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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안전보장'의 불안전성과 미보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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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육군 특전사 출신인 나는 천리행군하는 꿈을 가끔 꾼다. 진통제를 과다 복용해 정신을 잃고 의무대로 실려 가던 동기의 얼굴이 생생하다. 왼쪽 다리가 거의 골절된 상태로 며칠을 버텼다고 한다. 특수전학교에서 만나 친해진 해군 UDT 출신에게 물어보니 무수면 상태로 7일간 훈련하는 '지옥주' 꿈을 꾼다고 한다. 일주일 동안 벗지 못한 전투화 속 양말에 발 가죽이 엉겨 붙어 전투화를 벗는 데만 한참이 걸렸다고 한다.

군복을 벗고 국방부를 취재하는 기자가 된 뒤 한두 번씩 듣는 말이 있다. "군에 있어봐서 다 알지 않느냐"는 것이다. '군대는 안 바뀐다'는 말이었다. 처음 이런 말을 들었을 땐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잇따른 군 사망사고 앞에서는 더 이상 고개가 끄덕여지지 않는다.

지난해 7월 해병대 채 상병이 집중호우 실종자를 수색하라는 지시를 받고 물에 들어갔다가 순직했다. 지난달 육군 12사단의 한 훈련병은 군기훈련(얼차려)을 받다가 쓰러져 사망했고, 훈련 도중 수류탄 폭발로 사망한 육군 훈련병도 있다. 군대에서 왜 자꾸 죽을까, 도대체 그 죽음을 막을 수 없었을까.

12사단에서 사망한 훈련병은 20킬로그램이 넘는 완전군장으로 구보(달리기), 팔굽혀펴기, 선착순달리기 등을 반복하다가 쓰러졌다. 입대한 지 9일밖에 안 됐다고 한다. 명백한 중대장의 규정 위반이다. 완전군장에 팔굽혀펴기, 선착순달리기는 특전사에서도 하지 않는다. 밤에 떠들었다는 이유라는데, 떠들었다고 가혹행위를 하는 군대가 어디에 있나.

본질은 중대장의 규정 위반과 군의 안일한 태도다. 그러나 중대장이 여성이라는 사실이 부각되면서 젠더갈등으로 번졌다. 훈련병이 쓰러졌을 당시 부대의 초동 조치가 미흡했다는 지적은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후송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의혹도 쏙 들어갔다. 가혹행위에 가까운 얼차려가 자행되는 군대 문화는 언급도 되지 않는다. 한국사회는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하기 위한 고민 대신 이 사건을 정쟁의 소재로 삼았다.

박성준 정치부 기자

정부와 여당의 대응도 의아하다. 훈련병의 영결식이 있던 지난달 30일 국민의힘은 워크숍을 열고 축하주를 돌렸다. 윤석열 대통령도 워크숍 만찬장에 등장해 "지나간 건 다 잊자"며 맥주를 마셨다. 훈련병의 죽음이 그렇게 사소한 일인가. '일개 훈련병'이기 때문에 다 잊고 왁자지껄 술 마셔도 괜찮다고 생각한 걸까. '투스타'(소장)쯤 되는 장교는 반드시 보호해야 할 사람이지만 병사는 얼마든지 죽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웃고 떠들며 건배하는 순간 유가족들은 울고 있을 거란 생각을 정말 못한 걸까.

채 상병 사건에서도 군의 부실한 안전체계에 대한 지적은 온데간데없이 현장 지휘관의 업무상 과실치사죄 적용 여부에만 관심이 집중돼 있다. 지휘관 한두 명 처벌하는 것으로 사건을 마무리한다면 또 다른 채 상병 사건이 나올 수밖에 없다. 군 전체에 안전 리더십 등 안전문화가 정착돼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최근 사망사고와 관련해 '안전지상주의에 빠진 군은 나약한 군대가 될 것'이라고 하던데, 규정을 무시하고 사망할 때까지 얼차려를 시켜야 강한 군대가 된다는 건가? 장갑차도 버거워한 물살에 안전장치 없이 병사를 밀어 넣으면 전투력이 올라간다는 건가? 당나라 군대여서도 안 되지만 강군 운운하며 병사들을 죽음으로 몰아선 더 안 된다. 국가 안보를 중시한다면 전우부터 지켜야 한다.

국방부 통계를 보면 매년 100건 안팎의 군 사망사고가 발생한다. 군인은 상명하복과 위계서열 분위기 때문에 위험을 거부하기 어렵다. 그만큼 상부에서 안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뜻이다. 군은 위험을 감수하는 조직이기 때문에 위험요소를 철저히 분석하고 계획해야 한다. 계획되지 않은 위험에 뛰어드는 것은 무모할 뿐이다. 지휘관은 모든 요소를 고려한 뒤 '철저히 계획된' 위험을 감수하기로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주요 지휘관 회의를 열고 안전대책을 철저히 시행하라고 지시했다. 이 정도로 그쳐선 안 된다. 안전과 관련한 국방부, 각 군의 조직과 규정부터 점검해야 한다. 국방부에 안전정책팀을 다시 편성하든, 국방 안전 훈령, 전투준비안전단을 전면 정비·강화하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해야 한다. "군에 있어봐서 (안 바뀌는 거) 다 알지 않느냐"는 말을 다시 듣고 싶지 않다.

parksj@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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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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