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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로맨스스캠' 사기, 외로운 당신을 노린다

기사입력 : 2024년04월18일 15:47

최종수정 : 2024년04월21일 16:26

자칭 '일론 머스크'에게 당한 '돼지도살'은 무엇?
KBS1 '추적 60분', 2024 신종 '로맨스스캠' 추적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사랑과 신뢰를 가장한 사기 범죄, 신종 로맨스스캠으로 인한 피해 사례가 늘고 있다. AI 기술을 이용해 더욱 치명적인 양상으로 변모하고 있는 신종 로맨스스캠 범죄를 '추적60분'팀이 심층 취재했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로맨스스캠 피해자. [사진 = KBS 제공] 2024.04.18 oks34@newspim.com

■ 핑크빛 SNS 대화, 수 억대의 금전 피해로 돌아와

강장미(가명, 40대 여)는 SNS를 통해 만난 한 외국 국적의 남성과 사랑에 빠졌다고 믿었다. 이 남성은 강 씨의 보호 본능을 자극하며 동정심을 불러일으키는 여러 사연을 공유했다. 혼자 아이를 키우는 아빠라고 자신을 소개하고, 강 씨에게 수시로 문자를 보내며 친밀감을 형성했다.

"처음에는 제가 심적으로 외로웠고, 그가 매일 아침저녁으로 안부를 물어보는 것이 고맙고 연인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 강장미(가명)와의 인터뷰 중.

이 남성은 천재지변, 가족의 질병 문제, 세관 비용 등의 이유로 긴급한 상황에 처했다며 지속적으로 돈을 요구했다. 강 씨가 범인에게 송금한 돈은 3억 원에 달했다. 강씨는 이 돈을 마련하기 위해 대출까지 받아야 했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로맨스스캠 범죄조직은 멀리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서도 조직을 운영화고 있었다. [사진 = KBS 제공] 2024.04.18 oks34@newspim.com

또다른 여성 윤주혜(가명, 40대)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SNS에서 알게 된 한국계 미국인 남성과 친밀한 사이로 발전했고, 돈까지 보냈다. 2개월 사이 2억 7천만 원을 송금하자 남성은 연락이 두절됐다. 윤씨는 해당 남성에게 받은 사진과 정보를 토대로 그의 정체를 찾기 시작했다. 수소문 끝에 찾아간 서울의 한 식당, 사진 속 남성을 찾았지만 그는 윤씨가 알던 그 남성이 아니었다. 해당 남성 역시 자신의 사진이 도용당했다며 피해를 호소했다.

■ 일론 머스크라 믿었던 SNS 친구, 그러나 현실은?

정지은(가명)은 지난해 7월 동경하던 자칭 '일론 머스크'와 SNS 친구가 됐다. 그는 자신이 일론 머스크라고 주장하며 신분증과 사진 등을 보내줬다. 정 씨는 처음엔 반신반의했으나, 일론 머스크라고 주장하는 상대 남성과 영상통화까지 한끝에 그를 신뢰하게 되었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사기꾼들은 로맨스스캠 피해자에게 일론 머스크를 사칭하여 접근했다. [사진 = KBS 제공] 2024.04.18 oks34@newspim.com


범인은 금세 본색을 드러냈다. 정씨를 부자로 만들어주겠다며 코인 투자를 권유했다. 2개월에 걸쳐 7천만 원의 투자를 한 정씨, 하지만 해당 코인 거래 사이트는 가짜 피싱사이트였다. 정씨가 믿었던 자칭 '일론 머스크'는 누구였을까? '추적60분'팀은 정씨의 SNS 친구였던 해당 남성의 정체를 추적했다.

■ SNS 뒤의 그 남자, 글로벌 범죄 조직의 실체

'추적60분'팀은 신종 로맨스스캠 국제조직을 추적해 온 국가정보원 관계자를 통해 로맨스스캠 조직의 실체에 대해 접근할 수 있었다. 국정원 관계자는 로맨스스캠 사기의 배후에 국제 범죄조직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2021년 국정원은 경찰과의 공조로 로맨스스캠 국제 조직원 중 일부를 국내에서 검거하기도 했다.

'추적60분'팀은 나이지리아 현지 취재를 통해 로맨스스캠 범죄 조직에서 사기 행각을 벌였던 한 범인을 만날 수 있었다. 그는 온라인으로 타인의 사진을 도용해 피해자에게 접근한다고 밝혔다. 특히 페이스북과 카카오톡 등을 통해 범행 대상을 물색한다고 말했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외로운 현대인을 대상으로한 로맨스스캠 피해사례가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사진 = KBS 제공] 2024.04.18 oks34@newspim.com

지난 2022년, 싱가포르의 공영 방송사 CNA는 아시아 지역의 로맨스스캠 조직의 은신처에 잠입 취재해 보도했다. 해당 방송을 취재한 프로듀서는 '추적60분'팀과의 인터뷰에서 신종 로맨스스캠의 표적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사기범들은 피해자를 돼지로 지칭하며 피해자와 친밀감을 쌓는 과정을 살을 찌운다고 표현한다. 이른바 '돼지 도살'(Pig Butchering)이라는 사기 수법이다.

■ 법의 사각지대에 있는 피해자들

안지영(가명, 30대 여)씨는 일본 유명 배우를 사칭하는 사기범에게 속아 넘어갔다. 팬레터로 시작된 관계는 채팅으로 이어졌고, 금전 요구가 잇따랐다. 그는 팬클럽 회원 카드를 비롯한 다양한 명목으로 돈을 요구했다. 200만 원의 피해를 입은 뒤에야 사기임을 눈치챈 안씨는 경찰에 수사를 요청했지만 사건 해결은 쉽지 않다고 밝혔다.

국가정보원이 추정한 로맨스스캠 피해액은 최근 4년간 2020년 3억 7000만 원에서 2023년 55억 1000만 원으로 15배가량 증가했다. 로맨스스캠 범죄 특성상 신고율이 낮아 암수범죄(暗數犯罪, 범죄의 공식 통계상에 잡히지 않는 숨겨진 범죄)가 많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렇듯 피해 규모는 증가하고 있으나 법적 구제책은 요원한 상황이다. 범죄 조직 상당수가 해외에 기반을 둔 탓에 국내외 공조 수사의 어려움으로 수사가 난항을 겪고 있다.

로맨스스캠 피해자들은 법적인 보호도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통신사기피해환급법)에 의해 보이스피싱 피해자는 사기범의 통장에 대해 '계좌 지급 정지'를 신청할 수 있다. 그러나 로맨스스캠 범죄에 대한 피해자 구제 관련 법안은 전무한 실정이다.

외로운 사람들에게 접근해 거짓으로 신뢰를 얻고 금품을 편취하는 신종 로맨스스캠 범죄, 금전적 피해뿐 아니라 마음의 상처까지 남기는 신종 사기 범죄를 추적한다. '추적60분' 1364회, '외로운 당신에게, 신종 로맨스스캠 사기' 편은 4월 19일 금요일 밤 10시에 KBS1에서 방송된다.

oks3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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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구천의 암각화' 세계유산 등재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선사시대의 생활문화를 엿볼 수 있는 바위그림인 '반구천의 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제47차 세계유산위원회는 1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회의에서 한국 정부가 신청한 '반구천의 암각화'를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2010년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등재된 후 15년 만의 결실이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총 17건(문화유산 15건·자연유산 2건)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반구천의 암각화' [사진=국가유산청] 2025.07.12 alice09@newspim.com '반구천의 암각화'는 국보로 지정된 울산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와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를 포함하는 유산이다.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에는 작살 맞은 고래, 새끼를 배거나 데리고 다니는 고래 등이 생동감 있게 표현돼 선사시대 사람들의 생활상화 생태계를 엿볼 수 있다. 국가유산청은 지난 2010년 '반구천의 암각화'가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등재된 후 지난해 1월 세계유산 등재 신청서를 유네스코에 제출했다. 이후 서류 및 현장실사 등 심사를 거쳤다. 세계유산위원회는 '반구천의 암각화'에 대해 "탁월한 관찰력을 바탕으로 그려진 사실적인 그림과 독특한 구도는 한반도에 살았던 사람들의 예술성을 보여주고, 다양한 고래와 고래잡이의 주요 단계를 담은 희소한 주제를 선사인들의 창의성으로 풀어낸 걸작"이라고 평했다. 이어 "선사시대부터 약 6000년에 걸쳐 지속된 암각화의 전통을 증명하는 독보적인 증거이면서 한반도 동남부 연안 지역 사람들의 문화 발전을 집약해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사진=국가유산청] 2025.07.12 alice09@newspim.com 세계유산위원회는 등재 결정과 함께 사연댐 공사의 진척 사항을 보고할 것과 더불어 반구천 세계 암각화센터의 효과적 운영을 보장하고, 관리 체계에서 지역 공동체와 줌니들의 역할을 공식화하고, 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주요 개발 계획에 대해 알릴 것을 권고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이번 '반구천의 암각화'의 세계유산 등재는 국가유산청과 외교부, 주유네스코대한민국대표부, 해당 지자체가 모두 힘을 합쳐 이뤄낸 값진 결과"라며 "이번 등재롤 계기로 '반구천의 암각화'가 가진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충실히 보존하는 한편, 지역주민과의 긴밀한 협력을 이어가는 적극행정으로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반구천의 암각화'가 세상에 알려진 지 50여 년이 지났지만, 세계유산 등재까지는 쉽지 않은 긴 여정이었다"며 "앞으로도 국가유산청은 '반구천의 암각화'를 인류 공동의 유산으로서 가치를 지키고 잘 보존·활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alice09@newspim.com 2025-07-12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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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네르, 생애 첫 윔블던 단식 우승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세계 1위 얀니크 신네르(이탈리아)가 생애 첫 윔블던 남자 단식 정상에 올랐다. 신네르는 1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올잉글랜드클럽 센터코트에서 열린 2025 윔블던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2위)를 3시간 4분 만에 3-1(4-6 6-4 6-4 6-4)로 꺾었다. 올해 1월 호주오픈에 이은 시즌 두 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품에 안고 상금은 300만 파운드(약 55억8000만원)를 거머쥐었다. 이탈리아 선수가 윔블던 단식 정상을 밟은 것은 남녀를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2021년 남자 단식 마테오 베레티니, 2024년 여자 단식 자스민 파올리니가 결승에 진출했지만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런던 로이터 =뉴스핌] 박상욱 기자 = 신네르가 13일(현지시간) 열린 윔블던 남자 단식 결승에서 알카라스를 꺾고 우승한 뒤 기뻐하고 있다. 2025.7.13 psoq1337@newspim.com 이번 결승은 지난 프랑스오픈 결승에 이은 두 선수의 메이저 결승 리턴 매치. 당시 신네르는 알카라스에게 2-3(6-4 7-6<7-4> 4-6 6-7<3-7> 6-7<2-10>)으로 패해 우승을 놓쳤다. 당시 트리플 매치 포인트를 날린 신네르는 경기 후 '삶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경기'라며 절치부심했고 한 달 만에 완벽하게 되갚았다. 신네르는 알카라스에게 당하던 5연패 사슬을 끊었다. 둘의 상대 전적은 여전히 알카라스가 8승 5패로 앞선다. 신네르는 이날 알카라스 특유의 드롭샷과 로브, 변칙 플레이에 흔들리지 않았다. 특히 3세트 게임스코어 4-4에서 브레이크에 성공하며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왔다. 4세트에서도 다시 한 번 브레이크로 균형을 깼다. 게임스코어 5-4, 자신의 마지막 서브 게임에서 신네르는 평균 200km/h에 가까운 강서브로 트리플 챔피언십 포인트를 만들었고 두 번째 기회를 놓치지 않으며 우승을 확정 지었다. [런던 로이터 =뉴스핌] 박상욱 기자 = 신네르가 13일(현지시간) 열린 윔블던 남자 단식 결승에서 알카라스를 꺾고 우승한 뒤 케이트 미들턴 영국 왕세자빈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25.7.13 psoq1337@newspim.com 경기 후 신네르는 "파리에서 정말 힘든 패배를 겪었기 때문에 감정이 북받친다"며 "결국 중요한 건 결과가 아니라 그 안에서 무엇을 배웠는지다. 우리는 패배를 받아들이고 계속 노력했고, 그 결과 이렇게 트로피를 들게 됐다"고 말했다. 하드 코트 메이저에서만 세 차례(2023 US오픈, 2024 호주오픈 포함) 우승했던 그는 이번 잔디 코트에서 처음 정상에 올라 메이저 전천후 강자임을 입증했다. 유일하게 우승이 없는 클레이코트 메이저 프랑스오픈까지 제패할 경우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다. 지난해 도핑 양성 반응이 나왔던 신네르는 도핑 사실이 알려진 뒤로는 올해 호주오픈에 이어 두 번째 메이저 트로피를 따냈고 도핑으로 인한 3개월 출전 정지 징계를 마친 올해 5월 초 이후로는 이번이 첫 메이저 우승이다. 반면 알카라스는 윔블던 3연패 도전에 실패했다. 통산 6번째 메이저 결승전에서 처음으로 패배를 당했고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을 위해선 여전히 호주오픈 우승이 필요하다. [런던 로이터 =뉴스핌] 박상욱 기자 = 신네르(왼쪽)와 알카라스가 13일(현지시간) 열린 윔블던 남자 단식 결승을 마치고 축하와 위로의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5.7.13 psoq1337@newspim.com 그는 "결승에서 지는 건 언제나 힘든 일이다"라면서도 "하지만 오늘은 야닉의 날이다. 훌륭한 테니스를 한 그에게 축하를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네르와 알카라스는 지난해 호주오픈부터 치러진 7번의 메이저 대회에서 타이틀을 전부 나눠 가졌다. 2023년엔 알카라스가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을, 신네르가 호주오픈과 US오픈을 차지했고, 올해는 다시 신네르가 호주오픈과 윔블던을, 알카라스가 프랑스오픈을 가져갔다. 이제 두 선수는 메이저를 양분하는 확실한 '빅2'로 자리매김했다. psoq1337@newspim.com 2025-07-14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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