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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보통합, '저출생' 해결책 될까…'미봉책' 비판도

기사입력 : 2024년06월28일 14:59

최종수정 : 2024년06월28일 15:00

영유아 12시간 보육 서비스 제공 소식에
"아이 애착 형성 시기, 부모 마음 외면"
전문가들 "노동시간 줄이는 게 해법"

[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 = 정부의 저출생 극복을 위한 주요 대책 중 하나인 유보통합을 두고 저출생 해결과는 거리가 먼 정책 설계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정부는 하루 12시간 영유아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영유아 보육 서비스의 상향 평준화를 이루겠다고 했지만, 정작 아이를 낳고 기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달라는 정책 수요자들의 요구와 이번 정책이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28일 뉴스핌 취재에 따르면 정책 실수요자인 영유아 보호자들은 이번 유보통합 정책 발표를 두고 현실에서 요구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HD현대 글로벌R&D센터에 위치한 직장 어린이집에서 정기선 HD현대 부회장과 종이인형 만들기 프로그램을 참관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2024.06.19photo@newspim.com

이들의 주된 비판은 정부가 영유아 아동을 위해 하루 12시간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전날 정부가 저출생 추세를 반전시키기 위한 필수 과제라며 유보통합 '유보통합 실행 계획(안)'을 심의·발표했는데 이 계획안에 이 같은 내용이 담겼다.

발표안에 따르면 정부는 유치원과 어린이집 통합 기관을 만들고, 취학 전 아동(0~5세)이 하루 기본 운영시간 8시간에 추가 아침·저녁 돌봄 4시간까지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부모는 아침 7시 30분부터 저녁 7시 30분까지 최대 12시간 동안 아이를 기관에 맡길 수 있다. 올해 하반기 100개 기관에 이 제도를 시행하고, 2027년까지 3100개 기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6개월 영아를 키우는 A씨는 이번 정책을 두고 "이미 낳은 사람들을 지옥에서 조금 빼내는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A씨는 "지금 맞벌이 부부는 등·하원 전쟁통에 살고 있어 어쩔 수 없이 이러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요구할 수 있다"면서도 "지금도 어린이집 연장반이나 종일반을 통해 12시간 보육이 가능하지만, 내 아이만 덩그러니 남아있는 경우가 많아 이용하지 않는 학부모들이 태반"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내년 복직을 앞두고 어린이집 12시간 이용을 문의했더니, 교사가 '아이가 많이 힘들어할 수 있다'고 말해서 장시간 이용을 포기했다"며 "노동시간을 줄이지 않는다면 결국 엄마가 회사를 그만두는 결과로 이어지고 이는 사회적 손실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천 송도에서 9개월 영아를 B씨도 "아이와 애착관계 형성이 필요한 시기에 12시간씩 기관에 보내고 싶은 부모는 많지 않을 것"이라며 "내 손으로 직접 아이를 키우고 싶어 하는 부모들 마음은 외면하는 일"이라고 했다. 그는 "노동시간을 줄여 부모가 아이와 보낼 수 있는 시간을 많이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퇴근이 빨라져 아이를 직접 돌볼 수 있는 환경이 된다면 둘째를 낳을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유보통합 실행 계획을 브리핑하고 있다. 2024.06.27 yooksa@newspim.com

교육시민단체에서는 12시간 아동 보육을 '아동 학대'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27일 입장문에서 "0∼2세의 안정적인 애착 관계 형성은 이후 사회적 관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만큼 중요하다"라며 "이러한 결정적 시기의 가정양육 필요성을 무시하고 보호자의 장시간 노동을 위해 12시간 기관 보육을 하는 것은 아동학대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노동시간 단축, 아빠 육아휴직 의무화 등 일 가정 양립 정책을 만드는 것이 저출생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했다.

전문가들도 노동시간 단축을 통해 저출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조앤 윌리엄스 캘리포니아대 명예교수는 지난달 24일 '2024 저출생 콘퍼런스'에 참석해 "주 50시간 이상, 40년간 휴직 없이 자주 야근하는 직장인을 '이상적 근로자'로 여기는 한국의 직장 문화가 초저출생을 불렀다"며 "생산성 낮은 장시간 근로 문화가 바뀌지 않는 한 어떤 정책으로도 저출생의 덫에서 빠져나오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한 방송사와 인터뷰에서 한국의 합계출산율 0.78명(2022년 기준)을 듣고 "대한민국, 완전히 망했네요"라는 반응을 내놔 국내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주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 윤자영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 등도 저출생의 근본 원인을 장시간 노동이라고 꼬집었다.

정부도 장시간 노동 문제가 저출생에 영향을 미치는 점은 인식하는 모양새다. 전날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유보통합 실행 계획(안)' 브리핑에서 "아이들을 가정에서 돌보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는 점은 정부도 인식하고 있다"며 "정부도 (공공 돌봄이) 가정에서 아이를 돌보는 것을 완벽하게 대체하지 못한다는 걸 충분히 인지하고 있어 학부모들이 더 많은 시간을 아이와 함께 지낼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을 마련하는 정책에 방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런 형편이 안 될 경우 국가가 퍼블릭 케어(공공 돌봄) 시스템으로 지원해야 출생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정부는 일·가정 양립 병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chogiz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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