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외통위 조선인 강제노동 표현 누락 공방
조 장관, 야당의 '굴욕외교' 지적에 "부당한 비판"
日 "과거 약속 명심" 발언에 강제성 포함 주장
"실질 조치확보해 2015년 군함도 보다 진전"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13일 일본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문제를 놓고 일본과 협상하는 과정에서 일본이 조선인 노동자들의 강제 노역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이번 협상 결과에 '강제성'이 빠졌다는 야당 의원들의 성토에 반박하며 이같이 말했다. 조 장관은 이날 야당 의원들의 거센 비판에 "강제성을 포기하지 않았다"면서 "(강제성이) 빠졌다면 이 자리에 앉아 있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08.13 leehs@newspim.com |
이번 사도광산 등재 결정문이나 사도광산 인근 아이카와 향토 박물관에 마련된 조선인 노동자들을 위한 전시물에는 '강제 노동'이라는 명시적 표현은 담기지 않았다. 그러나 조 장관은 이번에 일본 대표가 "과거의 모든 약속들을 명심(bearing in mind)하면서 이행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강제노동을 인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은 2015년 '군함도'로 널리 알려진 하시마 탄광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할 때 "수많은 한국인이 본인의 의사에 반해 끌려와 가혹한 조건 하에 강요된 노동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에 일본 대표가 이 말을 포함한 과거 약속을 명심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강제성이 포함된 것이라는 것이 조 장관의 논리다.
조 장관은 "실질적 이행 조치를 확보해 기록을 역사에 남기고 그것을 바탕으로 다음에 이런 것이 있으면 다른 역사를 기록을 남겨 축적시키는 것이 우리의 목표가 돼야 한다"며 "등재 반대가 우리의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김태호 의원이 "강제성이란 용어는 없지만 내용상으로 사실상 인정을 받아낸 것이란 뜻이냐"고 질의하자 조 장관은 "그렇다"면서 "(전시물 등) 이행 조치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2015년 군함도 때보다) 진전됐다고 자부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또 야당 의원들의 '굴욕 외교'라는 지적에 대해 "부당한 비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대표인 이재명 의원은 군함도와 사도광산이 각각 다른 곳이므로 강제노동이라는 표현이 이번에도 별도로 들어갔어야 한다고 질타했다. '사도광산과 군함도가 같은 것이냐'는 이 의원의 항의에 조 장관이 "사안은 다르지만 본질적으로 같은 성격의 문제"라고 답하자 이 의원은 "대한민국 외교부 장관 답지 않다"고 비판했다.
opent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