시원 큐레이터는 "비엔날레 타이틀을 '큰 사과가 소리없이'로 정한 것은 창원시 네 곳의 서로 다른 공간을 큰 사과이자 전시도면으로 삼아 그 위에 조각을 바라볼 '시점의 자리'를 배치하기 위해서였다. 공간 만들기의 관점에서 이번 비엔날레는 관객에게 각자의 걸음으로 다른 높이에서 작품들을 바라볼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번 비엔날레는 도시 창원이 쌓아올린 다층적 시간대와 지역성을 조각을 매개로 해 도시 안에서 숨쉬며 살아온 수많은 주체들을 불러내고, 공간에 베인 흔적을 탐구하고 있다.

전시에 참여한 각국 작가들은 조각과 움직임, 조각과 인간, 조각과 지역이란 테마를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내며 저마다의 목소리를 내놓았다. 비엔날레 조직위가 제시한 ▲조각의 수평성 ▲산업의 변화 ▲여성과 노동 ▲공동체의 움직임이라는 의제는 창원의 공장지대와 잡초가 무성한 운동장, 건물 테라스와 트랙, 나무와 인공폭포가 교차하는 전시장 안팎 풍경과 흥미롭게 어우러진다. 

[서울=뉴스핌] 제7회 창원조각비엔날레를 디렉팅한 현시원 예술감독.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4.10.04 art29@newspim.com

올 비엔날레는 계획도시 창원의 중심에 위치한 성산아트홀과 국가산단 조성을 위해 땅을 탐사하던 중 발견된 성산패총, 근로자들이 힘차게 축구 등을 했으나 이제는 잡초만 무성한 동남운동장, 조각가 문신의 이상과 실천이 공존하는 문신미술관 이렇게 네 곳에서 열린다. 사과껍질이 깎이며 스스로 나선형 길을 만들어낸다는 시인의 상상력처럼 제7회 창원조각비엔날레는 도시와 조각, 관객이 스스로 길을 내며 서로 조우하고, 느끼며 연대하는 장이 된다.

비엔날레 메인전시장인 성산아트홀에는 고정화된 '수직적 조각'을 해체하는 작가들의 이채로운 작업이 여럿 설치됐다. 홍승혜, 메테 빙켈만, 노순천 등의 작가들은 성산아트홀 공간 자체를 적극적인 재료로 삼아 조각을 바라보는 시점 자체를 재구축했다. 모노톤의 계획적 질서 하에 구축된 웅장한 건물에, 참여작가들은 조각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공간적 질서를 유연하면서도 새롭게 써내려갔다.

특히 홍승혜는 '모던 타임즈'라는 타이틀로 성산아트홀 전면부 유치창 전체에 시트 드로잉을 선보였다. 영화 모던 타임즈(1939)의 대표장면을 차용해 낙하하는 찰리 채플린과 폴레트 고다르의 모습을 추상적 도형으로 재기발랄하게 표현했다.  

[서울=뉴스핌]제7회 창원조각비엔날레에 맞춰 수복작업을 거쳐 성산아트홀 메인 로비에 공개된 백남준의 비디오 설치작품 '창원의 꿈'.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4.09.27 art29@newspim.com

성산아트홀 내부의 전시동선은 지하 1층에서 출발해 2층, 1층과 공간 마당, 건너편 건물까지의 시점으로 이어지며 비엔날레가 다루는 조각의 수평성, 산업의 변화, 여성과 노동, 공동체의 움직임이 다각도로 오버랩되고 연결된다.

성산아트홀 로비에는 시대를 앞서간 미디어 아티스트이자 사상가 백남준의 비디오 설치작품 '창원의 꿈'이 관람객을 맞는다. 이번 비엔날레에 맞춰 수복작업을 마치고 다시금 TV모니터에 현란한 영상이 불을 밝히며 창원의 지나온 길과 소망, 그리고 미래를 뿜어내고 있다.

일본의 설치미술가 온다 아키는 지난 2021년 포틀랜드현대미술관에서 선보인 대형 설치작업 '종'(Bell)을 재구성했다. 온다 아키는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이유로 사용해왔던 종에 관심을 갖고 15년 전부터 각국의 종들을 수집해왔다. 유리, 도자기, 그리고 흙으로 만들어진 각양각색의 종들을 작가는 타원의 하얀 좌대 위에 배치했다.

지금은 조용히 한데 모여있는 수백 개의 종들은 옛 소유자들이 어떤 용도로 그 것을 사용했는지, 어떤 소리로 어떻게 울려퍼졌는지 상상하게 만든다. 작가는 음악가 박지하를 퍼포머로 초대해 1분18초간 '종 퍼포먼스'를 함께 펼쳤다. 멈춰졌던 종의 소리가 성산아트홀 전시장에 찰랑찰랑 울려퍼지며 종에 깃들여진 역사를 느끼고 감지하게 했다. 

[서울=뉴스핌] 제7회 창원조각비엔날레의 메인 전시장인 성산아트홀에 설치된 권오상의 벽에 부착된 조각작품.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4.09.27 art29@newspim.com

권오상 작가는 마산이 배출한 세계적인 조각가 문신과 2인전을 하며 받은 감흥을 일련의 조각으로 풀어내며 다양한 사진조각들을 선보이고 있다. 거장에게 바치는 오마주이자 권오상의 '소프트 조각'의 또다른 변주라는 점에서 돋보였다. 

노순현은 성산아트홀 2층에 '조각합주단'이란 이색 작품을 설치했다. 돌, 나무, 알루미늄, 철 등의 덩어리들과 스피커 사운드가 음악을 들려주는 이 작품은 조각과 음악이 결부된 다성적, 유기체적 조각이다. 

비엔날레의 두번째 사이트인 성산패총은 1973년 11월 창원기계공업단지 조성공사 당시 발견된 조개무덤이다. 고대인들이 먹고 버렸던 조개껍질과 철을 만들던 야철지, 삼국시대 성곽으로 둘러싸인 성산패총은 이번에 처음으로 비엔날레 전시장소로 지목됐다. 1974년 공장을 만들기 위해 산을 깎아내며 발견된 성산패총은 자칫 소멸될 수 있었으나 보존되면서 '생산과 발굴'이라는 이중적 시간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미술전문기자=성산패총 유물전시관 2층 발코니 기둥을 지지체 삼아 설치된 최고은의 작품 '에어록'. 2024. 스테인레스틸, 파이프. 나무, 가변크기. 제7회 창원조각비엔날레 커미션. [사진=스튜디오 수직수평(홍철기),창원조각비엔날레] 2024.09.30 art29@newspim.com

성산패총 앞으로는 거대한 공장지대가 펼쳐져 있다. 따라서 사적지에는 공장의 소리가 귓가를 감돌고, 고대 패총과 야철지, 그리고 너른 정원이 관람객을 맞는다. 현시원 예술감독은 성산패총에서 시간의 두께에 따라 펼쳐진 조각의 수평성과 구석기와 미래를 잇는 산업의 변화를 야철지-성곽-전시관을 잇는 동선으로서 조망했다.

성산패총에는 작가 정서영의 2채널 비디오 '세계'라든가 박석원의 현대조각들이 놓여짐으로써 역사와 허구, 도시의 미래적 계획과 아주 먼 과거의 화석이 함께 진동하는 독특한 떨림을 보여주고 있다. 해발 49m의 언덕과 대나무숲을 지나 성산패총 유물전시관에는 최고은의 대형 설치작품 '에어록'이 발코니를 넘어 넓게 펼쳐진 창원산단과 조우하고 있다. 공업단지와 패총의 시간대를 작가는 팽평하게 당겨내는 나선의 조형을 통해 압축적으로 표현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정현 '목전주'.2006.나무, 철, 콜타르, 1726x497x597 cm, 경기도미술관 소장, 사진 스튜디오 수직수평(홍철기), 제공 창원문화재단 [사진=창원조각비엔날레] 2024.09.30 art29@newspim.com

제7회 창원조각비엔날레의 세 번째 전시장소인 창원복합문화센터(동남운동장)는 1980년 근로자들의 복지센터와 교육장으로 활용되던 곳이다. 당시 '새마을회관'이라는 이름으로 건립된 이곳은 근로자들의 합동결혼식과 라디오 공개방송이 열리는 휴식과 돌봄의 장이었다. 그 중 동남운동장으로 불렸던 녹색의 공터에서는 삼성테크원 여직원들의 스피드훈련, 국가산업단지 근로가족 한마음체육대회 등이 열리기도 했다.

'큰 사과가 소리없이'는 이제는 축구골대와 구령대만 외롭게 남아있는 이 곳을 조각의 이동과 공동체의 움직임이 발현하는 장소로 삼았다. 과거 다양한 사람들의 움직임이고, 함성이 들렸던 공간에서 도시의 변화에 따라 재편되는 조각의 이동과 도시, 관객이 공존해 나가야 할 미래의 존재방식을 질문한 것.

이번 비엔날레에서는 조각가 정현의 높이 17m에 이르는 대형 설치작품 '목전주'를 경기도미술관에서 이동하는 힘든 프로젝트를 단행해 주목된다. 정현은 전기공급용 기둥이라는 기능적인 사물로 기능하던 낡은 목제 전신주를 창원에서 발견해 2006년 '목전주'라는 작품으로 제작, 국립현대미술관 전시에 출품했다.

이후 이 작품은 2007년부터 경기도미술관 마당을 지켜왔는데 이번 비엔날레를 위해 특수차량으로 옮겨져 창원 동남운동장으로 돌아왔다. 이번 전시에서 '목전주'는 본래 고향(?)이었던 창원에 잠시 자리를 잡으며 조각의 이동과 조각이 품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라는 시간을 돌아보게 한다. 

[서울=뉴스핌] 조각가 박석원의 신작 핸들. 성산패총 넓은 야외에 설치됐다. [사진= 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4.09.27 art29@newspim.com

올 창원조각비엔날레의 네 번째 전시장소인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은 조각가 문신이 14년에 걸쳐 직접 일군 미술관이다. 마산의 푸른 앞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추산동의 미술관은 조각가 문신이 생활하던 집과 언덕 위 무덤이 공존하는 곳이다. 조각 뿐 아니라 드로잉, 실내외 건축을 통해 공간의 이상과 구현을 자신의 몸으로 직접 실천했던 작가 문신은 개인미술관을 사회에 환원함으로써 개인의 이상과 공적 가치, 조각과 도시가 관계맺는 모델을 제시한바 있다.

작가 문신이 직접 설계한 나선형 계단이 놓인 전시실에는 크리스 로의 작품이 자리잡았다. 건축을 전공한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미술가인 크리스 로는 조각가 문신의 작업에 오마주하며 여백과 리듬, 소통과 울림이 있는 부드러운 조각설치작업을 완성했다.

전시와 조각의 언어에서 출발한 창원조각비엔날레는 전시 외에도 출판, 심포지엄 등 확장된 프로그램으로 관객과 조우한다. 다양한 프로그램 출판을 통해 관람객과 만나기 위해 지역무크지 '마산문화'를 비롯해 전시 장소에 관한 읽을거리와 워크숍이 진행되는 공간 '구들'을 성산아트홀 1층 로비에 만들었다.

비엔날레 기간 중 여러 움직임이 이어진다. 타 도시에서 창원까지의 이동 과정을 제일여객과 함께하며, 도시의 윤곽을 그려 나가는 1:1 대화 프로그램, 탠저린 콜렉티브의 스코어와 함께 듣고 움직이는 워크숍, 밀물과 썰물 등 자연물의 마음을 상상해 보는 어린이 워크숍, 관객 참여형 투어퍼포먼스 등이 열린다. 비엔날레 전시장소 네 곳과 창원중앙역을 순환 운영하는 무료 셔틀버스도 운행된다.

(재)창원문화재단 조영파 대표이사는 "올해 비엔날레는 예술감독과 큐레이터를 포함한 전문인력들이 새로운 관점으로 창원에서 개최되는 조각비엔날레를 탐구했다"며 "이같은 시도를 통해 지역의 이야기를 발굴하고, 새로운 문화가치를 창출하는 비엔날레 모델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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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금투세 당론' 지도부 위임 [서울=뉴스핌] 채송무 홍석희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논란이 되고 있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과 관련된 입장을 '지도부에 위임'하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민주당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금투세와 관련해 치열한 논의를 펼친 끝에 금투세 결론과 시기에 대해 모두 지도부에 위임하는 것으로 정리했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뉴스핌 DB] 의견은 유예와 폐지, 시행이 팽팽했다. 다만 지난 금투세 정책토론에서 거의 없었던 폐지 의견도 유예 의견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왔다. 다만 이는 의원총회에서 입장을 표명한 의원 숫자로 투표를 통한 것은 아니다. 보완 후 시행을 주장한 의원들은 2년 전 여야가 합의를 해 국민들께 보고된 사안이라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원칙적 의견과 함께 유예나 폐지 입장을 정하면 상법 개정을 추진할 지렛대를 잃는다는 우려를 제기한 의원도 나왔다. 유예를 주장하는 의원들은 다음 정부에서 결론을 내도록 유예하자는 의견이 다수였다. 다만 2년을 유예하면 대선 직전에 해야 하는 문제가 있으며, 3년 유예 시 총선 직전으로 정치적 논란을 일으키는 부담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의원들은 다만 유예하더라도 22대 국회에서 책임지는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예 내지 폐지를 주장한 의원들은 현재 증시가 어려운 시기고 손해를 본 사람이 많아 정무적으로 고민이 필요한 상황으로 합의 때문에 안 된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폐지 의견을 낸 의원들은 유예 역시 개정안을 내야 하는데 여기에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모든 정치적 책임을 민주당이 지게 된다며 불확실성 제거 차원에서 폐지하고, 대선 공약 등으로 새 약속을 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의총에서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일부 있었지만, 다수 의원이 지도부 위임에 동의했다. 이재명 대표가 금투세와 관련해 유예 입장을 이미 밝힌 바 있는 상황이어서 민주당은 금투세 유예 방향을 정할 가능성이 높다.  dedanhi@newspim.com 2024-10-04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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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긴급 방문한 이란 외무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부 장관이 4일(현지 시간)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고 있는 레바논을 예고 없이 방문해 이스라엘이 재보복에 나설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아락치 장관은 이날 오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라피크 하리리 국제공항으로 입국해 나지브 미카티 총리 등 레바논 정부 지도부를 만났다. 지도부와의 회동을 마친 장관은 베이루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스라엘이 우리에게 어떤 조치나 행동을 취한다면, 우리의 보복은 이전보다 더 강력할 것"이라며 이스라엘의 재보복 움직임에 경고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사진=로이터 뉴스핌] koinwon@newspim.com 그는 이어 "이란은 공습을 계속할 의도가 없다"면서도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이 이란을 겨냥한 일말의 행동에 나선다면 분명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국의 이스라엘 공습에 대해서는 "우리가 공격을 시작한 것이 아니다"면서 "이란 영토와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이란 대사관 등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응해 군사·안보 시설을 합법적으로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휴전을 위한 어떤 움직임도 이란은 지지하지만, 가자지구의 휴전과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긴급 방문은 중동 '저항의 축'의 주축인 이란이 지난 1일 이스라엘에 탄도 미사일 약 180발을 쏘며 대규모 공습을 가한 후 이스라엘이 재보복에 나설 것이라 천명한 가운데 이뤄졌다. 이란 고위 관리가 레바논을 찾은 것은 지난달 27일 이스라엘군의 베이루트 공습으로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가 사망한 이후 처음이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23일 '북쪽의 화살' 작전 개시를 선언하고 레바논 남부 등에 대규모 공습을 진행해 왔다. 이어 27일에는 헤즈볼라 최고 지도자인 하산 나스랄라를 표적 공습, 살해한 데 이어 30일에는 레바논 남부에 병력을 투입하며 2006년 이후 18년 만에 처음으로 지상전에 돌입했다. 이에 이란은 지난 1일 이스라엘에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고 하마스 수장 이스마일 하니야,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와 이란 혁명수비대 작전 부사령관 아바스 닐포루샨의 죽음에 대한 보복이라고 밝혔다. koinwon@newspim.com 2024-10-05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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