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한자릿수' 복귀...타 병원도 상황 마찬가지
의료계 "전공의 사직 처리는 해당 전공의 의견대로 결정해야"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지난 15일을 시한으로 전공의 사직서 제출이 마감됐지만 전공의 상당수가 복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오는 17일 사직서 제출 현황을 집계해 발표할 예정이다.
다수 전공의가 복귀하지 않음에 따라 각 수련병원의 의료공백 장기화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대부분 수련병원이 미복귀 전공의 일괄사직도 결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향후 경영전략도 논의하지 못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복귀 전공의가 많은 것 같지 않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기준 211개 수련병원 전공의 전체 출근자는 전체 1만 3000여 명 중 1111명으로 8.1%의 출근율을 보였다.
전체 전공의 정원의 23%(3000여 명)를 차지하고 있는 빅6 병원(서울대병원·서울아산병원·삼성서울병원·세브란스병원·가톨릭중앙의료원·고대의료원)의 전공의들도 거의 대부분이 복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아산병원은 전체 전공의 숫자 580여 명 중 현재 병원에 남아 근무하는 전공의 수가 10% 밑이라고 답했다. 15일까지 복귀 의사를 밝힌 전공의 수는 '한자릿수'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정부 방침대로 미복귀 전공의를 일괄사직 처리할 계획이지만, 이조차도 확정된 것은 아니고 경영진에서 논의 중"이라며 "앞으로의 경영 방침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있다"고 혼란스러운 상황을 전했다.
675명의 전공의가 근무하고 있던 세브란스병원은 현재 30여 명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5일 오후 2시까지 복귀 의사를 밝힌 전공의는 10명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세브란스병원 측은 "전공의 사직절차를 어떻게 할지도 병원에서 방침을 못 정했다는 뉴스들이 나오고 있듯이, 전공의가 축소된 상황에서 어떻게 운영할지에 대해서도 밝힐 수 있는 수준이 아닌 것 같다"고 답했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은 산하 8개 병원 전공의 900여명 중 거의 대부분이 사직한 상태이고, 복귀한 전공의 또한 거의 없다고 답변했다.
가톨릭중앙의료원 관계자는 "전공의들의 사직 시기에 대해서도 논의 중이다. 경영 전략 역시 정해진 것이 없다"며 "(의료인력 공백이) 올해만 이런 것인지, 앞으로도 이렇게 되는 것인지 파악을 못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련교육부 측에서도 복지부에 제출할 하반기 전공의 모집 숫자에 대해 논의 중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의료계는 정부가 정한 전공의 사직처리 마감 시한 자체가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앞서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전국의과대학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40개 의대 78개 수련병원은 전공의들의 복귀 및 사직에 대해 복지부가 특정 시점을 못박으며 압박을 한 것에 대해 지난 15일 공동성명을 발표하며 "복지부의 과도한 통제 지침으로 전공의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행태는 의료농단에 다름이 아니다"라고 비판한 바 있다.
그러면서 각 수련병원장들을 향하여서는 "복귀·사직 확인 시 사직하겠다고 응답한 전공의를 사직 처리할 경우 사직서 수리 시점은 해당 전공의 의견을 존중하여 합의한 대로 결정돼야 한다"고 권고했다.
calebca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